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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타임(In Time)’과 빈부격차

[영화로 세상 들여다 보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서 부(富)의 편중은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크레딧 스위스의 ‘2016년 세계부자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약 0.7%(3,300만명)에 해당하는 인구가 1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소유했고, 이들이 가진 부는 전 세계 부의 45.6%에 달했다. 올해 1월 영국의 비정부기구(NGO) 옥스팜(Oxfam)은 세계 최고 부자 8명의 총재산이 하위 50%의 재산을 합친 것과 맞먹는 4,260억 달러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필요한 노동력을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통해 채웠고, 이는 부의 공평한 이전을 방해하는 한편, 부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 이로 인해 부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고, 자본주의·시장경제 체제에서 사회·경제적 계급사회를 만들었다. 돈이 없는 한 상위계급으로의 이동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무한한 인간의 욕망 속에서 가진 자들은 자신의 것을 보전하면서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사회시스템을 자신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돈’인 세상…영화 ‘인타임’


커피 4분, 버스요금 2시간, 권총 1정 3년, 최고급 스포츠카 59년. 2011년 개봉한 영화 ‘인타임(In Time)’ 속 물건 가격이다. 영화 속에서 묘사된 미래에서 사람들은 ‘시간’을 매개로 경제활동을 한다. 즉,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시간이 돈’이라는 격언이 아니라 시간이 진짜 ‘돈’인 세상이다. 이 미래에 사는 사람들은 유전자 조작기술의 발달로 25세 이후 노화가 멈추지만, 예외 없이 1년이라는 유예시간을 부여받게 된다. 그들의 시간은 왼쪽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를 통해 표시되고, 이 시계의 13자리 수가 모두 ‘0’이 되면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 일반적으로 돈은 쓰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있지만,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영화는 25살이 되면 더 이상 늙지 않는 대신 지속적인 노동을 통해 시간을 벌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는 극단적인 세상을 묘사했다.


25세가 되면 누구에게나 1년의 유예시간이 주어지고 지속적인 노동을 통해 이를 연장하지 못하면 죽는 세상이기 때문에 빈민들은 끝없는 노동에 시달린다. 그러나 어제까지만 해도 3분, 1시간이었던 커피 값과 버스요금이 오늘 갑자기 4분, 2시간이 되는가하면 33%였던 대출이자가 불과 몇 시간 만에 37%가 되는 세상, 생산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할당량이 늘었다며 임금을 깎아버리는 기업 때문에 늘 부족한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한다. 여유 따위는 없다. 주인공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 분)’가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엄마인 ‘레이첼 살라스(올리비아 와일드 분)’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자 “3일 조금 안 된다. 


집세, 전기세, 대출금이 밀렸다”고 걱정하는 모습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한 레이첼이 일 때문에 집을 이틀간 비우게 될 것이라면서 “내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자, 그렇지 않으면…”이라며 말끝을 흐리는 장면, 시간을 벌지 못해 생을 마감한 사람의 시체를 보며 “또 한 명이 갔군”하고 담담하게 말하는 장면도 이들이 살고 있는 정상적이지 않은 현실을 잘 나타낸다. 이와 함께 ‘타임존(Time Zone)’이라는 구역을 만들어 구역에 따라 거주민을 나눈 점, 구역을 이동할 때마다 시간을 지불해야 하고, 부유층이 사는 구역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시간을 지불해야 하는 점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생각이 들 때쯤 영화는 부유층이 살고 있는 ‘뉴 그리니 치’의 모습을 통해 빈민층들의 거주구역인 ‘데이톤’과 대비 시킨다. 


이곳 부자들의 생활은 여유가 넘치다 못해 잉여롭다. ‘데이튼’의 주민들은 늘 부족한 시간 탓에 1분 1초를 아끼기 위해 서두르고 뛰어다니기 바쁘지만, ‘뉴 그리니치’의 사람들 중 서두르는 사람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도로를 다니는 차들도 속도를 높이는 법이 없다.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매일 호화로운 파티와 수백년의 판돈이 오가는 포커를 즐기며 자신들의 부를 과시한다. 동시에 여러 명의 경호원을 고용해 자신이 가진 시간을 뺏기지 않기 위해 주변을 늘 경계한다.


빈민들의 시간으로 쌓아올린 부자들의 부


이렇게 경제적 양극단으로 나눠져 있는 사회의 비밀은 ‘데이톤’에 들어온 ‘뉴 그리니치’ 주민 ‘헨리 해밀턴’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 그는 실제나이 105살의 노인으로 수천년을 재산으로 가진, 사실상 ‘영생(永生)’이 가능한 최고 부자다. ‘헨리 해밀 턴’은 “소수의 영생을 위해 대다수가 죽어야 한다”는 말로 이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정의한다. 그는 “‘타임 존’이 왜 생겼겠나? 왜 빈민가의 물가가 같은 날 폭등하겠나?”라며 “모두가 영원히 살면 땅이 모자란다. 물가를 올려야 계속 사람들이 죽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간은 충분하기 때문에 누구도 죽을 이유가 없지만, 더 많은 부를 쌓아 오래 살기 위해서 남의 시간을 뺏는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더 이상 나이 들 어 죽지 않아 인구가 계속 느는 상황에서 제한된 재화는 무한한 인간의 욕망을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다수의 시간을 빼앗아 특정 계층의 욕망을 채운다는 의미다. 


