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히말라야 산맥을 뒤덮었던 수천 년의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르포기사는 단순히 빙하가 녹는 모습을 넘어,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심각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산악 지대에 자리 잡은 육상 빙하(Mountain Glaciers)의 소 실이 지구 생태계와 인류 문명에 미치는 치명적인 위험에 주목해야 할 때다.
지구 담수의 주요 저장고이자, 수십억 인구의 생명줄인 강물의 근원인 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녹아내리는 것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 안보, 물 부족, 해수면 상승을 가속하는 존망의 위협이다.
◇ 북극 빙하 녹아도 해수면은 높아지지 않는다
기후 위기로 인한 빙하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영향력은 위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북극이 녹으면 바다가 넘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수면 상승의 핵심은 북극해 바다 얼음이 아니라 육상 빙하의 소실이다.
사실상 북극해 해빙은 녹아도 해수면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북극해의 얼음 대부분은 바다 위에 떠다니는 해빙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르면 해빙은 이미 자기 부피에 해당하는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다. 따라서 해빙이 녹아 물이 되어도 바다의 총량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나사(NASA)의 아이스브리지(ICE Sat-2) 관측에 따르면, 북극 해빙의 두께와 면적은 지난 40년 동안 약 40%가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감소가 해수면 상승을 일으킨 양은 1mm 이하다. IPCC 6차 보고서는 해빙 소실은 해수면 상승에 측정 가능한 영향이 없다고 명시했다.
즉, 북극 바다 얼음의 감소는 생태계 파괴, 북극점 반사율 감소 등 중요한 문제지만 직접적인 해수면 상승 요인으로는 크지 않다. 반대로 육상 빙하는 녹는 순간 해수면을 직접적으로 끌 어 올린다. 육상에 쌓인 빙하는 바다 위가 아니라 육지 위에 존재한다. 이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새로운 물이 바다에 추가되는 것이므로 해수면을 빠르게 상승시킨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약 67%가 육상 빙하와 그린란드, 그리고 남극 빙상이 원인이다. 1990년대 이후 육상 빙하의 연평균 손실량은 연간 2700억 톤이라고 나사의 Grace 위성 자료는 밝히고 있다.
이는 매년 미국 플로리다주 전체 가 300m가량 물에 잠기는 양과 동일하다. 육상 빙하의 감소는 북극 해빙과 달리 단순한 상징적 위기가 아니라 진짜로 바다를 높이고 해안 도시의 생존을 위협하는 실질적 요인이다.
◇히말라야의 붕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빙하 손실 지역 중 하나
최근 외신에 따르면 히말라야의 빙하 붕괴는 그 규모와 속도에서 과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히말라야 빙하의 녹는 속도는 2000∼2020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다. 지난 40년 동안 평균 기온이 1.8도 상승해 일부 고산 지대는 북극보다 빠른 온난화 속도를 보였다.
네팔과 부탄 일대의 빙하 호수는 현재 1000개 이상이고 그중 47개가 즉각 붕괴 위험 등급을 받았다. 지구의 온도 상승은 빙하 자체를 녹일 뿐 아니라 빙퇴석을 붙잡고 있던 영구동토층을 녹여 구조적 붕괴를 유발한다.
최근 2달 사이 보도된 사례들은 대부분 빙하, 빙퇴석, 토석류가 한꺼 번에 무너져 마을을 쓸어버리는 형태였다. 외신들이 전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산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빙하 붕괴 현장이다. 수만 톤 규모의 얼음과 바위가 초당 수십 미터 속도로 계곡을 쓸어 마을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지역 주민들은 산이 폭발한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현장 조사에 따르면, 붕괴 지점은 수십 년 동 안 마을을 지켜주던 안정된 지형이었다. 그러나 영구동토 층이 2~3년 사이 약 30% 손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기후 데이터가 예측한 붕괴 위험이 실제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작년 8월의 어느 따뜻한 날도 그랬다. 370명이 거주하는 외딴 마을인 타메는 에베레스트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빙하가 녹아 마을 위 높은 곳에 10년 넘게 빠르게 물이고 여 생긴 호수는 너무 외딴곳에 있어서 아무도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다. 그 여름날, 주변 산의 바위가 수백 피트 높이에서 떨어져 이 호수에 떨어졌고, 엄청난 양의 물이 쓰나미처럼 밀려났다.
이 물은 계곡을 따라 반 마일 정도 흘러내려 다른 호수로 흘러들면서 더 많은 물을 끌어 올렸다. 곧 1억 갤런의 물이 마을을 향해 내리막길로 흘러내렸다. 테임즈에 있는 사람들은 점점 더 커지는 함성을 들었다. 물이 거세게 밀려들 때쯤, 마을 일부는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변했다. 병원은 사라졌고, 학교는 파괴되었다.
스무 채의 집과 트레킹 숙소 그리고 감자밭이 모두 휩쓸려 나갔다. 빠르게 따뜻해지는 히말라야산맥 전역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는 수천 개의 고지대 호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사실상 눈사태와 지진으로 인한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 수 천 가지의 새로운 원인을 제공한다.
낙석이나 눈이 얼어붙 은 빙하에 떨어지면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얼음이 녹아 호수를 형성하면, 같은 낙하물이 홍수를 일으켜 마을, 숙박시설, 수력 발전소 등 그 경로에 있는 모든 걸 위협할 수 있다.
히말라야가 무너지면 전 세계가 흔들린다 히말라야는 아시아 20억 인구의 물길을 관리하는 거대한 수자원 창고다. 갠지스, 브라마푸트라, 양쯔강 등 10여 개 초대형 하천이 빙하수에 의존한다. 빙하 손실이 가속하면 건기 시 물 부족 증가, 이로 인해 글로벌 식량 가격에 영향 을 미친다. 빙하 호수 범람은 지난 20년간 발생 횟수가 2배로 증가했다.
1회 범람 시 최대 수억 톤의 물과 토석류가 아래 계곡 을 덮칠 수 있다. 히말라야, 알프스, 안데스 등 비극지방 빙하의 총소실은 2000년 이후 해수면 상승의 약 21%를 차지했다. 즉, 히먈라야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지역적 사건이 아니다. 전 세계 기후 해수 식량 시스템과 직결되는 문제다.
◇ 히말라야의 경고
진짜 위험은 육지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북극해 얼음은 생태계와 반사율 문제를 남기지만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히말라야와 그린란드, 남극과 같은 육상 빙하의 붕괴는 우리 발밑의 도시와 해안선의 지도를 바꿔놓을 문제다.
지금 지구가 내보내는 신호는 명확하다. 해수면 상승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산 하나가 붕괴하는 영상 속에서 이미 현실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북극곰이 사라지는 상징적인 장면만 바라볼 수 없다.
이제는 “빙하기 녹으면 바다가 어떻게 높아지고 그 바다가 우리 도시를 어떻게 위협 하는가?”라는 실제적 데이터를 보아야 한다. 그 첫 경고가 바로 히말라야에서 몰려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