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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M경제매거진] ‘2019년 경제전망’-무역분쟁·내수·투자 부진 등으로 2%대 저성장

-2017년 반짝 3.1% 성장 후 2년 연속 2%대 성장 전망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 속 민간소비·투자 부진 지속
-세계 반도체 시장 둔화…신산업 모색 필요성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 등 경제 구조 개선 노력 지속해야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한국 경제가 3%대 성장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일일까? 세계경제기구 및 국내금융기관·민간경제연구소들은 일제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2%대로 낮췄다. 올해 3%대 성장을 목표로 했던 정부마저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춰 올해 3%대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2%대 성장을 했던 한국 경제는 2017년 3.1%의 상장률을 기록하며 저성장 늪에서 빠져나오는 듯했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이에 따른 무역갈등, 수출 둔화,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신흥국 금융 불안 등 불성실성이 확대되고, 대외 환경에 따른 투자 절벽, 내수 부진 등을 이기지 못하면서 다시 2%대 성장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이같은 대내외 환경이 이어져 한국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구 및 연구소는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2%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3.1% 성장률을 기록, 2014년부터 3년 연속 2%대 성장에서 벗어나 3%대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과 투자 부진, 내수 침체 등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다시 2%대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9일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0.2%p 하향 조정했다. 9월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가 2018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0.3%p 낮췄고,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은 3.0%에서 2.9%로 0.1%p 내렸다.

 

정부와 국내금융기관 및 민간경제연구소의 전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잡았던 정부는 7월 ‘2018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를 2.9%로 하향 조정했고, 한국은행(이하 한은) 역시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3.0%→2.9%→2.7%로 낮췄다. 이밖에 한국개발연구원(KDI, Korea Development Institute)은 2.9% 성장을 예상했고,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 2.8%,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던 한국금융연구원도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내려 잡았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 안 좋다. IMF는 한국의 2019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6%로 0.3%p 하향 조정했고, OECD는 3.0%에서 2.8%(△0.2%p), ADB는 2.9%에서 2.8%(△0.1%p)로 각각 전망했다. 정부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봤고, 한은과 KDI는 2.7% 성장을 예상했다. 현경연과 LG경제연구원은 각각 2.6%, 2.5%의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세계 경제, 확장세 지속하지만 불확실성 여전

 

국내외 경제기구 및 연구소들은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IMF는 ‘세계경제전망’에서 “2016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2018~2019년도 성장률도 2010~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면서도 “무역긴장 고조,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 중심의 자본유출 등의 위험요인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역시 “세계 경제는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봤고, 현경연은 9월28일 내놓은 ‘2019년 한국 경제전망’을 통해 “2018년에 선진국 및 신흥국 경기 모두 성장세에 있고, 세계 교역은 증가세를 보이지만, 내년 세계 경제는 소폭 둔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9월20일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선진국 주도의 세계경기 상승세가 주춤하고, 경기상승 탄력이 약해 올해 말 하향세로 전환하는 등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8%로 정점을 찍고, 내년 3.5% 수준으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선진국 경기는 대체로 양호한 흐름 속에서 성장세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과 현경연에 따르면 미국은 내수와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이며 2/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4.2%를 기록, 앞으로 노동시장 및 심리 개선 등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호조를 보이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對)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등 무역분쟁에 따라 경제손실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관련해서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중 실업률이 1960년 이후 최저수준인 3%대 중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면서 고용 부족과 물가상승으로 경기 활력이 더 높아지기 어렵고, 물가압력 확대로 금리상승 및 자산가격이 하향압력을 받으면서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는 뚜렷한 하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은 가계 재무구조 개선, 고용회복 지속, 안정된 물가 흐름 등의 영향으로 양호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 리스크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제한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존은 올해 말 양적 완화가 종료되고 내년 하반기에는 정책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영국과 EU(유럽연합)의 브렉시트(Brexit)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새로운 자유무역협정 없이 영국이 내년 3월 EU를 탈퇴할 것이라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은 경기 회복을 이끄는 투자와 수출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역분쟁의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됐다.

