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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대멸종 공포(2편)

 

무법이 판치는 서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마을. 거친 모래바람을 뚫고 긴 코트를 걸친 한 사나이가 나타난다. 머리를 숙인 채... ‘돌아온 장고’처럼 멸종공포가 지구로 돌아와 세계적인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 ‘많다’는 뜻의 ‘poly’와 ‘위기’의 ‘crisis’를 합성 한 말. 다양한 위협 요소가 세계적으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상황)는 현실이 되었다. 그렇지만 100년 전에 일어났던 위기를 살펴 보면 복합 위기의 탈출구가 있지 않을까?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을 3편에 걸쳐 나눠 싣는다. (Extinction panic is back, right on schedule, 뉴욕타임스2024년 2월 2일자 Opinion기사 참조-편집자 주)

 

우리 모두 자살하려는 걸까?

 

1924년 10월 30일-손에 실크헤트를 든 음울함을 자랑스 럽게 내보이며 불도그 같이 찡그린 표정으로 유명한-윈스턴 처칠이 스파르탄 스테이지(spartan stage, 가설무대) 위에 서서 자신의 의회 귀환을 알리는 신문을 보고 있는 한 남자의 어깨 위를 유심히 보고 있다. 그는 바로 전날 영국 엑시스주 에핑(Epping) 지역구에서 당선되었다.

 

의회를 떠난 지 2년 만이었다. 말쑥하게 차려 입고 모인 정치인들과 하이힐을 신고 가죽 제품을 입은 그의 부인은 그들의 무대에서 코미디를 하는 것처럼 거의 어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무대는 더러운 창문과 얼룩 지고 물결 모양의 골이 진 외장재로 마감한 칙칙한 건물이 었으니까. 지난 10년과 미래에 수상이 될 사람의 기분을 칙칙한 건 물에 비유한 것은 적절했다.

 

처칠은 현 상황을 비관하고 있었다. 그가 당선되기 한 해 전인 1923년, 사람들은 나중에 많은 이들이 그의 가장 훌륭한 문학적 업적이라고 간주하게 될 여러 전집 가운데 첫 번째 것을 보았다. 그것이 “The World Crisis”다. 1차 세계 대전을 암울하게 되돌아보고 자신의 의견을 잘 정리하여 제시하였는데, 처칠 자신의 표현대로 “(지구 종말시 선과 악의 대결인) 아마겟돈의 이정표”였다.

 

이듬해인 1924년 9월은 에핑 지역구 선거가 있기 한 달 전이었다. 그때 처칠의 지적(知的) 생활에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이벤트가 있는데–하나는 중대(重大)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그는 이 두 사건을 통 해 세상이 점점 더 우울해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 중 중대한 이벤트는 보수당 지지를 받는 입헌주의자로 자 신이 의원으로 출마하겠다는 결정이었다.

 

이는 자신이 오랫동안 자유당 소속을 끝내고 좀 더 우익 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표시였다. 작은 이벤트는 새로운 전쟁 기계가 우리 인간종족을 곧 지워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암울한 에세이를 출간한 거였다. 듣기에 따라 속상해할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도 직설적으로 “Shall We All Commit Suicide?”라고 제목을 붙인 이 에세이는 인류 의 전망을 암울하게 평가했다.

 

처칠은 이 책에서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나는 산처럼 어떤 암울한 사실이 견고하고 바뀌지 않을 존재처럼 출현하고 있다”고 썼다. “인류는 이전에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어 본 적이 없었다. 미덕(美德)을 덩두렷이(사물의 모습이 웅장하게 높으며 흐 리지 않고 분명하게) 개선함이 없이, 혹은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하는 조언이나 도움을 누리지 못하면서 인류는 처음으로 자신들의 절멸을 확실하게 결정지을 수 있는 도구 를 손에 쥐게 되었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섬뜩한 원자폭탄의 그림자 속에서 그 는 계속 물었다. “블록 전체의 건물을 파괴하기 위해 비밀의 힘을 가진 오렌지보다 큰 폭탄이 발견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아니다, 수천 톤의 총알 등에 쓰이는 화약인 코르다이트의 물리적인 힘을 모아 도시를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폭탄이 나 올 수 있지 않겠는가?”

