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입주물량이 줄어들고 1인가구 중심의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중심으로 물량이 공급되면서 2인 이상 가구의 전셋집 구하기는 또다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혈전이 될 전망이다. 올 봄 이사철 전세난의 해법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다.
에디터 최은성 객원기자 도움말 채훈식(부동산1번지 리서치 팀장), 김은경(대한생명 부동산전문 컨설턴트)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전셋값이 다시 ‘꿈틀’ 거리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3.4% 올라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바 있다. 이런 한 전셋값 급등의 여파와 겨울 비수기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작년 12월과 올 1월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점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 3월은 전세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달이다.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 자료를 바탕으로 1986~2011년까지 26년간 월별 평균 전세가격의 전월 대비 증감률을 비교한 결과 2월 전셋값 상승률이 1.6%를 기록해 연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어 3월 1.5%와 9월 1.2%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봄 이사철은 통상 3~4월로 보지만 실제 이사 수요는 설 직후부터 움직이는데다 최근 3년간 전세난이 이어져 봄에 결혼하는 신혼부부도 연초부터 전세 구하기에 뛰어들면서 2월부터 시작된 전세 전쟁은 3월에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전세난, 그 원인은?
물론 몇 년째 봄과 가을이면 지속되고 있는 전세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주택 구입을 꺼리는 심리가 시장에 퍼져 있는 탓이다. 매수심리가 바닥이다 보니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양도세를 완화하여 거래 활성화를 도모하려 하지만 대출규제와 맞물려 큰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거기에 대내외 경제변수의 불안도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또 소형 주택의 인기를 따라 현재 도심과 수도권 내의 신규공급물량은 1인 가구 중심의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2인 가구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용 부동산의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입주 예정 아파트가 3만3000여 가구로 작년 1분기 계획 물량 4만6611가구에 비해 28%, 작년 4분기6만5815가구에 비해서는 절반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세물량이 지역적으로 수급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세 수요자들은 4월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3월부터는 움직여야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전세난 탈출하려면...
끝없이 오르기만 하는 집값에 웬만한 자금으로 내집마련은 꿈도 못 꾸고 전셋집도 입지나 환경이 좋은 강남 같은 경우에는 그 가격이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에 해당할 정도로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전세난에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신규 아파트가 아니라 10년 이상 된 아파트는 서울을 비롯한 경기, 인천 수도권에서 1억~3억원대로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10년 이상 된 아파트에서 전세를 구할 경우에는 아파트가 신규에 비해 노후되기는 했지만 이미 개발된 상태라 교통, 학교, 쇼핑 등 기존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역세권에 위치하고 비교적 규모가 있는 아파트를 선택하면 좋다. 도보 10분 이내 정도의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며 1천 가구 이상의 대단지라면 주변에 생활편의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직장생활을 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부족한 전세자금은 대출을 활용하라
비싼 전세금은 새 집을 구하려는 전세 수요자들의 최대 걸림돌이다. 서울 웬만한 주택의 전세금도 기본 ‘억’ 단위라 특히 처음 집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겐 부담이다. 그렇다면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상품을 챙겨보는 게 유리하다.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원하는 전세대출은 금리가 낮다. 현재 농협과 기업, 신한, 우리, 하나은행에서 취급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은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대출’과 ‘저소득 전세자금대출’ 두 가지가 있다.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대출’은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전셋집을 구할 때 이용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라도 대출자 개인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결혼 5년 미만, 혹은 곧 결혼을 앞둔 대출자는 연소득 3500만원까지 허용된다. 예식장 계약서 등을 제출한 뒤 2개월 안으로 혼인신고를 한 주민등록등본을 은행에 내면 된다. 금리는 연 4%이며 전세금의 70% 내에서 최대 8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소득이 더 적은 사람들은 ‘저소득 전세자금대출’을 노려볼 만하다. 가구소득이 월 최저생계비 4인 가구 기준 143만9000원의 2배가 넘지 않는 무주택자는 시·군·구청장 추천을 받아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전세금이 지역별로 수도권 과밀억제지역은 1억원, 수도권과 광역시는 6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대출금은 전세보증금 한도의 70% 이내다. 금리는 연 2%대이며 15년 동안 나눠서 갚으면 된다.
