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관세는 자유무역에 상처를 입힐 것이지만 그 타격은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오늘 자(4월 7일 인터넷판)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의 마크 랜들러 기자가 런던에서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상대국에 전면적인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자칭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했지만, 자유무역은 많은 국가에 큰 혜택을 주었기 때문에 세계는 아마도 가장 큰 손 없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갈 거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는 미국을 세계 경제에서 철수시키는 것으로 영국이 유럽 전체 무역 블록에서 철수하는 것과 비슷한 해방 행위로 보았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는 지금 상황에서 더 중요한 건 자유무역의 증가라는 현실은 되돌릴 수 있는 성질이 아니며, 자유무역이 주는 혜택이 너무 강력해서 나머지 세계가 중심 플레이어가 없어도 시스템을 계속 유지할 방법을 찾을 수 있고 또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모든 무역 자유화의 방해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동에서 표현된 불만에도 불구하고 세계 자유무역 장벽은 계속 무너지며 진화하고 있다.
코넬 대학교 무역 정책 교수인 에스와르 S. 프라사드는 "세계가 가는 방향인 무제한의 자유무역에서 후퇴할 건 확실하지만, 논리적으로 볼 때 나머지 세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서로 뭉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 전쟁이 반드시 총격전으로 치닫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역사가들은 1812년 영미(英美)전쟁과 19세기 중반의 아편 전쟁과 같은 일부 갈등은 무역 분쟁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다. 비록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편 전쟁에서 영국이 중국에 대해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의 함포 외교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미 중 간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점화했다.
중국은 이웃 국가인 일본과 우리나라가 대응에 조율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지난 금요일 미국에 대해 34%의 맞대응 관세를 부과하며 재빠르게 공격했다. 유럽 연합은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수출품을 시장에 내놓지 말라고 경고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전 수석 경제학자인 사이먼 존슨은 "유럽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달려 있다”고 하면서 "유럽은 중국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많은 부분을 베트남이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거대한 미국을 제외한 거대한 무역 블록이 생길 수 있을 것" 이라면서 "하지만 유럽인들은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모든 중국 수출품에 편안해하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면 이 초과 수출품이 어디로 갈 것인가?"라고 물었다.
유럽이 중국 수입품을 더 많이 흡수하는 데 저항할 가능성이 높아서 중국 지도자들은 가시적인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자국민의 수요를 부추겨 수출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도록 조치할 수 있는데, 과거에 그런 시도를 했었으나 실패했다.
세련된 맛이 없고 투박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딘 힘을 비판하면서도 경제학자들은 그가 진짜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이 초경쟁 무역 강국으로 부상하고, 자국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 때문에 미국의 제조업이 텅 비게 되었으므로 관세가 상황을 역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당시 민주당 전임자 중 한 명인 빌 클린턴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도록 허용함으로써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한 건 아닌가 라고 물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시장에 타이어를 덤핑한 혐의로 중국에 35% 관세를 부과했다. 그리고 바이든 전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 중국에 대한 관세를 물려받았을 때도 그대로 두었다.
존슨 교수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은 한동안 압박을 받아왔고, 그 압박은 중국의 부상으로 상징되었으며 그것은 일본보다 더 파괴적이고 파괴적이었다"고 술회했다.
지난해 존슨 교수는 MIT의 다론 에이시모글루(Daron Acemoglu), 시카고 대학의 제임스 A. 로빈슨과 함께, 식민지 시대의 제도에 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식민지 시대의 제도가 발전하면서 일부 국가를 다른 국가보다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아시아든 아프리카든 빈곤에서 벗어난 거의 모든 국가는 무역을 통해 부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세계는 서로 모르는 사이, 모든 나라가 필요한 모든 것을 자국 국경 내에서 생산하는 경제적 자급자족 상태가 되리라 보이지 않는다. 대만의 반도체 공장에서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특성상, 어떤 경우에도 그러한 경제적 고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조치가 이전에 발표한 관세에 더해 2025년 세계 상품 무역량을 1%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이전 예측치보다 약 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낙관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양자 무역 협정이나 지역 무역 협정을 통해 다른 나라들끼리 통합을 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들은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약(Trans-Pacific Partnership)의 경우 유일하게 미국이 철수했지만, 나중에 협약 당사국들이 미국 없이 태평양에 접한 다른 주요 경제권들과의 재협상을 통해 무역 협정을 맺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경제 정책 교수이자 오바마 행정부 당시 경제 자문 위원회 의장이었던 제이슨 퍼먼은 "여러분은 더 많은 나라가 그저 미국 주변의 세게 곳곳에서 자유무역을 쟁취하는 걸 보게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으로 볼 때도 그것은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렇다면 수출로 먹고 살아온 우리나라가 자유무역 질서의 혼돈을 뛰어넘어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역할을 해 나간다면 어떨까? 특정한 나라에 목메지 않고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전 세계를 우리의 시장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