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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콤포지션경제학】(27) 디지털 경영, 피할 수 없는 선택

 

빅테크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에 아랑곳없이 경이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기록적 수익을 놓고 마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의 덕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뉘앙스의 평가들이 보이는데, 그건 작금의 변화를 호도할 수 있 다. 결론부터 말하면 빅테크 기업들이 ‘디지털 경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애플은 지난해 마지막 4분기 수익에서 처음으로 100 billion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수익 실적의 1위는 아마존이었고, 그 뒤를 이어 애플, 알파벳(구글), MS, 페이스북, 테슬라, 넷플릭스 순이었다. 아마존의 올 1분기 수익은 지난해 말 4분기에 이어 100 billion 달러를 넘어서 108.5 billion 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은 89.6 billion,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55.3 billion, MS는 41.7 billion, 페이스북 26.2 billion, 테슬라 10.4 billion, 넷플릭스 7.2 billion 달러의 분기 수익을 보였다. 이들 기업은 각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디지털 경영의 모범 기업들이다.

 

국내 디지털 경영 기업의 대표주자인 네이버의 올 2분기 매출 1조6635억원, 영업이익 33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4%, 8.9% 증가한 것으로 공시됐다. 카카오도 올해 1분기 매출 1조2580억원, 영업이익 1575억원을 올렸다고 6일 공시했다. 작년보다 각각 45%, 79% 증가한 수치다. 전통적 미디어 업체인 지상파 방송사들의 연간 매출을 다 합친 만큼을 네이버와 카카오의 1분기 매출에 거둔 것이다.

 

빅테크 기업의 괄목 성장은 디지털 경영 때문

 

전통적 경영이라고 하면 창업가와 경영자의 리더십과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능력’이란 말 속엔 기술적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영업과 마케팅 기획 능력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개념이긴 하나 아무튼 경영자 1인 혹은 극소수 인재들에게 기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조직이다. 여기에 경영자들이 혁신 능력을 갖추면 기업을 비약적인 성장의 길로 이끌 수도 있다.

 

디지털 경영, 정확하게는 디지털 시스템 경영은 어디서 유래됐는가. 컴퓨터 비즈니스 기업들이 지난 수십년간 치열하게 경쟁하고 혁신하는 사이에 자연스레 나타나게 됐다. IBM과 같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컴퓨터 기업들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업,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기업들에서 나타났다. 디지털 경영의 선구자는 애플이다. 애플의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디지털 경영’ 기업인가.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삼성 전자는 휴대전화를 팔고 나면 그것으로 고객과의 관계는 일단 소원해지지만, 애플은 끊어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는 애플과 같은 고객과 끈끈한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대세는 ‘구독경제’ 다. 구독경제야말로 디지털 경영의 핵심을 나타내는 단어다. 생산자와 공급자와 소비자들이 수많은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으로 연결된 플랫폼 기업은 일단 디지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시스템 경영이란 경영자에게 의존하는 아날로그 혁신경영을 끊김 없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쉬지 않고 피드백을 받고 버전업 하는 경영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마치 앱 버전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듯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해가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와 같은 디지털 시스템 경영을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된다면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이와 같은 디지털 경영 시스템으로 전 세계적으로 무한증식을 하다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 ‘독과점’ 혐의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선결 조건

 

코로나 유행으로 비대면 기업들이 뜨자 디지털 트랜스포 메이션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 듯하다. 우리나라에선 글로벌 대기업과 IT 강소기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빅데이터와 AI, ERP를 서둘러 도입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 그러면 디지털 신기술을 도입하고 개발자들을 많이 모으면 디지털 시스템 경영을 잘할 수 있는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지금까지 수많은 IT 기업들이 명멸했고 전통적 기업들이 디지털 신기술을 열심히 도입했지만 왜 극소수의 빅테크 기업들만 승승장구 하는가. 그것은 디지털 마인드와 디지털 시스템 구축, 그 시스템을 계속 버전 업 하는 혁신 능력의 소유 여부에 달린 것 같다.

 

이들 셋 중에서도 가장 선결 조건은 디지털 마인드가 아닐까 한다. 디지털 마인드는 과학적 마인드와 수학적 마인드를 기초로 하되, 수요와 유통과 공급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이해하고 운용하고 지속해서 혁신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디지털 마인드가 준비됐다면 그 다음엔 공학적 응용능력이 필요해진다. 공학적 응용능력은 실제로 작업을 거듭해본 경험과 개선의 프로세스를 통해서 쌓여간다.

 

공학 단계에 들어가면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 고기를 잡겠다고 무조건 바다 한가운데 그물을 던질 수는 없다. 대상과 목표를 정하고 문제를 정의한다. 그러고 난 뒤엔 분류한다. 마지막엔 엄밀한 기준에 따른 데이터의 수집, 처리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피드백이다. 피드백 없는 디지털 시스템은 ‘싸구려 기계 덩어리’나 ‘엉성한 소프트웨어 다발’에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의 학습 문화는 ‘속도감 있게’ 이미 존재하는 답을 찾고 쫓아가는 건 능한 반면에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정의하고 구조 세우고 분류하는 데에는 서툴다. 조급증 때문에 차분하게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런 일을 매우 경시하는 풍토가 여전하다. 선진기업으로 국내외 경쟁사를 상대하려면 디지컬 마인드는 피할 수 없다. 교육 탓만 하기엔 시장 환경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발주자도 디지털 마인드 알아야

 

한국에는 글로벌 디지털 시스템 구축 회사, 국내파 솔루션 판매 회사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발주자가 디지털 마인드가 없으면 솔루션을 갖다 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매번 허겁지겁하며 새로 나온 버전, 솔루션을 설치하다가 만다. 발주자가 시스템 구축 회사와 솔루션 사업자들보다 자기 분야에서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디지털 시스템으로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제는 기존 제조업과 서비스업 할 것 없이 IT기업이 아니라도 디지털 경영 시스템을 기획할 수 있는 임원이 내부에 두고 있어야 한다.

 

지금은 디지털 시스템 경영이 IT기업과 IT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기업에서 전통적인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쪽으로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시스템 경영을 도입하지 않는 기업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강조컨대 현재는 IT 테크와 소프트웨어를 제공받는 기업들의 디지털 마인드와 능력이 점점 중요시돼 가고 있다. 왜냐하면, 각 기업의 취급 제품과 소비자, 경쟁 환경이 각 각 다르므로 IT나 AI 기술보다는 디지털 시스템 기획 능력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바야흐로 전산업과 업종, 기업에서 ‘디지털 시스템 경영’의 혁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시스템 경영은 원천기술자가 반드시 앞서간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후발주자들이 기득권의 저항 없이 가볍게 조류를 올라타 원천기술 기업을 추월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그런 예에 속한다. 한국 기업들은 빠른 추격력과 유연성을 살리고 약점인 부실한 데이터 관리력을 보완해 간다면 미국과 중국의 경쟁기업들을 따돌릴 수 있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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