전문가 추천, 1억~3가격대별 전세 베스트
1억원대 전세 아파트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성2차
대림동 우성2차는 109㎡ 120가구로 구성된 단지로 1992년도에 입주했다. 지하철 2, 7호선 대림역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단지로 출퇴근이 편리하다. 교육시설로는 대동초, 도신초가 가깝고 이마트, 영등포 롯데백화점, 애경백화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1억8000천만~2억선에 전세가 나오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10단지
상계주공10단지는 49~95㎡로 구성된 2654가구의 대단지로 1988년 9월에 입주했다. 지하철 7호선 마들역, 4, 7호선 노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틀리플 역세권 단지로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교육시설로는 동일초, 노원고가 인접해 있고, 롯데백화점, 2001아울렛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중랑천이 가까워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79㎡의 경우 1억4000만~1억5000만원 선이고, 95㎡는 1억6000만~1억8000만원 선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다.
인천 부평구 청천동 금호
청천동 금호아파트는 1998년 10월에 입주한 2539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79~161㎡로 구성됐다. 인천 지하철1호선, 7호선 연장선 부평구청역이 올해 10월 개통될 예정인 더블 역세권 단지로 7호선이 연장되면 강남까지 한번에 도착할 수 있어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79㎡의 전세가격은 1억2000만~1억3000만원 선이고, 109㎡의 전세가격은 1억6000만~1억8000만원 선이다.
2억원대 전세 아파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상록우성
정자동 상록우성은 76~191㎡로 구성된 1762가구 단지로 1995년 6월에 입주했다. 신기초, 백현초, 백현중, 정자중 등이 위치해 교육환경이 우수하고 이마트, 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 생활편의시설을 이용 할 수 있다. 신분당선과 분당선 정자역이 도보 5분 거리인 역세권 단지로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76㎡는 2억~2억2000만원 선에, 86㎡는 2억4000만~2억8000만원 선에 전세 매물이 나와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6단지
1986년 11월에 입주한 단지로 66~181㎡, 1362가구로 구성됐다. 교육시설로는 경인초, 양정중, 월롱중, 양정고, 한가람고 등 우수학군이 인접해 있다. 생활편의시설은 이대목동병원이 단지 옆에 위치해 있고, 행복한세상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도보로 이용 가능한 역은 없지만, 단지 앞 버스를 이용해 지하철2호선 영등포구청역, 5호선 오목교역을 이용 할 수 있다. 66㎡는 1억8000만~2억2000만원 선이고, 89㎡의 전세가격은 2억6000만~2억9000만원 선이다.
3억원대 전세 아파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푸르지오
반포동 푸르지오는 공급면적 62~105㎡로 구성된 237가구 단지로 2000년 10월에 준공된 새 아파트다. 계성초등학교가 단지와 접해있고, 반포초, 반원초, 세화여중·고 등이 인접해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9호선 신반포역은 도보 5분 거리이고, 3, 7, 9호선 환승이 가능한 고속터미널역도 도보로 이용이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 등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72㎡는 2억9000만~3억3000만원 선에 76㎡는 3억2000만~3억5000만원 선에 전세 시세가 형성돼 있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 산본래미안하이어스
산본동에 위치한 래미안하이어스는 2010년 9월에 입주한 아파트로 2644가구의 대단지다. 84~212㎡로 구성됐으며, 1, 4호선 금정역이 도보로 10분 거리다. 교육시설은 관모초, 광정초 등이 위치해 있고, 이마트, 뉴코아아울렛, 산본제일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114㎡의 경우 3억2000만~3억4000만원 선에 거래가 가능하다.
보너스 정보
입주 2년차 아파트, 전세 물량 풍부
어느 정도 자금 여력이 있다면 입주 2년 차를 맞는 단지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2년에 한번씩 계약을 갱신하는 전세 특성상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전세 물건이 한꺼번에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