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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구례 흙박람회 전시·기획한 김나영 감독 "흙의 소중함 알리려 노력했죠"

"친환경 먹거리 미래세대에 물러줘야죠”

 

 

 김나영 감독(어반플랜트 대표)

 -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

 - 일본 리츠메이칸 APU 국제사회학 전공


‘탄소중립 구례 흙박람회’ 주제관을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한 김나영 감독(어반플랜트 CEO)은 “흙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다양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관람객들이 흙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주제관 설치 기물부터 식재료 농산물 배치까지 쓰레기 자체를 거의 만들지 않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박람회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Q.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흙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기획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김나영 감독  - 확실히 생소하기는 했어요. 흙이라는 자체가 다른 환경 이슈와 달리 자료가 아주 부족했고요. 우선은 흙의 중요성과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데 기본적으로 일반 대중들은 흙에 관심이 정말 없으시더라고요. 그걸 어떻게 해서 접점을 찾아줄 것인가가 가장 숙제였죠. 우리나라는 흙에 관한 관심이 적지만, 해외 많은 나라들에선 흙에 관한 관심이 참 많아요. 유엔도 그렇고요. 이번 박람회를 기획하면서 국문으로 된 흙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것이 많이 아쉬웠죠. 그래서 유럽연합, 아랍 국가, 동남아 등 관심이 많고 자료가 풍부한 나라의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나라마다 웬만하면 흙에 대한 기관들이 다 있는 걸 보고 많이 놀랐어요.

 

Q. 기획하고 전시물을 설치할 때, 관람객들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지가 중요했을 거 같은데 어떤 점에 가장 주목했나요?

 

 김나영 감독  일반 대중이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것 자체가 사실은 제일 큰 숙제였어요. 아무리 많은 내용을 담아도 관심이 없으면 사람들은 아예 볼 생각을 안 할 거라는 생각에 주제관마다 다양한 요소들을 넣었죠. 음향도 그렇고요. 사실 전시장에서 사용한 스모그 효과도 관객들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었어요.

 

 

Q. 각 주제관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 좀 해주세요.

 

 김나영 감독  프롤로그 A관은 ‘건강한 흙,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 B관 ‘황폐한 흙’, C관 ‘건강한 흙의 발견’, D관 ‘흙과 생명’, E관 ‘흙의 성지’, F관 ‘탄소중립 한걸음, 건강한 저탄소 식탁’, 그리고 에필로그 G관 ‘건강한 흙, 건강한 작물’ 등 이렇게 해서 8관으로 구성을 했어요.

 

가장 먼저 들어가는 입구에는 흙의 길을 표현했어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흙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그 길을 표현한 거죠. 단순히 길만 표현한 게 아니라 길 위에 흙에 대한 명언들을 다양한 언어로 표현해 관람객들이 잠시 읽어보고 흙을 생각하도록 했죠, ‘언어도 다 다르고 세대는 다르지만, 흙은 다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라는 거를 관람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이어진 관은 ‘황폐해진 흙’을 통해 흙이 어떻게 오염이 되어 있으며 오염된 흙이 망가졌을 때 일어나는 재앙을 5가지로 표현했어요. 홍수라든지 기아가 생기는, 혹은 먹을 것이 없어지는, 그 외에도 산사태라든가 동물들의 폐사 등을 보여주면서 ‘흙이 정말 우리한테 중요하구나’라는 걸 생각하도록 했죠. 

 

 

황폐해진 흙의 존을 지나가면은 좀 ‘건강한 흙’을 발견하는 존을 구성했는데요. 거기서는 흙냄새도 맡을 수 있고, 건강한 흙에서만 자라는 이끼를 심었죠. 또 거기서 자란 꽃밭을 걸어갈 수 있는 관으로 구성한 다음에 ‘치유의 흙’이라고 이름을 붙인 존에서는 자연정화 능력을 가진 흙이 피부를 좋게 해주고, 건강한 정신을 가지는 데 도움을 주는 효능을 보여준다는 점을 표현했어요, 실제로 흙의 미생물이 우리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주니까요.

 

그 관을 지나가면 이제 흙에 대해서 알려주는 관인데, 실제로 흙 안에는 뭐가 살고 있고, 예를 들어 지렁이 이런 거를 아이들이 잘 모르니까 다양한 생물체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 토양 샘플들을 배치해서 볼 수 있도록 했죠.

 

마지막 존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이 흙을 살리는지를 설명해 주고 ‘흙 살리는 운동’이 결국에는 환경도 좋아지고 기후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효과로도 이어진다는 것을 표현했어요. 황폐한 흙에서 건강한 흙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인간도 치유받고 우리가 먹는 작물도 건강하게 만든다는 걸 장식한 것이죠.

