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대 후반기 의장선거로 인해 양당에서 균열
- 우여곡절 끝에 무소속 의원 의장 당선된 이후 급격한 파열음
- 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부의장과 9개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한 독선의회
- 국민의힘 반발로 상임위 가동 멈추는 등 갈등의 골 최고조
수원시의회 역사는 1952년에 처음 시작됐다. 이후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의회가 문을 닫았다가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 다시 개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방의회 역사로 따지면 전국에서 손꼽히는 지방의회다. 그런 역사가 깊은 수원시의회가 12대 후반기로 접어들어 의장선거 등과 맞물리면서 정당 간 힘겨루기로 인해 의회운영이 마비되는 등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 제12대 수원시의회 출범 및 정당 분포
지난 2022년 7월, 37명으로 출범한 제12대 수원시의회 의원 정당분포는 ▲국민의힘 20명 ▲민주 16명 ▲진보당 1명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12대 전반기동안 의원 수가 수적으로 많은 점을 이용해 순기능보다는 각종 수원시정에 발목을 잡는 등 다수당으로써 횡포(?)를 부렸다는 평가가 전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수원시장이 상대당인 민주당 소속 시장이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 혼돈의 12대 수원시의회 의장 선거
전반기를 마친 12대 수원시의회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후반기 의장선거를 앞두고 큰 전환기를 맞았다. 20명에 달했던 국민의힘 소속의원 가운데 2명의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민주당으로 전격 입당한 것이다.
민주당도 의장선거를 앞두고 내홍에 휩싸이긴 마찬가지였다. 의장후보 선거와 관련해 A의원이 탈락하자 탈당과 함께 무소속을 선언한 것.
이처럼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양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혼돈에 혼돈을 거듭하다 지난달 2일 후반기의장 선거결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식 의원이 19표를 얻어 수원시의회 의장자리를 거머쥐었다. 18표를 얻은 국민의힘 후보를 1표차로 이긴 것.
이어진 부의장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무소속 의원 등 18명 의원 전원이 자리를 뜬채 민주당과 무소속, 진보당을 포함한 19명만이 참석해 김정렬 의원이 단독으로 부의장 후보에 출마, 19표를 얻어 부의장에 올랐다.
특히 9개 상임위(4개 특별위원회 포함) 위원장 자리마저도 민주당 소속 의원이 독식한채 수원시의회 12대 후반기가 시작됐다.
◇ 상임위원회도 구성 못한 채 2개월 넘게 마비된 수원시의회
7월 1일부터 12대 후반기의회를 시작한 수원시의회는 예상돼로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수원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5개 상임위원회와 4개 특별위원회 등 9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단 한자리도 국민의힘에 내주지 않은채 민주당이 모두 독식하자 끊임없는 대립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더 있다. 특별위원회를 제외한 5개 상임위원회에 배속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양당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상임위에 배속시켰다며 반발해 상임위원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 B모 의원은 “전반기에 다수당을 갖고 있었던 국민의힘에서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는 국민의힘 측에서 더 잘 알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책임을 물었다.
B 의원은 “이같은 파행적인 일들이 일어나도록 한 민주당에도 문제가 많은데 수원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책임을 면할수 없다”며 "각성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수원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분노하면서 삭발과 함께 단식농성 및 대시민서명 등 끊임 없는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전임 상임위원장 가운데 일부는 집무실을 비웠지만 아직도 집무실을 내주지 않은 경우도 있는 등 비상식적인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 의회정상화의 분수령은 언제가 될까?
수원시의회는 오는 26일 제385회 임시회가 예정돼 있다. 앞으로 20여 일 간 수원시의회 정상화를 위해 양당 대표가 만나 충분하게 논의하고 협의해 물꼬를 틀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미 투표로 선출한 의장 및 부의장과 함께 상임위원장 자리는 물론 상임위 배정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아 난항이 예고되며, 시의회 정상화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의회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하는 수원시 현안사업 등 각종 시정업무에도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수원시민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이같은 수원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민 박모씨(54·수원시 장안구 영화동)는 “수원시민들을 위해 선출된 시의원들이 시의원 본연의 책무를 망각한채 자리싸움 등으로 의회를 마비하는 행동들은 모두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