 

신흥국은 전반적으로 올해와 비슷한 경기 흐름을 보이겠지만, 중국의 성장세는 기업부채, 미국과의 무역 전쟁 등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기업과 정부가 2015년 이후 대규모로 발생한 채권의 만기가 내년과 내후년에 집중적으로 도래하며 중국의 부채 리스크는 내년에 더울 커질 전망”이라면서 “지난 10년간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40%에서 106%까지 빠르게 확대되며 가계부채가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미국의 관세부과에 따른 대미수출 차질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및 기업투자가 둔화되고 이미 심각한 수준인 중국의 기업부실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대응능력을 고려할 때 중국이 내년에 당장 위기상황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부채를 줄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노력은 결국 투자주도 성장을 어렵게 해 경기하강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 본격 발현

 

내년 세계 경제를 전망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분쟁이다. 미국의 2,000억 달러 관세부과와 이에 대응한 중국의 600억 달러 관세부과가 현실화되면서 세계 교역과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중국산 중간재 관세부과로 기업 생산비가 상승하고, 중국산 소비재 가격도 상승하면서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는 금리인상 압력을 높일 뿐 아니라 미국 가계의 실질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면서 소비를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미 기업성과가 악화되고 있는 중국은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더욱 하락하면서 부채리스크 우려를 확대시키게 될 것”이라며 “미·중의 경기 둔화는 세계교역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지역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도 무역제재가 올해보다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세계경기와 글로벌 무역제재간에는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데, 주요국 경기하강으로 자국 산업 보호 유인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한국 경제 전망 ① 민간소비 –전반적인 성장세 둔화

 

이같은 대외 환경 속에서 2019년 한국 경제는 2%대 성장률을 보이며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경연은 “성장률 자체로 본 경기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조금 높은 ‘상저하고’를 예상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둔화세가 지속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 투자, 수출입은 증가율이 둔화하고, 물가는 상승폭이 확대되는 한편, 신규 취업자 수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소비에 대해 현경연은 “임금근로자의 실질임금 증가, 근로시간 단축과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은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2018년 하반기 신규 취업자 수 급감, 실업률 상승 등 위축된 노동시장의 미진한 개선 속도와 소비심리 악화 등이 민간소비의 회복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계부채의 증가폭은 둔화했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확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자산효과 축소 등도 민간소비를 제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과 LG경제연구원은 구매력이 둔화하나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에 나서면서 둔화 흐름을 진정시킬 것으로 봤다. 한은은 “올해 고용 부진에도 불구하고 명목임금의 큰 폭 상승에 따른 임금근로자의 실질소득 증가세 확대가 민간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9월 중 시행된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지급 등 소득기반 강화 정책도 민간소비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근로장려금(EITC) 확대, 기초연금 조기 인상 등 일자리·소득지원 대책은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임시·일용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등 소비성향이 높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고용 부진,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 지속은 민간소비 증가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 둔화로 기업실적이 둔화하면서 임금 상승세가 점차 낮아지고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가계의 구매력 증가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외환위기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한국 경제 전망 ② 투자 –감소폭 확대 전망

 

투자 절벽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증가세가 주춤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반도체 투자가 60% 이상 확대되며 전체 설비투자가 16%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올해 초 반도체 업종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며 2분기 전체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전환된 바 있다”면서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고, 인건비 상승, 무역분쟁 등 여파로 해외생산 비중이 커지는 점도 국내투자를 제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현경연은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여건 악화, 해외생산 확대, 유지보수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 등이 설비투자 증가세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따라 투자 규모는 소폭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설비투자를 견인한 반도체 산업의 투자가 마무리되고, 제조업 전반으로의 설비증설 확산이 제한적인 점 등은 설비투자 증가폭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감소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주거용 건물은 신규 착공 부진, 분양대비 입주 물량 확대, 수주감소 등의 영향으로 조정폭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비거주용 건물은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토목은 부진이 지속되겠으나, 내년 중에는 중앙정부의 SOC 예산 감소 규모가 줄면서 조정폭이 다소 축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은 주택 공급 부족분이 채워지면서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년간 주택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부족했던 물량이 상당 부분 채워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전세 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선 점도 공급확대에 따른 것”이라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이미 미분양이 확대되고, 분양률도 낮아지는 등 공급증가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민간분양이 줄어들면서 지방의 신규주택 공급이 뚜렷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서울에서는 최근 가격 상승세가 높아지면서 민간분양이 늘고 있지만, 경기 상승세가 꺾이면서 국내경제 장기전망이 어두워지는 점과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시점마다 정부의 가격안정 정책이 시행되면서 상승 기대심리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가 주택공급확대 방안을 발표했지만, 공급확대가 가장 필요한 서울지역의 택지 부족으로 인해 전체 주택투자의 감소 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 한국 경제 전망 ③ 수출 –단가상승세 멈추고 물량증가세 둔화

