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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신간 소개> 진로와 전문성에 관한 종합적 고찰

현대인의 가장 큰 불안은 뭐니 뭐니 해도 일자리를 잃을까,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까 아닐까 여겨진다. 근대 산업혁명 이후 일자리 불안은 인간의 숙명처럼 된 것 같다. AI혁명이 몰아치고 있는 현재는 더욱 현대인들을 일자리 불안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노동자는 말할 것도 없고 기술자들도 새로운 매뉴얼을 배우느라 밤늦게 불을 밝히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연쇄적 혁신들의 밀물이 밀려들면 기존 기술자들이 일반 노동자들보다 더 잘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처럼 기계 또는 소프트웨어 다루기의 어려움과 성가심 때문에 노동자들 간에 계층이 나눠진다. 일과 연결된 지식도 더불어 갈수록 복잡해지고 이해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어떤 노동자와 기술자도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지식과 기술을 혼자서 다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석기 시대 이래 손도구만을 사용하던 인간은 거대하고 복합적인 기계 생산 시스템 앞에서, 이제는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컴퓨터 프로그램들로 연결된 네트워크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할까.

 

일의 성질과 양태는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각 나라마다 전통과 문화가 다르고 경제발전 단계의 차이로 인해 조금씩 다르다. 즉 한국적 일의 성질과 양태, 일자리 위기의 특성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조선 시대의 오랜 노동 경시문화가 은연중에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양 과학기술 도입은 이웃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 훨씬 뒤처졌다. 그 바람에 한국은 마치 뒤늦음을 만회하기라도 하듯 산업화와 교육면에서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었고 놀랄 정도의 발전이 실제로 이뤄졌다. 우리 경제가 압축적으로 성장하면서 속도가 빨랐던 까닭에 노동의 질적인 면에서는 부실화, 평균화의 특색이 나타났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전문가가 되지 못하고 중간 노동자로 근무하다가 비교적 이른 나이인 40-50대에 몸담아 온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이들은 자영업자가 되거나 생소한 분야의 일반 노동자로서 생계를 이어간다. 전문 직업인으로서 평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비율이 지극히 낮아 중년 이후에 일자리 불안이 널리 퍼져 있는 형편이다.

 

현재는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함에 따라 궁극적으로 인간 노동을 산업 현장에서 배제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비관론에 젖을 필요는 없다. 21세기 경제를 AI로 특징짓는다면 새로운 경제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그것은 새로운 필요를 창출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하면 새로운 일의 전문성과 새로운 일 형태를 탄생시킬 거라고 본다. 예를 들면 20세기의 우주산업은 경제적 의미를 거의 가지지 못했지만 현재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키우고 있다. 기후 및 환경산업과 재생 에너지 산업에서도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새 일자리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

 

아무리 AI 열풍이 몰아친다고 해도 개인의 ‘전문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오히려 AI의 도움을 받는 시대에는 개인의 ‘전문성’과 ‘창조성’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고 그 이전보다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왜냐하면 AI라는 도구의 역할 때문이다.

 

AI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사용자의 능력과 결과도 크게 달라질 터이다. AI를 잘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당면한 일의 목적과 프로세스, 환경을 잘 파악할 경우 일의 결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교육도 다수의 대중에 맞춘 표준화·정형화된 형태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발전할 것이 틀림없다. 맞춤교육 시대엔 스승과 멘토가 더 필요해지고 홀로 서려는 의지가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얘기한 것은 일자리를 총론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일자리의 현상을 보여주는 데는 총론적 분석이 필요하지만 총론적 저술들은 대체로 일자리를 해결하는 데는 마땅한 방법을 찾아내지는 못한다. 노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단순직을 인위적으로 늘리고 고용유지를 위해 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밖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총론적 접근법보다는 미시적인 접근법, 즉 개별 인간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일의 만족도, 일에서 얻는 기쁨과 행복을 찾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청년들의 일 적응하기, 기존 직장인들의 전문가 되는 길, 일을 만드는 방안은 없는지 하는 생각을 펼쳐 보았다.

 

이 책은 각 개인을 위한 접근법을 목적으로 집필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총론적인 의견도 제시했다. 이것은 정답은 없을 것이다.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자신의 형편에 맞게 잘 적용하거나, 스스로 새로운 접근법을 설정해보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저자인 이상용은 MBC 기자 출신으로 미디어전문기자와 문화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는 월간경제매거진 엠이코노미 주필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1997-8년 외환위기 당시 ‘일자리 위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후 쭉 일자리 문제를 천착한 결과물이라며 저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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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대전역점 영업 계속할 듯… 코레일, 월세 3억 깎았다
대전 대표 명소 ‘성심당’ 대전역점이 계속 영업할 가능성이 커졌다. 성심당에 기존보다 4배 남짓 오른 4억4100만원의 월 수수료(월세)를 요구했던 코레일유통이 수차례 유찰 뒤 1억3300만원까지 요구액을 낮췄기 때문이다. 18일 코레일유통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 13일 성심당에서 임차 중인 대전역사 2층 매장에 대한 상업시설 운영 제휴업체 모집 공고를 냈다. 코레일유통이 이번 공고에서 제시한 월 수수료는 1억3300만원으로, 1차 공고 때 제시한 금액(4억4100만원)의 30% 수준이다. 코레일유통이 새로 제시한 수수료는 현재 수수료(1억원)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성심당 대전역점 잔류는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심당 월세 논란’의 시작은 매출액 기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하는 기존 방식(구내영업 방식) 대신 자산임대 계약을 체결해 공간을 내어주고 상대적으로 낮은 정액 임대료를 책정하면서 성심당 쪽에만 고정적인 수수료를 부과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다. 그러자 코레일유통은 기존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월 매출액의 17%를 수수료로 부과한다는 내부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월 수수료 4억4100만원을 신규 계약 조건으로 제시했다.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