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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뭍으로 나온 아이들 진도 조도초등학생들의 꿈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지난 92060명의 섬 마을 아이들이 뭍으로 나왔다. 진도군 조도면 조도초등학교 아이들이었다. 광명시와 성남시, 부여군을 돌며 다양한 체험을 하고 돌아간 섬 마을 조도초등학교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박한 모습을 지금 바로 소개한다.

 

세월호의 아픔이 잠들어 있는 진도군에는 군 관할 내에서도 오직 섬으로만 구성된 조도면 이라는 지역이 있다. 그리고 그 조도면에는 조도초등학교라는 유일한 초등학교가 있다. 조도초등학교는 조도면에 위치한 본교 하나와 관사도의 관사 분교, 서거차도의 거차분교, 대마도의 대마분교로 구성된 작은 학교다. 전교생은 60명밖에 되질 않지만, 이마저도 본교에 대부분 학생이 몰려있어 3개의 분교에는 학생 2~4명이 고작인 도서·벽지 학교다. 조도초등학교는 진도군 내에서도 유일하게 섬에 떠 있는 학교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항상 바다를 바라보며 육지로 나가는 꿈을 꾼다.

 

소원을 말해봐’, 광명동굴의 기적

 

920일 새벽을 깨고 두 대의 버스가 광명시의 명 물 광명동굴에 도착했다. 6시간 가량 버스를 타는 강행군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움과 기대가 가득했다. 버스에서 하나 둘 내리는 아이들은 모두 개량 한복을 입고 있었다. 1학년 부터 3학년까지 아이들은 노란 저고리에 갈색 바지를 입고 있었고, 4학년부터 6학년 고학년 아이들은 보랏빛 저고리에 갈색바지를 입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까르르 웃어댔다.


 


아이들의 첫 일정은 광명동굴 탐험이었다. 아이들 대부분 난생처음 동굴에 들어가 보는 일이었기에 얼굴에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함께 서려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두려움 섞인 얼굴도 동굴에 들어서자 한 순간에 날아갔다. 입구를 지나 웜홀광장에 도착한 아이들은 우와!”라는 감탄사를 연신 자아내며 커다란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려댔다. 웜홀광장으로 난 길을 따라 아이들은 아쿠아월드로 잰 걸음을 옮겼다. 동굴 지하에서 나오는 1급 암반수를 이용해 만든 수족관을 보자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뛰어가 동굴에 어떻게 물고기가 살아요라며 재잘댔다. 동굴 속에 수족관이 있으리라 상상도 못한 아이들은 이리저리 수족관을 돌아보며 물고기들과 눈을 맞췄다.


 


아쿠아월드를 지나 아이들은 금빛으로 물든 황금 길을 걸었다. 실제 금광이었던 광명동굴에 대해 설명하자 아이들은 아직도 진짜 금이 있어요?”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여전히 황금이 묻혀있다고 답하자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금을 캐러 갈 사람들처럼 들떠했다. 몇몇 아이는 황금궁전 안에 있는 동굴요정 아이샤앞에서 작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묻자, 김예지(10)양은 여신님께 비밀 소원을 빌었어요.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말해줄 수 없어요라고 말하며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

 

번쩍이는 황금 길을 지나 도착한 곳은 신비의 용이 살고 있는 동굴지하세계였다. 영화 반지의 제 왕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한 웨타 워크숍(Weta Workshop)’에서 제작한 용으로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하며 위엄을 뽐냈다. 송도영(10)군은 이렇게 큰 용은 처음 봐요라며 저기에 골룸도 있어요라고 말한 뒤 골룸을 보고 깔깔댔다.

 

동굴 밖을 나오자 따사로운 가을 햇빛에 잠시 눈이 부셨다. 서늘했던 동굴 안에서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더운지 고사리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조연수(10) 군은 동굴에 폭포가 떨어져서 신기했 고, 동굴이 생각보다 추워서 놀랐어요라며 귀신의 집도 있다고 했는데 못 갔어요. 다음에 오면 귀신의 집부터 먼저 갈 거예요라며 아쉬워했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낀 광명시

 

폐광의 기적 광명동굴을 둘러본 조도초등학교 아 이들은 동굴 근처에 있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로 이동했다. 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는 로봇전 : 트랜스포머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버려진 기계의 부품, 나무 조각, 일상의 폐품이 모여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로 재탄생되어 아이들을 맞이했다. 아이들은 일상의 재료들로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보며 신기한듯 눈을 반짝였다. 한강호(10)군은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기를 많이 하는데, 오늘 본 것들을 학교에서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며 씨익 웃었다.

