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에 탑재된 적응형 순항제어 기능(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같은 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ACC 기능은 앞차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운전 보조 장치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시 주로 사용한다.
문제는 운전자가 이런 ACC 기능에만 의존한 채 전방 상황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ACC를 이용하거나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는 총 19건이다. 이로 인해 17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올해에만 8건이 발생해 9명이 사망했다.
운전자 법규위반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여름 휴가철(7~8월)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발생 요인 1위는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61.4%), 2위는 안전거리 미확보(29.0%)로 합계 90% 이상을 차지했다.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은 전방 주시 태만, 운전 중 스마트폰 이용 등으로 운전자가 지켜야 할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를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에 탑재된 적응형 순항제어 기능(ACC)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의한 사고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도로교통공단은 “비나 눈, 안개와 같이 기상 상황에 따라 노면 상태가 불안정해지면 카메라와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젖은 노면에서는 앞차와의 거리 유지가 어려울 수 있고, 탑승자가 많아 차량 무게가 늘어난 경우나 내리막길에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공단은 전방 차량의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정차한 경우 또는 공사 중이거나 사고 처리 현장에서도 전방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추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일반도로에 비해 주행속도가 빠른 만큼, 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쉬워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ACC는 운전자를 보조해 주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하면서 돌발 상황에 대응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지방경찰청 교통계 경찰관은 “국내는 자율주행기술 2단계가 상용화 되면서 ACC, 핸들 조향, 가속폐달 및 브레이크 제어 등 앞 차와의 간격 조절과 차선 컨트롤이 가능한 상태다”며 “하지만 운전자들은 고속도로에서 차량의 기능만 믿지 말고 최소한의 전방 주시와 핸들 조작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