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안철수 의원의 당 혁신위원장 사퇴와 당 대표 도전 발표와 함께 닻을 올리지도 못한 채 좌초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2일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돼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에서 정식 임명됐다. 그러나 안 의원이 인적 청산과 혁신위 구성을 두고 당 지도부와 이견을 보이다 사퇴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면서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지만, 혁신위원장 내정자로서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닥쳤다”며 “혁신과 거리가 먼 사람을 위원으로 채워야 한다면, 혁신위에 무엇을 기대한 것인가”라며 인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인적 쇄신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당원과 국민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말뿐인 혁신, 쇼에 불과한 혁신, 들러리 혁신에 종지부를 찍겠다”면서 “진짜 혁신, 살아있는 혁신, 직접 행동하는 혁신 당 대표가 되겠다. 우리 당이 잃어버린 진짜 보수 정당의 얼굴을 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안 의원은 최형두 의원,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 박은식 전 비대위원 등을 혁신위원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이 중 이 위원장과 박 전 비대위원을 제외하고 호준석 대변인과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포함시킨 명단으로 언론에 발표했다.

이를 두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국민의힘 자진해체 답, 내란본당 국민의힘이 갈수록 가관”이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 “국민의힘 8분짜리 혁신위, 기네스북 등재는 따 놓은 당상”이라면서 “역시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는 정당임이 다시 증명됐다”고 비꼬았다.
이어 송언석 원내대표 및 쌍권, 그리고 친윤 주류를 향해 “안 의원을 바지사장으로 앉혀 놓고, 실권은 여전히 자신들이 뒤에서 행사하려고 혁신위원회를 띄웠다가 들킨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재관 대변인은 “정광훈 영입해서 당 대표 만드는 것이 국민의힘다운 혁신일 것이다. 실력은 없으면서 욕심만 철수 안 한 안 의원, 또 철수할 것이 뻔한데 당 대표 선거에는 왜 나가려 하십는가. 자중하라”고 충고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 역시 “날치기 후보교체 쇄신하랬더니 날치기 혁신위, 국민의힘은 그 자체로 악성 종양”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치사에서도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한밤중 ‘날치기 대선후보 교체’를 쇄신하랬더니, 이번에는 ‘날치기 혁신위’인가”라며 “내란본당으로서 제대로 된,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조차 내놓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그 어떤 일말의 기대조차 가당키나 하겠나”라고 비난했다.
홍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악성종양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자체야말로 대한민국의 ‘악성종양”이라면서 “국민의힘 내의 그 무슨 악성종양을 떼어낼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 자체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도려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