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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훈 칼럼> 교수가 변해야 대학도 변한다!


문재인정부 들어와 대학입시제도가 대대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절대평가를 놓고도 아직 결정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 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입시제도가 바뀌게 된다면 현재 입시준비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경우 지금껏 공부해온 시험 준비가 물거품이 되고 말게 불 보듯 뻔하다. 


필자는 대학입 시 제도를 바꿀 게 아니라 대학이 바뀌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바꾸는 근본적인 대책부터 내놓는게 순서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따라잡기 힘들만큼 빨라졌다. 심지어 지난해 배웠던 것들조차도 이미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우리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도 대학들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세상변화의 속도에 맞춰서 가장 빨리 움직여야 할 곳이 대학이다. 


가장 좋은 모델이 기업이다. 기업들은 사회의 변화속도를 따르지 못하면 존립이 어렵게 된다. 생존으로 이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변화를 따라가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반면, 대학들은 교수의 무사안일[無事安逸]과 권위주의로 가장 폐쇄적인 집단이 되고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가 가장 빨리 트렌드를 읽고 세상의 변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데도 정년보장에 안주하며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교수들의 강의노트는 30년 전과 크게 변한 게 없다. 강의 내용뿐만 아니라 수업 방식도 구태의연하다. 강의시간에 교수가 하는 말을 토씨하나 놓치지 않고 필기해야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적자생존(적는 자만이 살아남 는다)’과 같은 수동적인 수업 방식은 서울대를 포함한 대부 분의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학4년 동안 열심히 배운 지식도 사회에 나오면 무용지물이 되는 세상이다. 인문학 기초나 과학의 기본 원리를 제외하고는 6개월 전의 이야기도 이미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대한민국의 대학교수들은 이러한 점을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교육의 개혁과 혁신은 뒷전 대한민국 교수들처럼 권위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집단은 찾기 힘들다. 여기에는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들이 함께 한다. 모든 대학은 교육부의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교육부는 지원금을 무기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교육계 현실, 여전히 획일화한 교육 표준화 정책을 고수하고 대학의 자율화 대신 교육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시스템은 각 대학들이 교육부의 지침만 충실히 따라 지원금을 받는데 치중하게 만든다. 


이는 교육의 개혁과 혁신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 에 없는 구조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20년 후 학령인구의 감소가 오고 이로 인해 현재의 대학들 중 절반 정도가 사라지 게 될 경우다.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대책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데도 교육부에는 책임지고 일할 인재가 부재한 상황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장기적인 계획을 짜는 책임의식도 없다. 다만 이들에게 새롭게 바뀌는 정권의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하는 것만이 보일 뿐이다. 


이렇게 대학들이 표류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아들딸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어렵고 또 다시 고시공부를 하거나 공무원시험을 보기 위해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학교재단에 막대한 돈을 상납해야 교수가 될 수 있는 부패한 시스템에서 실력 있는 교수가 과연 몇이나 될까. 젊고 유능한 교수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꿈같은 이야기인 대한민국, 그럼에도 파벌싸움과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있는 교수들의 행태는 이제 멀쩡하던 대학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학피아’는 곧 대학의 부패로 이어져 전국대학의 총·부총장 중 20퍼센트 이상은 교육부의 고위 공무원 출신이라고 한다. 그들이 대학에서 하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후배 공무원들에게 로비해서 지원금을 많이 받아 내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멀리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결정해야 할 교육이 눈앞의 이익을 좇는 현실. 이들에게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미래일 뿐이다. 자신의 임기 동안 성과를 내고 빠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전부인 그들에게 정부의 전관예우 억제는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정책일 뿐이다. 오히려 독버섯처럼 생명력을 키우고 대학을 위해 로비하는 이들에게 학생보다는 대학이 필요로 하는 지원금과 암묵적 정년보장 은 교환하기 좋은 제품에 불과하다. 


교육부의 학피아는 곧 대학의 부패로 이어진다. 정치는 국민의 투표로 바꿀 수 있지만 부패한 교육은 이들의 양심만이 바꿀 수 있다. 우리 젊은 이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심어주고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 절실한 현실에서 지금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솔선수범하며 나아가는 진정한 교육의 리더가 필요하다. 모든 국민이 납득하고 이해하는 상식이 통하는 교육정책이 하루라도 빨리 마련돼서 우리의 대학생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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