 

Q. 주제관 중에서도 컬러별 식재료가 우리 몸에 어떤 영양소가 있고 어떻게 작용하는 지 등을 설명하는 관이 있었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김나영 감독  신기해하셨어요. 너무 생소하다고 하시면서 관심이 아주 많았죠. 농작물의 색깔하고 영양분이 연결되는 것 자체가 좀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당근은 단순히 빨간색이 아니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이 우리 몸에 어떤 효과를 주는 지 등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고 ‘아~ 그렇구나’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았죠. 관람객 중에는 아이들을 데려온 분들도 많았는데 ‘좋은 공부가 됐다’고 하셨어요. 사실 아이들이 채소나 야채 과일에 관심이 없거든요. 그런데 색깔별로 효능에 관해서 설명해 놓은 것을 보면서 ‘이런 거야’라면서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Q. 또 저탄소 식단, 이를테면 친환경 농산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식단을 꾸민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김나영 감독  사실 이게 다 흙과 연결이 되는 거잖아요. 흙이 건강해야지 우리 식탁도 건강해지는 거고, 탄소중립 등 환경보존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식탁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정말 우리 환경에 흙은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도록 저탄소 식탁을 만들어 표현한 거예요.

 

Q. 해외에서 흙에 대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는 나라들이 있는지요? 있다면 나라별로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김나영 감독 사실 제가 나라별로 명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은데, 그래도 흙에 대한 행사라고 하면 일단 유엔이 가장 많아요. 유엔에서는 매년 ‘흙 살리기’ 관련된 캠페인을 펼치며 공유하는 나라를 넓혀가고 있어요. 최근에는 27개 국어로 번역해 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죠. 마른 흙이 많은 아랍권 나라들은 재벌들이 직접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이벤트를 열고 있고, 유럽에서도 흙 관련 기관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요.

 

Q. 생소한 우리나라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다른 나라에선 반응이 어떤지요?

 

대중들의 이해도가 일단 높은 것 같아요. 농장 자체도 크잖아요. 규모가 크다 보니까 생기는 부작용이나 이런 것들도 빠르게 흡수하고 수정도 가능한 것 같고요. 환경적인 면에서도 우리나라보다는 더 관심이 많아요. 이미 ‘흙 선진국’들은 대중들도 흙에 대해 이미 많이 인지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흙이 황폐해졌을 때는 어떻게 된다’라는 교육이 안 돼 있지만, 흙 선진국들은 흙 자체가 어떠한 영향을 주고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를 인지하고 있죠.

 

Q. 이번 행사에 1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은 걸로 아는데, 대체적인 반응은 어떠했나요?

 

 김나영 감독  첫 반응은 “신선하다”, “생소하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흙이 작물로 연결되는 그 과정을 보고 ‘우리 식탁에 있는 게 결국에는 흙에서 오는 거구나’라는 거를 이미 알고 있음에도 여기서 보고 놀라워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많은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지만, 정착 전남 구례군에서 행사를 주최하는지를 모르는 군민들이 있어서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았어요. 주제관을 보러 ‘두 번째 왔다’, ‘세 번째 왔다’고 하시는 30대 여성들이 여러 명 있었는데 ‘비엔날레 온 거 같다’고 표현하면서 좋아하는 걸 보면서 참 뿌듯했죠.

 

Q. 현재 어반플랜트 CEO이기도 한데요. 어떻게 해서 이번 행사에 함께하게 된 건지요?

 

 김나영 감독  우리 회사는 브랜딩하고 UX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요. 그간 기업이나 지자체 등에 브랜드를 만들어 주는 많이 했죠. ‘어반플랜트’라는 이름 자체가 ‘도시 식물’이라는 거잖아요. 또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게 지속 가능한 ‘건강한 자연’을 만드는 거거든요.

 

3년 전부터 ‘탄소중립 흙살리기운동본부’와 인연을 함께 하면서 흙에 관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됐고, 사람이 자연하고 얼마나 잘 공존할 수 있는지를 항상 생각하게 됐어요.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은 ‘탄소중립 흙살리기 운동본부’ 조재성 부총재님께서 흙의 소중함을 담아낸 자연 친화적인 기획으로 다음 세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셔서 함께 하게 된 겁니다. 정말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해요.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요.(웃음)

 

김나영 김독은 행사를 기획하고 전시할 기간이 너무 촉박하고 추석명절 연휴와 바로 연결되다 보니 흙에 대한 주제를 살려내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김 감독이 대표를 맡고 있는 어반플랜트는 국내외 대기업, 스타트업, 호텔 등 100여 건의 굵직한 브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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