3분이었던 커피 값이 4분으로 오르고 생산량이 늘었음에도 할당량이 늘었다는 이유로 임금을 깎아버리는 이유가 모두 특정 계층으로 시간을 집중시키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수입 대비 많은 지출과 물가상승 대비 낮은 수준의 임금상승은 필연적으로 부의 축적을 어렵게 하고 심지어는 ‘빚’을 만들어낸다. 어렵게 번 돈을 빚 갚는데 지출하고 나면 생활하기 위해 사용할 돈은 부족하게 되고, 이는 다시 빚을 만들어 내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카운트 바디 시계’가 처음 작동하던 때를 회상하며 “빚 갚는데 1년을 1주일 만에 다 쓰고 이후로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았다”는 윌의 말은 그래서 많은 공감이 간다.


영화 속 미래 ≒ 지금 살고 있는 현실


영화 속에 나타난 사회 구조는 영화에 국한된 모습이 아니다. 우리 현실 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필요한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값 싼 임금으로 대체했다. 때문에 기업들과 부자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이익과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다수인 근로자들은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화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행복 정도를 조사한 결과 경제행 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38.4점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했고, 6개월 전인 6월 조사보다 0.5점 하락했다. 특히, 경제행 복지수 구성 항목 6개 중 ‘경제적 평등’이 16.7점으로, 2008년 상반기 16.1점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이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올해 2월 한국노동연구원(이하 한노연)의 ‘2015년까지의 최상위 소득 비중’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1% 집단이 국민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9.0%에서 2005년 11.3%, 2010년 12.7%로 꾸준 하게 증가했고 2015년에는 14.2%로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여기에서 소득은 임금, 보너스, 스톡옵션 등 노동소득과 사업소득, 금융소득(배당, 이자)을 합한 것이다. 소득 집단을 상위 10%로 확대해 이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00년 34.6%에서 2006년 46.7%로 급격하게 상승한 이 후 완만한 증가를 보였지만, 2015년 48.5%로 상위 1%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소득항목별로 살펴보면 임금 상위 1% 집단이 총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 위기 이후 2009년 7.4%에서 2015년 8.2%로 소폭 증가했다. 


사업소득 1% 집단은 같은 기간 20.0%에서 24.2%로 상승했고, 금융소득 0.1% 집단은 16.2%에서 24.1%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홍민기 한노연 연구위원은 “한국에서는 중간 이하 저소득층의 소득부진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계소득은 과거에 비해 떨어졌고, 기업소득은 증가했다. 정부소득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72.8%를 끝으로 꾸준하게 감소해 2000년대 들어서는 60% 중반대로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10년에는 60.4%로 바닥을 쳤고, 이후 조금 반등했지만 2015년 62.0%로 수년째 60% 초반대에 머물렀다. 


반면, 기업소득은 1998년 13.9%였지만,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며 1999년 17.1%로 올랐고, 2002년에는 처음으로 20%대 (21.1%)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이 비중은 꾸준하게 올라 2011년과 2012년에는 25.8%까지 상승했다. 2015년 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24.6%로 2011~2012년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과거에 비해 10%p가 넘는 상승폭은 여전했다. 1990년대부터 2015년까지 정부의 세수가 GNI 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14% 수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가계소득 비중 감소분이 기업소득 비중 증가분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기업들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키웠다는 의미다.


이처럼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았고, 여기에 1%대 낮은 금리는 일반 서민들의 재산 증식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늘 부족한 생활비는 서민들의 생활을 옥좼고, 매년 적정수준의 임금상승을 요구했지만, 기업들은 수년째 이어진 경기침체와 향후 시장상황이 불확실 하다며 요구를 묵살했다. 


하지만 그들은 근로자들에게 항상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하며 더 나은 성과를 압박했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여지없이 내쳤다. 그들의 경영상 오판으로 야기 된 위기상황 모면을 위해 희생되는 것도 늘 서민들이다. 그러는 동안 서민경제는 악화될 대로 악화돼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의 ‘2016년 4/4 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1,344조3,000 억원으로 3분기 1,296조6,000억원 대비 47조7,000억원 (3.7%) 증가했다. 


