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14일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과 함께 분담하는 한시 규정의 기한을 3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고교 무상교육 정책은 고교생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지원비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시작됐다. 도입 당시 필요한 예산은 정부와 교육청이 각 47.5%, 지방자치단체가 5%를 부담하도록 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무상교육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달라는 취지에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법 과정에서 더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 비용 분담 3년 연장 및 분담 비율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대안이 제시되었음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추가 지원에 대해서 사회 일각에서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가 과도하게 추가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면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 운용을 어렵게 해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고교 무상교육 비용을 정부가 분담하는 특례 조항을 연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대한 정부의 비용 분담은 고교 교육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상징성을 지닌다"며 "고교 무상교육 비용을 온전히 지방교육재정에 전가한다면 이는 정부의 교육에 대한 책임 방기"라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역시 "무상교육 예산을 지방교육재정에 전가하면 안 된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상 특례 조항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