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은 23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누카가 후루시로(Nukaga Fukushirō) 의장이 해산조서를 낭독해 전격 해산됐다. 오늘 다카이치 사나에(Takaichi Sanae) 일본 총리는 오전에 각료회의를 열고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다.
일본은 제220회 정기국회가 23일 소집됐다. 이날 오후 1시 무렵에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 기하라 관방장관은 보라색 보자기에 싸인 해산조서를 누카가 중의원 의장에게 전달했다. 누카가 의장은 이를 받아들고 “일본국 헌법 제7조에 따라 중의원을 해산한다”고 해산조서를 낭독해 중의원이 해산됐다.
정기국회 소집일에 중의원을 해산한 것은 1966년 12월에 사토 수상이 실시한 이래 60년 만의 일로, 정기국회가 1월에 소집되게 된 이후로 처음이다.
중의원이 해산된 데 따라 일본 정부는 임시 각료회의를 열고 이달 27일 중의원 선거를 공시하고 다음달 8일 투·개표하는 중의원 선거 일정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중의원 선거 실시는 2024년 10월에 선거를 치룬 이후 처음이며, 내달 8일로 투표가 결정되면서 해산에서 투개표까지의 기간은 16일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가장 짧다.
이번 선거는 다카이치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찬반과 소비세 취급을 포함한 고물가 대응, 외교안보 정책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야당은 이날부로 사실상의 선거전에 들어가게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본회의가 열리자마자 곧바로 ‘해산’시켰다. 다카이치 총리의 의도는, 높은 총리 지지율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타이밍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 약 3개월 만에 60~70%대의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 지지율에 기반해 조기 총선을 통해 정권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 같은 높은 개인 지지율을 LDP(자민당)의 의석 확대로 연결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전임 이시바 정권의 실패로 약화된 여당 기반을 재정비하려는 이유다. 이시바 전 총리 시절 자민당·공명당 연립은 참패를 겪었고, 의석이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일본유신회(JIP)와 새로운 연립을 구성했지만, 이 역시 하원에서 겨우 과반을 얻는데 그쳤다. 따라서 조기 총선은 취약한 연립 기반을 안정적 다수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정책 추진을 위한 ‘정당성 확보’다. 다카이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나를 총리로 선택할지 판단하도록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명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가 대책, 소비세 조정 논의, 방위력 강화 및 안보 전략 개정 등 굵직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중국과의 외교 갈등 속 ‘안보 선거’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가능성을 언급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일본에 대해 공급망 등 경제·외교적 압박이 증가했고, 이는 오히려 ‘강한 일본’을 내세우는 보수층 결집 효과를 노린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전격 해산은 정치적 모험을 한 것이면서도, 계산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높은 지지율, 취약한 연립 기반, 정책 추진 동력 확보, 안보 이슈 등 여러 요소가 맞물린 가운데 내린 의도적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중의원 해산에 따라 곧바로 이어지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의석 싸움에 그치지 않고, 일본의 경제·안보·재정 노선을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