항목별로 가계대출은 1,27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조9,000억원(3.5%) 늘었고, 판매신용은 같은 기간 4조8,000억원(7.1%) 증가한 72조7,000억원을 기록 했다. 또한 ‘한계가구’는 200만 가구를 넘어 부채를 가진 가구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가구’란 처분가능 소득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40% 이상이고, 금융부 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가구를 말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채를 갖고 있는 전체 1,086만3,554가구 중 한계가구는 전체의 19.9%로, 2016만 가구에 달했다. 이는 통계청이 추산한 12.5%보다 7.4%p 높은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위험가계대출은 169조원으로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 648조원 대비 26.1%였다. 시중은행이 144조원으로, 전체 557조 원 가계대축 대비 25.9%를 차지했고, 외국은행은 전체 가계 대출 39조원 중 10조원(25.6%)이 한계가구의 대출이었다. 지방은행의 경우 전체 52조원 중 15조원(30.2%)를 한계가구가 차지했다. 


이는 2013년 대비 각각 9.7%p, 1.5%p. 7.1%p 증가 한 것이다. 한신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계가구로 분류 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고 경제가 어려 워져 외환위기 만큼의 충격이 가해진다고 가정했을 때 한계 가구로 편입되는 가구의 비중은 33.6%(365만 가구)로 2013년 28.9% 대비 4.7%p 늘어났다. 이 점을 감안할 때 경제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보다 많은 가구가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관련해서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는 금융부채 증가가 금융안정의 잠재적 리스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득재분배를 통한 상생 고민할 때


윌에게 사회 부조리를 말해 준 ‘헨리 해밀턴’은 자신에게 5분만 남겨두고 모든 시간을 윌에게 선물한 뒤 생을 마감한다. 이후 윌은 ‘뉴 그리니치’로 가 상류층의 생활을 만끽하는데, 금융재벌 ‘필립 웨이즈’의 저택에서 포커를 즐기던 중 그를 ‘헨리 해밀턴’ 죽음의 범인으로 오해한 ‘타임키퍼(지금의 경찰)’에게 붙잡혀 가진 시간을 모두 빼앗기게 된다. 곧 죽을 위기에 몰린 윌은 ‘필립’의 딸 ‘실비아’를 납치, 도주하는데, 이 장면에서 윌은 실비아에게 “1시간만 달라”고 요구하지만, 실비아는 “1초도 줄 수 없다”며 윌의 요구를 거절한다. 또한 윌은 필립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보내줄테니 1,000년을 데이톤 자선단체로 보내라”고 요구하지만, 필립 역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다른 구역의 부자들은 실비아의 안위보다는 “시간이 잘못 들어가면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고, 필립은 “몸값을 보내지 않았다”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자신들이 독차지한 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이 죽는 것보다 그들이 지금보다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돼 자신들이 차지할 시간이 적어지는 것을 더 걱정한 것이다. 이 장면들은 매년 반복되는 최저임금협상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밝혀진 기업들의 행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형제들끼리 싸우는 재벌을 떠오르게 한다. 재벌 대기업으로 대표되는 사측은 최저임금 현실화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거듭된 요구를 “향후 시장이 불확실하다”, “중소기업계, 소 상공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등의 갖가지 이유를 들어 최저임금을 동결시키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소위 ‘갑질’은 여전하고, ‘좀 뜬다’하는 골목상권에는 여지없이 대기업 브랜드들이 침투해 상권을 장악하고 소상공인들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그런가하면 자신들의 경영권 승계나 사업에 도움을 받기 위 해 정치권에 수십, 수백억원의 뇌물을 건네고, 기업의 경영권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형, 동생, 아버지도 없다. 그들의 부정과 싸움 때문에 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되지만 그들에게 그것은 ‘알 바 아니다’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소비성향은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일본의 장기 불황이 최악이던 1998년(평균 소비성향 71.2%)보다 낮은 71.1%를 기록했다. 100만원을 벌 면 71만1,000원을 소비·지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소비성향은 2013년 이후 일본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경기가 침체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소비부진이고,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소비를 늘리려면 돈을 지금보다 더 벌 수 있게 하면 되고, 그 방법은 증가된 기업소득을 가계와 나누는 것이다. 소득재분배를 통해 총수요를 늘리는 방식으로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11월 말 기준 기업들이 보유한 시중통화량(M2)은 639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작년 ‘한국경제 위기와 구조개혁’이라는 논문을 통해 “대기업이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해외에 투자하거나 사내유보로 쌓기 때문에 가계로의 소득순환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며 “계층상승이 용이하도록 하는 체계적 개혁, 투자와 수출보다 민간소비가 성장을 이끌도록 하는 정책 전환, 증세를 통한 적극적인 소득재분배정책, 잠재성장능력을 확대하는 구조개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화 속에서 윌은 부자들에게서 뺏은 시간을 자신이 독식하지 않고 빈민들에게 나눠준다. 우리 사회도 상생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들다. 부정한 청탁으로 몸집을 키워온 국내 대기업에게 이 영화가 남긴 메세지는 뭘지 궁금해진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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