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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0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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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보다 혁신적인 행정기구 개편이 우선

-윤영무의 기후칼럼

 

15세기 유럽은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미지의 바다로 나아간 탐험가들은 신대륙을 발견했고 세계는 거대한 시장으로 엮여 들어갔다. 지원의 흐름, 사람의 이동, 문화의 교류가 오늘날의 세계 질서를 낳았다. 당시의 항해는 모험과 탐욕, 전쟁과 약탈을 동시에 저질렀지만 인류사적으로 세계를 하나로 묶는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지금 한국은 또 다른 의미의 대항해 시대에 서 있다. 과거처럼 바다를 건너 금은보화를 가져오라는 게 아니라, 사람과 문화라는 보물이 국경을 넘어 흐르는 시대, 물건만 수출하던 것에서 벗어나 사람과 관계, 신뢰와 연대를 수출하고 교류해야 한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지금 한국은 세계적 위상과 경제력을 지녔음에도 글로벌 시민의식과 문화적 개방성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곳곳에 있지만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교환학생은 늘어 나지만 깊은 우정으로 맺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쓴다지만 한국인은 외국에서 소비하기 바쁠 뿐, 외국인들을 진정한 친구로 만들지 못한다.

 

필자는 한국인 한 사람이 외국인 한 사람씩 친구를 맺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거창한 글로벌 프로젝트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에 또 다른 세계를 받아들이는 경험이다. 그것이 한국이 여는 21세기 대항해 시대다.

 

문제는 제도다. 지금의 행정 개편은 대체로 권력구조의 재편이나 인사 교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행정부처의 이름을 바꾸고 몇몇 기능을 합치거나 떼어내는 것으로는 새로운 항해의 돛을 올릴 수 없다. 사람을 바꾼다고 배가 큰 바다로 나아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행정 개편도 사회제도도 문화 인식도 모두 이 항해를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작은 나라가 아니다. 세계 속에서 관계를 맺고 책임을 지고 문화를 나누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이 있다.

 

대항해 시대의 바다에는 폭풍도 많았다. 미지의 대륙은 낯섦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항해를 멈추지 않았기에 오늘의 세계가 열렸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의 안온한 항구에 머물러선 미래가 없다. 세계 속에서 우정을 나누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인류와 함께 가치를 만들어 가는 내부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이제 제국적 시장 개척을 떠올리자. 물론 옛 제국주의의 폭력적 시장 침탈이 아니다. 상호 존중과 문화 교류, 지식의 개방을 통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행정기구도 글로벌 상생이라는 차원에서 혁신적으로 기능을 바꿔보자. 여기에 대항해 시대의 개척과 모험 정신을 불러내 우리의 것으로 만들면 거대한 글로벌시장을 건널 수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대외적으로 우리의 기술 초격차를 확보하며, 외교를 단순한 안보의 언어가 아니라 산업과 시장을 여는 경제외교의 무대로 만들어 나가자.

 

그리하여 수출입국의 기치로 성장해 온 한국은 이제 혁신 입국, 글로벌 네트워크 입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압력과 미국의 구도 속에서 ‘끼인 나라’로 전락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두 번째 기적은 오로지 새로운 돌파구, 닻을 올리고 21세기 대항해에 나서는 우리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단군의 건국이념, 홍익인간 정신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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