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위트 섞인 공방에 여야 의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두 사람은 김대중(DJ) 정부 때 청와대에서 비서실장(박지원)과 경제수석(한덕수)으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한 총리를 상대로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응급의료 혼란을 두고 “불만 켜 놓고 문 열어 놓으면 응급실인가. 24시간 문 열고, 불 켜놓는 편의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걱정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힘을 합쳐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하자”고 말했다.
박 의원이 “한 총리는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 원짜리 가져오면 받으실 건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도 극복해봤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 하느냐. 그 순한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며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오늘이 정확히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2년 반이 됐다”며 “이제부터는 내려간다. 산은 내려갈 때가 더 중요하다”고 현 정부를 비꼬았다.
또 22대 국회 개원식 당일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생일파티 사진 공개와 관련해 “왜 하필 이런 사진을 공개해 국민 염장을 지르느냐”고 하자 한 총리는 “박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라”고 하자 한 총리는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