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위원회 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정부는 ‘국정기획위원회’를 꾸려 국가비전을 정립하고 국정과제와 실행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는 디지털 대전환과 인공지능(AI) 강국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이를 위해 ‘AI는 기술과 아이디어로 혁신하는 ‘우리곁의 AI 클러스터’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7일 진행된 네 번째 현장방문 일정은 서울대의 우수한 인재와 낙성벤처밸리-신림창업밸리를 양대 축으로 하는 관악S밸리에서 진행됐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는 정태호 경제1분과장, 김은경 경제1분과 위원, 홍성국 경제1분과 위원, 이종욱 경제1분과 위원이 서울대 측에서는 강건욱 캠퍼스타운 사업단장과 함께 관악S밸리에 입주한 임준호 펫나우 대표, 배성훈 로맨틱로보틱스 대표, 김정호 아르토에이아이 대표가 함께했다.
먼저 정태호 경제1분과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가 IT 강국을 밑거름 삼아 선진국이 됐고, 이를 지속가능성 있도록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AI로 경쟁해야 한다. 정부는 AI 세계 3강을 목표로 국민성장펀드 100조원을 만들어서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AI 기업을 만나는 자리인데, AI 기업을 만날 때마다 정말 신기하고 새로운 시대가 온 것 같다”며 “현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국정과제로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준호 펫나우 대표는 “최근 구조된 유기견은 마이크로칩도 보호자도 없고, 긴급 치료가 필요했다”며 “우리나라는 연간 유실되는 동물이 13만 마리, 마이크로칩 이식률은 20%, 미국은 유기동물이 650만 마리이고, 보험 가입률은 우리나라가 1.4%, 미국은 2.5%에 그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펫나우는 ‘거부감 없이 편리한 강아지 신원확인 방법이 없을까?’에서 시작했다.
펫나우는 견주가 스마트폰으로 강아지의 비문(코의 무늬)을 촬영해 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생체인식 문제를 해결한다. 이는 실종 시 되찾는 비율 상승, 스마트폰만으로 강아지 신원 확인이 가능, 마이크로칩을 대체해 침습이 필요 없고, 강아지의 MRI·CT 촬영도 가능하다.
전 세계 20여개 업체가 이 같은 기술 확보에 도전했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강아지의 코를 선명하게 촬영하지 못하고, 인식률은 70~80%에 그쳤다. 회사는 ‘추적-초점-판별’ 등 3종의 독립된 AI가 자동으로 0.05초마다 코를 촬영해 정확도가 99.998%에 달한다.
이 기술로 61개 특허 출원, 18개 특허 등록, IEEE Access에 국제 논문 출판 2건, 국제 표준 제정 리딩 1건 등의 성과를 냈다. 또 주요 수상으로는 미국 CES 최고혁신상 등 다양한 상을 탔으며, 강아지 생체인식 시장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8000만 달러의 블루오션으로 성장 가능성도 크다.
임준호 대표는 “현재 국가동물등록은 마이크로칩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 기술 등록이 늦어지면 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이 실제 체감 가능한 꼼꼼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회에 2년전 발의됐다가 폐기된 ‘동물 생체인증 도입법’이 재발의된 만큼 농림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발표를 마쳤다.

이어 로맨틱로보틱스는 물류·제조업이 노동강도로 인한 구인난 해결을 위해 지속해서 로봇 도입을 고려하는데서 착안해 로봇+맨+테크놀로지, ‘기술로 로봇과 사람을 잇다’를 모티브로 시작됐다. 하지만 설비간 호환성 및 환경의 비정형성으로 고도화된 로봇 기술이 필요하다.
배성훈 로맨틱로보틱스 대표는 “로봇이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정 과정 및 장비 간 호환성’, ‘이동 및 비정형 환경’에서 정확성이 요구되지만 디팔레타이징 작업, 고정된 위치의 정해진 작업 수행, 팔레타이징 후 포장 이송 작업, 분진·가림 등으로 인식 변동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또 바람이나 외란 등으로 제어 정확도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착안해 로맨틱로보틱스는 ‘피지컬 AI(Phusical AI)’를 활용한 로봇, 공정 자동화를 정확히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회사는 직접 모바일 머니퓰레이터를 개발하고 제어해 공정과 호환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는 비전-언어-행동(Vision-Language-Action, VLA) 등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로봇을 제어한다. 또 강화학습 및 엔비디아 플랫폼에 기반해 다양한 환경 및 복잡한 제어가 가능한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AI를 제공하고 있다.
배성훈 대표는 “다양한 시뮬레이션 및 AI를 활용해 제조·물류 현장에 로봇 시스템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종으로 제조·물류업의 엔드투엔드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발표를 마쳤다.
아르토에이아이는 음성인식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김정호 아르토에이아이 대표는 “회사는 온디바이스 음성인식 특허 출원 2건, 국가 R&D 과제 15건 이상 수행 이력, 20편 이상 우수학회 논문 발표, 2023 메타스파크 AR(Meta Spark AR) 콘텐츠 공모전 수상 등 R&D 기술에서 우수한 역량을 갖췄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아르토에이아이는 음성주문이 가능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음성 제어 전자식 기술교범, 키워드 감지 기반 광고 기술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김정호 대표는 “음성 제어 전자식 기술교범을 예를 들면 ‘낙뢰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해?’라고 말했을 때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낙뢰 상황에서 초동대응 방법을 기술교범을 통해 알려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아르토에이아이의 키워드 감지 기반 광고 기술은 ‘지난주’, ‘토요일’, ‘차량’, ‘안쪽’, ‘카메라’, ‘영상’ 등 특정한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이를 통합 인식해 “지난주 토요일에 차량 안쪽 카메라 영상을 확인해 줘”라고 문장화 해 신속하게 전달 가능하다“며 발표를 마쳤다.

3개 기업의 발표가 끝난 뒤 강건욱 서울대 산학협력단 사업부단장은 “저희가 서울대 안에 AI 클러스터를 만들고 있는데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부족한 게 한계”라며 “전력 사용은 AI기업에 중요한 만큼 정부의 지원을 통해 충분히 AI 기업이 운영하고 기술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전력을 공급받는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태호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장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현장 체험은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