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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은데....외국 소설과 논픽션을 읽자(1)

신냉전과 지정학(地政學)적 요인으로 세계 무역 시장이 좁아지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생존방식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모든 국민이-특히 젊은 세대는 수출을 영업사원이나 CEO들이 알아서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BTS, 손홍민, 이강인 등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듯 각자 자기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뛴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대우그룹 고 김우중 회장은 자서전에서 ‘세계는 넓고 가보지 않은 길이 있으니, 아무도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고 했다.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이들이고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수단으로 여행이나 책만큼 좋은 게 없을 듯하다.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TOP10으로 선정한 책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올해 어떤 책을 읽고 세계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키울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시길.....(편집자 주)


 

픽션(FICTION)부문

 

THE BEE STING(벌침)

By Paul Murray

 

머레이(Murray)는 위기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아일랜드 가족의 희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책 “The Bee Sting”을 들고 성공적으로 귀환하고 있다. 바네스(Barness) 집안사람들-딕키(Dickie), 이멜다(Imelda), 캐스(Cass) 그리고 피제이(PJ)-는 아일랜드의 부자였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그들의 재산은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 집안사람이 다 함께 맞닥뜨린 그런 어려움뿐만 아니라 4명 모두 각자의 악귀들, 즉 오랫동안 유지된 비밀, 갈취, 과거 연인의 죽음, 원수지간이라고 해도 좋을 성가신 친구 문제 이외에도 많은 고민거리와 상대하고 있다.

 

이 소설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가는 바네스(Barness) 집안사람들의 이야기를 실로 꿰매듯이 이어간다. 그러나 머레이(Murray)가 짜는 테이프스트리(tapestry. 여러 색깔의 실로 그림을 짠 직물)는 고적감이 감도는 것이 아니라 희망의 테이프스프리다. 한 가족의 사랑과 회복력이야말로 그들이 꿈꾸던 세상이 무너져 내릴 때도 건재하다는 것을 전시해 놓은 듯하다 (Farrar, Straus & Girroux)

 

발췌문

 

“...옆 도시의 차고가 폐쇄된 이후로 그녀의 아버지는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말을 멈췄다. 그들은 상황이 얼마나 비참한지 알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알고 있었다. 나이든 부인들이 캐스(Cass) 뒤를 따라와 디키(Dikie)에게 ‘자신들은 그를 위해 그리고 전반적인 자동차산업을 위해 노바나(Novana)에게 말했던 것이었다’고 그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마치 그의 실패에 발목이라도 잡히기라도 할 것처럼 그를 피했다. 이따금 캐스(Cass)는 지금 모든 것이 조용해진 가게 안으로 걸어 들어갈 때 부끄러움으로 머리카락이 일제히 위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그녀의 습진을 대체하기 위해 도착한 새로운 역경인 흉측스러운 두 번째 피부인 듯했다.”

 

CHAIN-GANG ALL-STARS(사슬에 함께 묶인 올 스타들)

By Nana Kwame Adjei-Brenyah

 

사형수 수감자들에게 자유의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그들을 결투시키고 이 장면을 TV로 중계한다는 내용의 반 이상향을 풍자한 이 책은 저자의 데뷔작이지만 독자들을 열렬한 관중으로 만들어 우리를 링 주위에 앉아 피에 굶주린 팬들처럼 결투 중계방송의 공모자로 만들고 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정말 나쁘고 무가치하고 중요하지 않다고 조롱받아 마땅한 것으로 간주했던 그런 결투장면을 이 책에서 보고 그런 장면을 보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었다고 자신의 논평에서 밝힌 길 나탄(Gir Nathan)은 “만약 우리가 불합리한 것들을 더 분명히 한다면 사슬에 묶인 올 스타들의 미국은 우리나라와 같다.”

 

발췌문

 

“...그녀를 기다리는 한낮은 수천 명의 함성이 파도처럼 웅성거렸고 그 소리의 바다는 상공으로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녀는 손에 큰 낫을 잡았고 경호원들에게 자신에게 공간을 내달라고 말했다. 경호원들이 비켜서고 공간이 열리자 그녀는 낫을 들어 허공을 향해 좌우로 휙휙 그었다.

 

척추를 천천히 풀었고 그녀는 에너지가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눈을 감고서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들여다보았다. 자신의 몸이 항상 안전할 것이라고 느끼는 건 아니었지만 저기, 소리의 바다 밑에 서 있는 자신의 몸은 티 하나 없이 깔끔한 상태임을 확인했다.”

 

EASTBOUND(동쪽으로 이동하는)

by Maylis de Kerangal

 

 

드 케란갈(de Kerangal)의 간단하고 서정적인 소설은 첫판이 2012년 프랑스에서 출간됐고 새롭게 제시카 무어(Jessica Moore)에 의해 번역되었다. 군인들로 가득 찬 시베리아 횡단 열차. 이 열차를 탄 알리오차(Aliocha)라는 이름의 젊은 러시아 징집병을 이 소설은 따라간다. 열차의 분위기는 험악했다. 알이오차(Aliocha)는 한 차례 싸움판을 벌이고 불안을 느끼던 중, 민간인 승객인 프랑스 여인의 도움을 받아 탈영을 결심한다.

 

그들이 탈영 뒤에 맞닥뜨린 황량한 시베리아의 환경을 드 케란갈(de Keranga)은 “속을 뒤집어 놓은 장갑처럼 시베리아의 풍경은 원초적이고 거칠고 비어있는 듯하다”고 했지만 그런 곳으로 달아날 때 성공할 확률을 놓고 내기를 건다면 판돈이 커질 것이다. (Archipelage)

 

발췌문

 

“... 모스크바 출신인 이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무리를 지어 있는 그들의 숫자는 100명 정도가 될 듯하였다. 다들 젊었으며 백인들인데-창백하면서, 키는 그만그만했다-면도한 얼굴이 파리해 보였다. 그들의 팔은 핏줄이 불끈 돋아나 있고 뭔가 초조한 듯 시선은 열차 객차를 살펴보았다.

 

위장 바지와 숏 팬츠, 몸은 카키색 속옷에 갇힌 듯했고, 가슴에서 튕겨 나오는 십자가가 달린 가는 목걸이를 하고 있는 그들은, 열차 통로와 객차 안으로 들어가는 문 입구의 벽에 기대어 쭉 늘어서 있거나 앉아있거나, 침상에서 몸을 쭉 뻗고 누어 체념하다 지쳤다는 듯이 팔이 허공에서 흔들리도록 그대로 두었다. 그들 모두가 공간의 한계를 가진 객차 안을 꽉 채워, 짐짝처럼 꾹꾹 눌려 실린 것처럼 40시간 이상 이동했다. 모두가 징집된 병사들이었다.”(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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