 

그는 단지 유럽을 소모(消耗)했던 그 전쟁은 아마도 다가올 공포의 “오로지 엷은 예비단계” 일 수도 있다는 주장으로 그 에세이의 결론을 내렸다. 그처럼 처칠은 그의 마음 속에 인류의 멸종이란 생각을 했던 동시에 보수당의 제안을 심사숙고하고 있었던 것은 그의 전기(傳記)에서 그리고 역사에서 하나의 사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전기든 역사든 어느 쪽이든 말하는 내용은 모두 같다.

 

이 에세이-“인류의 이야기는 전쟁”이라는 선언과 “전에 없이 섬뜩한 가능성을 펼치고 있는 과학의 행진”에 대한 실망감을 보여준-는 우익적 연민(憐憫)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인류가 저승사자를 앞질러 가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 는 희망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운명론적인 평 가는 처칠의 좌측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었다.

 

신의 개입이 없으면 절멸할 인류의 운명

 

처칠이 “그 결과에서 보면 계산할 수 없을 정도의 가공(可 恐)할 파괴적 수단”의 도래를 예언한 비슷한 시간에 공상 과학 소설가인 웰스(H.G, Wells)는 당시 사회주의자이면서 정치 비평가로 유명했는데 똑같이 애절(哀切)한 전망을 나타냈다.

 

끝없이 뻗어 나가는 사유지 위에 불그레한 벽돌로 조지 왕조시대에 옆으로 널찍하게 지어진 그의 집, 이스턴 글레베(Eastern Glebe)에서 편지를 쓰면서, 작가는 예언이란 어두운 예술에 전념했다. 그는 신록의 정원에서 장난감 병정놀이를 하지 않을 때나 비가 오는 날에 저명한 손님들에게 곳간 게임(barn game)을 알려주는데-모든 사람의 이야기에 따르면, 곳간 게임 은 커다란 공과 그때그때 달라지는 규칙을 가지고 있어 기 분전환용으로 즐겁기가 그만이었지만-웰스(Wells)는 오히려 즐겁지 못한 인류 멸종에 대해 사색하느라 바빴다.

 

“우리와 그들 그리고 모든 인류는 1914년 이전에 우리가 그랬었던 것만큼이나 현재 상황에서도 아주 똑같이 표류하고 있지 않나?라고 그는 궁금해했다.

 

웰스(Wells)는 1914년~1918년의 대 전쟁으로부터 실수를 배우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 때문에 “우리 인류는 확실하게 그리고 가차 없이 새로운 전쟁, 물자 부족, 기근, 비극과 사회적 대 실패가 수반되면서 마침내 완전한 인류의 절멸 혹은, 현재의 이해(理解)수준을 뛰어넘는 파멸의 행위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공상 과학의 교수가 제대로 추측했던 것처럼 인류는 “1918년의 가장 큰 폭탄을 작은 크래커처럼 보이게” 만들 “과학전쟁” 속으로 돌진했다.

 

혁신적인 생물학자, 홀데인 (J.B.S. Haldane, 1892-1964, 영국의 생화학자·유전학자·저 술가)은 전쟁의 궁극적인 목적지에 대해서 웰스(Wells)와 견해를 같이했던, 또 다른 사회학자였다.

 

1925년, 그러니까 트리니티(Trinity, 1945년 7월 16일 새벽 5시 29분(MWT 11:29:21 GMT), 미 육군이 핵무기에 대 해 첫 번째 내린 암호명. 이에 의해 인류 최초의 핵무기 실험이 이루어졌음. 사용된 폭탄은 플루토늄 폭탄으로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던 팻맨과 같은 종류임) 실험이 이루어져 뉴멕시코 사막 위에 원자폭탄 태양이 생기기 20년 전에 제1차 세계 대전 기간에 폭격을 직접 경험했던 홀데인이 혼잣말을 했다.

 

“만약 우리가 원자(原子) 내부에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 물리력을 활용한 파괴의 역량을 가질 것이다. 그때 가서 완전하고 명 령에 가까운 ‘소멸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는 신의 개입 이외에 나는 어느 나라, 어느 기관이 인류의 절멸을 막 을 것인지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다.”(이어서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4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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