 

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 한동안 재활용 로봇을 구경한 아이들은 또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하루 종일 버스를 타고 오면서 지칠 법도 했건만 아이들은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궁금해 하며 버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버스로 10여 분 가량 움직여 도착한 곳은 조선 중기 키 작은 재상으로 유명했던 오리(梧里) 이원익 (李元翼) 선생이 말년을 보낸 충현박물관(忠賢博 物館)’이었다. 나지막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간 전시실(충현관)에서 아이들은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문화해설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었다. 박물관 내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설명을 듣는 도중 아이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숨죽이고 있었다. 하지만 해설사가 질문을 던지자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서로 앞 다투어 손을 들며 저요! 저요!’라고 외치며 정적을 깨트렸다. 이후 박물관을 둘러보며 아이들은 툇마루에 누워도 보고 마당을 뛰어 다니며 옛 선조들의 삶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김지원(10) 양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버스를 타서 답답했는데, 많이 돌아다녀서 좋았어요라며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안내를 도운 광명시 문화관광과 강영숙 주무관은 전국 도서·벽지 문화소외 청소년 초청사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문화 교육과 문화적 체험기회를 주고 있는데 이번에는 멀리 진도군에서 와준 조도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계속해서 청소년 문화 복지 사업을 이어가도록 광명시에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다.

 

꿈을 펼쳐라, 직업 체험 잡월드

 

이튿날 아이들은 성남의 잡월드에서 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은 한복을 벗고 사복을 입고 있었다. 사복을 입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여느 도시 아이들과 구분되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기지개를 펴는 김지우(8)양에게 가서 잘 잤느냐고 질문하자 잠자는 곳이 좋았어요. 그런데 침대에서 뒹굴다가 떨어졌어요라며 헤벌쭉 웃었다.

    


잡월드 입구에 들어서자 드넓은 광장 같은 잡월드 내부가 펼쳐졌고 아이들은 우와라고 소리 지르며 몇 초간 입을 벌리고 서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윗 층으로 이동하는 중간에도 아이들은 신기한 듯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 봤다. 몇몇 아이들은 처음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탄다며 선생님이 설명해줬을 때는 잘 몰랐는데 직접 타보니 신기하다며 눈을 껌뻑였다.

 

오늘 잡월드에서 어떤 직업체험을 하고 싶은지 묻자, 친구들과 장난을 치던 장정우(9)군은 외과의사 체험을 해보고 싶다의사선생님이 꼭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의사가 된다면 잘 할 수 있을지 시험 해보고 싶다. 다른 사람 병을 고쳐 주는 의사가 멋있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나눠준 티켓을 받아든 아이들은 어린이 체험관으로 들어갔다. 실제 마을처럼 꾸며진 어린이체험관에는 은행, 병원, 소방서, 꽃집, 방송국 등 41개 직업 체험실이 활짝 문을 열고 아이들을 맞이했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아이들은 순식간에 직업 체험실로 흩어졌다. 여자아이들을 따라 간 곳은 꽃집이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테이블에 앉은 아이들은 체험실 강사의 지도에 따라 저마다 예쁜 꽃바구니를 만들었다.

 

꽃집을 나와 어린이체험관 내 복층으로 꾸며진 미로마을로 올라갔다. 미로마을의 병원, 신문사, 레이싱 경기장 체험실 등에선 다양한 직업 체험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인형에게 치과 치료를 해주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치과 의사의 진지함이 묻어났다. PRESS조끼를 입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취재를 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에서도 열정이 흘러넘쳤다. 체험실 곳곳을 취재 하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따라다니다 보니 1층 내로마을의 방송국에서 아나운서 체험을 하는 아이들도 보였다. 데스크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고 또박또박 뉴스를 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실제 아나운서 못지않았다.

 

쉼터에서 앉아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송수빈(13)군은 직업체험관은 키자니아 이후 두 번째라며 평소 선택해 둔 직업은 없었지만 오늘 다양한 체험을 해봤다. 경찰이나, 소방관 같은 직업이 나에게 맡는 것 같다고 했다. 옆에 있던 박주호 (13)군도 오늘 사회복지사, 로봇공학자 등 다양한 체험을 해봤다진짜 하고 싶은 직업은 화가 인데, 화가가 없었다. 아직 그림을 보고 배우는 수준이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멋진 화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3시간 넘도록 계속된 직업 체험에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또 다른 직업 체험을 찾아다녔다.

 

순수한 아이들, 그리고 열정적인 선생님

 

아이들이 직업체험에 빠져있는 동안 선생님들은 잠시 동안 여유가 생긴 듯 어린이체험관 내 마련된 작은 쉼터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 틈을 놓칠 수 없어 선생님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조도초등학교 남화경 교장선생님과 대마분교 강현철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첫 일정이었던 광명동굴은 어땠나?

