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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금처럼 고금리로 살게 된다면? ..."경제적 부작용 심각"

앞으로 고금리 상태는 어떻게 될까? 이대로 유지된다는 말인가? 그냥 이대로 어렵게 살라는 말인가? 고금리로 인한 다른 부작용은 없는가? 비슷한 상황이 1995년부터 있었다. 당시 금리가 너무 높다면서 0.25%씩 3번에 걸쳐 선제적으로 내려 숨통을 틔웠다.                 

                            

이게 1998년까지 갔는데 그 뒤로 금리가 확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터진 것이 닷컴 버블이었다. 결국 지금보다 더 고강도 긴축을 해서 물가를 잡으려 한다면 고 금리를 못 이기고 쓰러지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다. 차입비용이 높아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말이다. 물건을 팔더라도 이자 비용이 더 나가서 감당을 못하는 기업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큰 기업들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미국도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이나 대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은 현금이 너무 많아서 자사주를 사주고, 소각하거나 배당을 준다. 우리나라 삼성도 현금만 거의 백조 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기업들은 금리가 올라간다 해도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돈을 빌려 써야 하는 중견기업, 서민, 자영업자들은 지금도 힘든데 더 높은 금리라면 버티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미국 모기지금리, 즉 주택 담보 비율 수준을 보자. 2008년도 미국 금융위기는 금리가 너무 높아 폭발했던 것인데, 지금은 그때보다 주택담보 금리가 더 높다. 이런데도 금융위기, 경기침체가 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버틸 수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첫째, 사람들이 해고가 안 됐다는 것이다. 높은 금리이긴 하지만 직장을 가졌으니 이자를 갚아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사람들이 30년물 고정금리로 바꿨다. 그 당시 금리가 1~2%였다. 30년으로 고정으로 해 놓고 있으니 지금 금리가 설사 올랐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문제가 안 된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의 집 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집 값이 떨어지려면 사람들이 집을 팔아야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는 순간 내 금리가 1~2%에서 7%로 올라간다. 그러니까 집을 안 내놓는다. 고금리 상황에서 집값이 빠지지 않고 임대료가 올라가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집 값, 임대료가 왜 중요할까? 미 연준이 생각하는 상식에서 벗어난 게 바로 임대료 등의 주거비였다. 미국은 집값이 있고 렌트비가 따로 있다. 우리로 말하면 월세가 따로 있다. 보통 집값과 월세의 주기 차이는 18개월이다.

 

집값이 오른 다음 18개월뒤 렌트비가 따라 오르고 집값이 내린 다음 렌트비가 따라 내린다. 금리를 올리고 나니 코로나 이후 미국의 집 값이 안정이 됐다. 바야흐로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18개월이 경과했다. 미 연준은 집값이 안정된 지 18개월이 지났으니 올 상반기부터 주거비가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 미 연준의 예상이 빗나간 주거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6.1%다. 올해 초 연준은 지난해 12월부터 두 번에 걸친 회의에서 올해 금리를 3번 내린다고 했던 가장 큰 배경이 바로 이 주거비가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을 뒷배에 깔고 있었다. 

 

“자~ 전체적으로 주거비가 안정될 것이니 임금이 불안하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물가지수의 36.1%짜리가 안정될 것이다. 그러면 물가를 2%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선제적 인하를 솔솔 띄웠던 것이다. 그런데 연준의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집 값이 떨어지지 않았다. 왜냐고? 앞서 말했듯이 집주인들이 집을 팔아 다른 집을 사려면 7%의 이자를 내야 하는데 누가 집을 팔아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하겠는가?   

 

상식적으로 금리가 높으면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줄고,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사람들이 대출을 늘려 부동산을 구입하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늘고, 부동산 가격은 상승한다.

 

그런데 미국에선 이런 상식을 벗어나 일이 일어나고 있다. 금리가 높은데 집 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말한다. 집값을 내리려면 사람들이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살 때 금리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물가가 안 내려가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람이 부족한 탓이고, 주거비가 내려가야 하는데 이게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준 입장에서 볼 때 만약 금리를 내렸는데 집값이 올라가 버리면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어서 그게 두렵다.  

 

그래서 연준은 지난달 생각을 바꿨다. 그동안 선제적으로 금리를 3번 인하한다고 했다가 이번에 한 번으로 바꿨다. 그것도 선제적이 아니라 후행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다만 중간에 무슨 일이 생기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말이 바뀐 배경은 바로 위에서 말한 주거비와 관련된 것이다. 이번에도 파월 연준 의장은 주거비에 대해 말을 계속했다. 그것은 본인들이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주거비 관련 경제 상식이 무너졌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은 데이터 디펜던스(data dependdence), 즉 데이터를 보고 판단한다고 했다. 사실, 그 데이터라는게 주거비였던 셈인데 주거비 데이터를 가지고는 판단이 안 될 것 같으니, 후행적으로 경기가 일부 둔화되는지 아닌지를 보겠다는 자세로 물러섰다. 하지만 지금 정도의 고금리가 유지되면 경기침체로 가지 않더라도 서민들은 그야말로 고금리 피해를 공식적으로 입게 되기 마련이다.  

