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후학자들은 대부분 이번 세기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전보다 최소 섭씨 2.5도 이상 올라 지구는 대앙적을 맞게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도 이상 오를 것이라는 응답도 40%를 넘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기후학자 38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 같은 응답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2018년 이후에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주 저자와 심사자들 843명에게 연락해 이 가운데 380명으로부터 설문 답변을 받았다.
지구 온도가 2100년까지 얼마나 오를 것이냐는 질문에 참여 기후학자 380명 가운데 77%가 2.5도 이상이라고 답했다.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후학자도 42%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온난화 제한선인 1.5도 상승 목표를 충족할 것이라고 본 기후학자는 6%에 그쳤다.
상승폭 1.5도는 과학자들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수치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2100년까지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전 대비 2도 이내,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수년간 기후변화가 가속하면서 1.5도를 넘는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모나코 과학센터의 나탈리 힐미는 "우리는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이하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구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의 비율은 50세 이상에서는 38%였으나 50세 이상은 52%로 절반을 넘었다.
또 여성 학자의 49%, 남성 학자의 38%가 3도 이상 상승을 전망했다.
세계가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거의 4분의 3이 '정치적 의지 부족'을 꼽았다. 화석연료 산업 같은 기득권 기업의 이익이 원인이라는 응답도 60%에 달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기후학자들 다수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폭염, 산불, 홍수, 폭풍과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자주 발생해 미래에 기근, 분쟁, 대규모 이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학자들은 또한 기온상승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제공됐음에도 각국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며 분노와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연구원 그레타 페클은 "나는 우리가 앞으로 5년 안에 중대한 사회적 혼란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당국은 연이은 극단적 상황에 압도되고 식량 생산은 붕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엔 코펜하겐 기후센터의 헨리 노펠트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이 늦어지면 급변 점 (tipping point·작은 변화가 누적되다가 갑자기 거대 충격이 발생하게 되는 순간)을 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