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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3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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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이 내린 선물’이라던 가루쌀, 2년 만에 40% 하향 조정

 

올해 1만여 평의 논에다 가루쌀을 심었던 H씨(65세)는 내년부터는 가루쌀을 심지 않을 거라고 했다. 2년 전부터 일반미(신동진) 농사 면적을 줄이고 가루쌀을 심었다는 H씨는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니 어디 농사를 짓겠냐"고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가루쌀은 쌀 품종이지만 전분 구조는 밀과 유사한 새로운 식품 원료다. 한자어로는 분질미()라고 하는데 '쌀빵'을 보다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2023년부터 추진되었던 가루쌀 정책에 대해 정부가 2년 만에 목표를 대폭 하향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6월 발표한 가루쌀 정책의 생산목표를 2024년 12월 전격 하향조정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농정과제로 추진되며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시장성을 검증할 기본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윤 정부가 추진한 대표적인 농정 실패라는 지적이다.

 

당초 2025년 가루쌀 생산 목표는 면적 15.8천 ha, 생산량 7.5만 톤이었다. 그러나 농산부의 개선방안(수정안)에는 면적 9.5천 ha, 생산량 4.51만 톤으로 모두 39.9% 하향조정했다.

 

정황근 전 농식품부 장관이 ‘신이 내린 선물’이라 극찬했던 가루쌀 정책이 시행 2년 만에 ‘속도 조절’이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의 정책 실패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식품부가 가루쌀 제품화 지원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정작 가장 핵심인 ‘시장성’을 검증할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가루쌀을 활용한 가공식품·외식상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21억 2,218 만원, 2024년 36억 9,359만원, 2025년 50억원 등 총 108억원이 넘는 예산을 ‘가루쌀 제품화 패키지 지원사업’에 투입했다.

 

이에 50개 업체에서 368개의 가루쌀 활용 제품을 출시했으나, 이 중 39개 업체는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았음에도 가루쌀 제품에 대한 시장 매출 실적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해당 제품들이 시장에서의 수요와 판매동향 등에 대해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25년 가루쌀 제품 지원에는 2023년과 2024년에 참여했던 농심, 삼양, SPC 삼립, 샘표, 해태제과, 풀무원 등 다수의 대형 식품업체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조차 가루쌀의 낮은 시장성과 기술적 한계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가루쌀이 ‘밀가루 대체’라는 당초 포부와 달리, 생산된 물량의 대부분이 재고로 쌓이거나 밀가루 대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산 가루쌀 생산량 20,704톤 중 가공용으로 판매된 물량은 10.7%인 2,213톤에 불과하며, 나머지 약 1.8만 톤이 재고로 쌓여있다.

 

농식품부는 이 중 1.5만 톤을 주정용(술의 원료)으로 소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밀가루를 대체해 식량 주권을 강화하겠다던 가루쌀이 대부분 주정용으로 쓰이는 것은 정책 실패를 용인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28일 “정책 발표 당시 2027년까지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하겠다던 원대한 목표는 어디 가고, 정책 시행 2년 만에 목표치를 40% 가까이 깎아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는 소비량 확대 부진, 밀가루 대비 높은 비용, 그리고 가공업체들의 저조한 수요 등 총체적인 문제가 빚어낸 농정 실패의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매·수요 기반 확보 없이 오로지 생산만 독려한 윤석열 정부와 정황근 전 장관에게 실패한 가루쌀 정책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는 실패가 예견되었던 가루쌀 정책을 재점검하고,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근본적인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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