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상영될 뻔한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강천’). 이 영화는 중국 공산당이 ‘항미원조(抗美援朝) 7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금성전투를 소재로 제작됐다.
지난 8월 30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 영화에 대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하자 영화를 수입한 ㈜위즈덤필름은 9월 16일경 이 영화를 개봉하고 가정용 IPTV를 통해 시청하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이 악화하면서 이를 철회했다.
6·25전쟁 당시 휴전협정 체결을 앞둔 1953년 7월 13일. 중공군은 국군이 확보하고 있던 강원도 화천군 금성천 북쪽의 고지들에 대해 12개 사단 23만여 명의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공격을 가해왔다.
금성 돌출부 고지를 지키던 우리 국군(제2군단)은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우리 영토를 뼘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분전했다. 그러나 서울시 면적의 약 1/3에 해당하는 193㎡의 금성 돌출부 지역을 빼앗긴 상태로 휴전되고 말았다.
‘금성전투’에서 우리 국군은 중공군 2만 7,412명 사살, 3만 8,700명의 부상, 186명을 포로로 잡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우리 국군 2,689명이 전사하고, 4,136명의 실종자를 냈으며, 7,548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큰 피해를 보아야 했다.
이 실종자의 상당수는 포로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휴전협정 체결 후 지금까지도 송환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영화 ‘금성대전투’ 중 악마같은 미군 폭격기의 공습으로 금강천 다리가 파괴되자 중공군이 몸으로 다리를 쌓아 도강에 성공해 적들을 섬멸하는 영웅적 전투를 벌였고, 한국군 5만여 명을 섬멸하고 승전을 거뒀다는 내용이다.
또 미군의 무자비한 폭격과 함께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의 대규모 공세가 시작돼 인민군 공병대가 결사항전을 준비했다는 것과, 금강천을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였다는 표현이다.
(사)물망초는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중공군의 침략을 미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국군의 희생을 능멸한 중국 공산당 영화에 대해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위촉하는 위원들로 구성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함으로써 사실상 우리 국민이 제한 없이 이 영화를 시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 부여 후 여러 시민단체와 국민 여론의 질타도 이어졌다.
그러자 이 영화수입 업체인 ㈜위즈덤필름이 9월 8일, 이 영화의 저작권사용계약을 파기하고 영상물등급 신청을 취소하면서 이 영화를 배급하지 않겠다며 국군 용사와 유가족 및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사)물망초 박선영 이사장은 “현재 생존해 있는 탈북 국군 포로 중에는 금성전투에서 중공군에 의해 포로가 된 이들도 있다”면서 “역사의 증인들이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영화를 상영하게 하는 결정을 한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히 유념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하고, 국군 용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이번 결정에 대해 사죄하고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사)물망초는 북한이탈주민 가운데서도 가장 시급히 돌봐야 할 탈북 아동과 탈북 청소년, 그리고 노구를 이끌고 스스로 생환해 온 80세가 넘는 국군 포로 등 탈북노인들을 위한 대안학교와 요양원 건립 등을 통해 북한 주민과 불한 이탈주민의 인권을 증진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연구 및 지원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