 

남화경 교장선생님(이하 남). 우선 도서·벽지 청소년 문화사업에 조도초등학교 아이들을 초청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 아무도 찾지 않는 폐광을 이용해 관광산업으로 만들었다는 자체에 너무나 감명 깊었다. 특히 음습하고 찜찜한 다른 동굴과 달리 광명동굴은 너무나 쾌적했다. 특히 아이들이 동굴 안에 있는 아쿠아리움과 식물원을 보고 너무나 좋아했다. 쪼르르 달려와 선생님 햇빛이 없는 동굴에 어떻게 식물과 물고기가 살고 있어요라고 묻더라. 어찌나 좋아하던지 내가 오히려 더 뿌듯했다. 다만 학교 일정을 조금 더 일찍 조정하지 못해 라스코 동굴 벽화전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못 한 것은 아쉽다. 어두컴컴한 동굴의 이미지가 광명동굴을 보고난 뒤 밝은 에너지를 주는 곳으로 바뀌었다.

 

강현철 선생님(이하 강). 광명시에 오기 전 날부터 아이들이 설레 했다. 오죽하면 학부모께서 전화까지 하면서 아이가 잠을 안 잔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그만큼 아이들이 기대했다. 사실 폐광은 나도 처음 와봤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하다. 광명동굴에 오기 전 학교에서 아이들을 불러놓고 동굴에 대한 사전 교육을 진행했다. ‘동굴은 화산 폭발에 의한 용암 동굴이나 지하수에 녹은 석회암 동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동굴에 가면 석주를 잘 찾아보라고 이야기 했는데 광명동굴이 폐광일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선생님인 나도 사전 공부가 부족해 놓쳤다(웃음). 전체적으로 동굴을 잘 꾸며둔 것 같다.

 

Q. 조도초등학교에서는 체험학습을 자주 진행한다고 들었다.

 

. 여러 가지로 부족한 환경에 있다 보니 이론만으로는 아이들에게 설명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기를 바랄 뿐이다. 체험학습은 국가에서 진행 하는 체험 학습이나 지자체 혹은 기업에서 하는 행사가 있으면 공문을 보내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체험학습 외에도 학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천국 같은 학교를 만들어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시간도 따로 마련해 두었고, 아이들 모두 악기를 연주하며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그림을 그리고 장구가 치고 싶으면 장구를 치도록 도와준다. 사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지원해주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많은 돈이 들면 어떤가. 아이들을 위해 쓰는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더 못해주는 것이 마음이 아플 뿐이다

 

. 현재 대마분교 전교생은 3명이다. 본교와 거리가 있다 보니 본교에서 하는 체험을 함께 하기 힘들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교장선생님이 분교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많은 배려를 해주고 계서서 본교 아이들과 똑같이 분교 아이들도 체험 학습을 하고 있다. 배편이 잘 없다보니 체험학습이 있는 날이면 그 전날 미리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지낼 수 있는 숙박도 지원해주신다. 이번 체험학습도 화요일부터 일정이 시작이었는데 대마분교 아이들은 월요일부터 본교와 합류했다. 그리고 일정이 끝나는 목요일도 무리해서 분교 아이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여유롭게 금요일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Q. 도시 아이들과는 다른 면이 있을 것 같다. 조도초등학교 학생들은 어떤가?

 

. 섬 아이들 치고는 발랑발랑하다. 나도 섬 출신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도시아이들에 비해 섬 아이들에게 애착이 많이 간다. 담임선생님으로 일할 적에는 말 안 듣는 아이가 있으면 가끔 밉기도 했는데, 교장 직을 맡고 보니 모든 아이들이 착하고 예쁘게만 보인다. 더 해줄 것이 없는지 매일 매일 고 민이다.

 

. 올해 31일 대마분교로 발령이 떨어져 대마도 에서 1,2학년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지내고 있다. 대마도에 오기 전에 몇 년 동안 교육청 영재교육원 에서 근무하며 영재 아이들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아이들의 맑고 순수함에 빠져버렸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확실히 문화적 소외 현상이 느껴진다. ‘당연히 알겠지라고 생각하고서 이야기한 내용을 모를 때도 많다. 1학년 수업 중에 에스컬레이터를 말했는데 에스컬레이터의 존재에 대해 모르더라. 한 번도 타 본적도, 눈으로 본 적도 없다 길래 움직이는 계단이라고 설명했는데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현장체험을 하면서 에스컬레이터를 보고 이게 에스컬레이터야라 고 설명해주자 단번에 이해하더라. ‘백문이불여일 견(百聞不如一見)’이다.

 

Q. 아이들이 잡월드에서 너무나 즐거워하는 것 같다. 선생님들이 보는 잡월드는 어떤가?

 

. 우선 이렇게 잘 꾸며진 직업체험 공간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너무나 유익했다. 다만 이번에는 잡월드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오느라 아이들 모두 어린이체험관에서 직업체험을 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은 옆에 있는 청소년체험관에서 직업체험을 하는 편이 나았을 텐데 제대로 된 체험을 못 시켜줘서 미안하다. 다음에 올 때는 제대로 준비해야겠다.