 

◇ “모두 울고 있다”고 연준에 토로한 미국의 서민층                                                 
         

서민들이 얼마나 힘든가 하면, 최근 들어 물가가 올라 맥도날도, 스타벅스의 가격대가 이전보다 2배로 뛰었다.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를 시키면 거기에 온 미국 중년 여성들이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고 옆 사람에게 묻는다. 그런 소리가 스타벅스에서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가게마다 들린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의 커피 값이 애초에 비싸서 감이 오지 않을 수 없지만 가격이 2배로 오른 미국에서 그런 말이 안나오는 것도 이상하다.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너무 비싸다면서 의구심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맥도날드의 단위 면적당 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페드 리슨즈(Fed Listens, 연준이 듣는다)라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몇 달에 한 번 공청회를 연다고 게시한다. 최근 3월에 열린 공청회에는 서민, 자영업자, 중소기업 사장, 간호사 등 6명이 출연했다. 연준은 그들에게 여러분의 생활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다 울고 있다”, ”너무 힘들다“, ”대기업들 기준으로 보면 경제가 괜찮은 것 같지만 우리 서민들은 너무 살기 팍팍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렇다. 지금 금리가 금 융위기 때보다 높다. 간단하게 말해서 남의 돈을 빌린 사는 사람들은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서민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더 힘들다. 30년 만기 주택담보 대출 이자가 6.4%인데 서민들은 여기에 2~3%의 가산 금리를 더 내야 한다. 사실 가진 돈이 없고 힘들다 보니 남의 돈을 더 많이 빌리는 사람이 서민들 아닌가? 오죽하면 사채까지 끌어다 쓸까. 서민들에게 돈을 잘 안 빌려 주는 은행은 서민에겐 가산 금리를 더 붙이니...  

 

일자리가 유지되더라도 이자를 내야 하니까 갈수록 힘들다. 만약 100만 원 받았으면 여기에서 이자 비용을 제하고 물가가 오른 걸 생각하면 실질 구매력은 팍 줄었다. 인건비가 오른다지만 물가를 따라갈 수 없다. 그처럼 서민들이 이용하는 맥도날드처럼 비교적 싼 것을 파는 곳에서는 가격 마찰이 생기지만 오히려 비싼 것을 파는 곳은 괜찮다. 

 

그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명품 샵 가운데 에르메스 샵에는 줄이 엄청나게 서 있지만 루이뷔통만 해도 줄을 서지 않고 구찌가게에는 사람이 없다. 

 

고소득층은 여전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무너졌다. 서민들은 물가가 높아서 소비를 줄이는 그 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미 연준이 금리를 낮추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언제 올 지 답답하다.   

 

◇ 실수 연발한 미 연준, 선제 대응에서 상황 대응으로 말 바꾸기                    
             
                   

실업률이 약간 올라가면 즉각 행동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하지만 혹시 늦어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그런 경고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대놓고 너무 늦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금리 인상과 인하는 항상 선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가가 급등하려고 할 때 금리를 올려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고 경기가 망가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통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미 연준의 역할이다. 그런 연준이 후행지표인 고용 지표를 보고 움직이겠다는 것은 사실 책임을 면하겠는가 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모든 경제지표 가운데 고용 지표는 가장 후행지표라는 것은 상식이다. 왜냐하면 해고는 기업이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어렵다고 해서 당장 사람부터 내쫓지는 않는다. 일단 비용을 줄여보려고 한다. 그것도 안 되면 임금의 일부를 줄이면서 견디고 그조차 안 되면 최후의 선택으로 해고 하는 것이다. 그 정도가 되면 그 기업은 망하기 직전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미 연준은 실업률이 약간 올라가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지금까지 여러 번 실수를 저질렀다. 코로나 기간 물가가 오를 때 일시적이라고 했다가 실수했고, 최근에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할 수 있고, 물가가 잡힌다고 했지만 오판하는 실수했다.

 

하지만 지금 경기(景氣)지표를 읽는 방법도 달라졌고 이전의 상식에서 벗어난 너무나 다른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까 연준이건 경제 석학이건 누구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내노라하는 그 누구도 했던 말을 바꾸지 않을 수 없는 힘든 경제 상황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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