 

. 잡월드 체험에 오기 전 아이들에게 직업에 대해 물어봤다.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다 보니 몇 가지 직업 밖에 없는 줄 알더라. 선생님, 어부, 경찰, 이장님을 말하더라. 이장님을 직업으로 알고 있다 (웃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특별한 선물

 

잡월드에서 다양한 직업체험을 즐긴 아이들은 또 다시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다름 아닌 성남시 탄천스포츠센터였다. 조금 뒤 스포츠센터 건물 안에서 정장을 입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다가왔다. 아이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웃어보이던 사람들은 성남도 시개발공사 직원들이었다. 이날 조도초등학교 아이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서 도시개발공사 황호양 사장도 아이들을 맞이하러 나왔다.

 

황호양 사장은 가끔 학교에서 견학을 하고 싶다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문의를 한다. 그런 요청이 있을 때면 언제든지 응하고 있다. 오늘은 멀리 진도에서 아이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나왔다. 조도초등학교 학생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갔으면 한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은 아이들 손을 잡고 탄 천종합운동장에 들어갔다. 푸른 잔디와 붉은 트랙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는 커다란 전광판에는 진도 조도초등학교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환영사가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잔디구장에서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운동장을 누볐다. 푸른 잔디구장을 뒤로하고 아이들은 도시개발공사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아이스링크장으로 향했다. 운동장에서 한껏 땀을 흘리며 뛰어논 아이들에게 아이스링크장은 땀을 식히기에 제격이었다. 마침 빙판을 정비하는 시간이라 얼음 위를 미끌어지는 스케이터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은 그저 은빛 얼음판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행복해 했다.



아이스링크장에서 열기를 식힌 아이들은 성남도시 개발공사가 자랑하는 탄천스포츠센터 볼링장으로 이동했다. 볼링장에 들어서자 36개의 레인이 시원하게 뻗어있었고, 볼링을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경영지원팀 김제흥 씨는 탄 천스포츠센터 볼링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각종 국제대회를 치룰 수 있으며, 국내 최고 시설을 자랑합니다. 최고의 볼링장에서 아이들이 직접 공을 굴려 볼 수 있도록 준비 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을 비어있는 레인으로 안내했다.



볼링공을 처음 만져 보는 아이들은 공이 엄청나게 무겁다며 걱정스러운 듯 이야기 했지만, 얼른 공을 굴려보고 싶은 들뜬 마음이 얼굴에 비쳤다. 레인 끝에 10개의 핀이 올라가고 아이들은 핀을 쓰러뜨리기 위해 하나 둘 공을 굴렸다. 한 번씩 공을 굴린 아이들은 뒤로 물러나 서로 손을 맞잡고 방방 뛰며 크게 웃었다. 볼링 체험을 한 아이들은 아쉬움 을 뒤로한 채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더 보여 줄 것 이 있는지 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은 아이들을 버스에 태우고 탄천스포츠센터를 나섰다.

 

어느덧 시계는 7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얼마 뒤 버스가 도착한 곳은 어느 백숙 식당이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은 우리 아이들이 힘들게 이곳 까지 왔는데 밥 한 끼도 못 먹이고 돌려보내서야 되겠냐. 성남시에선 백숙이 유명하다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탁에는 아이들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백숙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아이들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식사를 해치우고선 또 다시 식당 밖으로 나가 뛰어놀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임희동 총무팀장은 가끔씩 도시개발공사에 이렇게 아이들이 찾아오는데, 제일 귀엽고 밝을 때인 우리 아이들에게 성남도시개발공 사가 무언가 보여주고 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 하다. 또 이렇게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이들이 이런 소소한 것들에 감사하며 즐거워하는 사실에 마음이 벅찰 뿐이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꿈꾸는 아이들

 

성남도시개발공사 일정을 마치고 조도초등학교 아 이들은 버스를 타고 충남 부여로 이동해 다음날 까지 이어진 나머지 일정을 소화했다. 숨 돌릴 틈 없이 빡빡하게 진행되는 일정 속에서도 조도초등학교 아이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체험을 끝 마쳤다. 그렇게 아이들은 뭍에서 한참 동안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으로 돌아갔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학교가 있는 곳으로 말이다. 광명시와 성남시, 그리고 충남 부여에 이르는 23일 간의 짧은 일정을 보낸 진도 조도초등학교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용신에게 소원을 빌었던 광명동굴을 꿈꿀까? 아니면 다양한 직업을 체험했던 잡월드를 꿈꿀까. 그것도 아니라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푸른 잔디를 꿈꿀까? 감히 아이들의 꿈을 상상할 순 없겠지만, 이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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