 

한국 수출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2%(1~9월 누적 수출액 기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설비 투자가 감소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추세를 보이는 등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반도체 수출이 점차 약화하는 모습이다. 반도체를 뺀 1~9월 누적수출(3,546억 달러)이 전년대비 1.8%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꺾인다면 무역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은은 “세계 교역은 미·중 상호관세 부과조치 등 무역갈등의 부정적 영향과 주요국 경제의 성장세 약화로 증가세가 소폭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미국의 수입자동차 추가관세부과 등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심화, 신흥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하방리스크로 잠재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다. LG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대중 수출 중 미국으로 향하는 제품의 비중은 5% 정도로 추정돼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이고, 일부 제품에서는 우리 수출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며 “전체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클 것이다. 통상마찰로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주변국의 부정적 충격이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수입수요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무역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무역제재에 따른 피해도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9년 한국 경제 전망 ④ 고용 –제한적 개선

 

‘고용 참사’라고 불릴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진 올해 고용상황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내년 고용상황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대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빨라진 가운데, 제조업 고용 부진과 건설업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상황 개선 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현경연은 “전년도 신규 취업자 수 급감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2019년 신규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2018년 대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건설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고용지표 개선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은 고용 부진의 원인을 경기 영향과 더불어 인구구조에서 찾았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64세 인구는 올해 4만6,000명 감소에서 내년 6만8,000명, 2020년에는 24만명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 경기의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가능인구 감소 흐름도 가속되면서 내년에도 고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령별 인구변화에 따른 취업자 증가 수 감소분은 6만9,000명에 달해 전체 감소분(22만명)의 1/3 정도를 설명한다. 나머지는 결국 경기나 구조조정,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한국 경제 전망 ⑤ 금리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금리가 역전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 차례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은 미국과의 금리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때까지는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낮은 물가상승률과 고용 부진으로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내년에도 한 차례 정도의 인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금리는 글로벌 금리인상으로 상승압력을 받겠지만, 투자 둔화로 기업자금 수요가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책금리와 비슷한 정도로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소비·투자 부진…경제 구조의 문제

 

내수 침체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결국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경제는 과거 정부가 추진해왔던 대기업 중심의 이윤주도성장으로 경제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기업들은 고용을 늘리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1990년부터 2017년까지 기업소득은 4.8배 증가한 데 반해 가계소득은 2.9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임금소득자들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늘어났는데, 국민 1인당 실질소득이 2.8배 증가하는 동안 임금근로자는 1.8배 늘었다. 이같은 가계소득 부진은 곧 내수 침체로 연결되고, 자연스럽게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을 늘리지 않게 된다. 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 감소는 결국 일자리 감소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가계의 소득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낳는다. 현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들고 나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관련해서 현경연은 지난달 5일 ‘2019년 국내외 경제 7대 이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홍준표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해 “투자 위축 및 소비 부진의 장기화가 예상되며 노동 투입 축소와 노동생산성 정체 등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장기침체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2%대 저상장 기조가 고착화되며 민간 부문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이 축소되고, 기업의 투자는 위축되는 반면, 예금 보유는 늘어나는 등 성장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령화 현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장년층의 소비성향 하락폭이 커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노동 투입이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동 투입 축소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노동생산성 개선도 정체 상태”라고 설명했다.

 

2010년 이후 2% 중반에서 3% 초반의 낮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되고, 2000년대 80%를 유지하던 민간 부문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2010년 이후 축소돼 2016년 66%, 2017년 74%를 기록하는 등 민간 경제 활력이 떨어졌다. 기업은 IMF 외환위기 이후 보수적인 투자 행태가 확산되면서 GDP 대비 총고정자본형성 비중은 30%대 내외로 위축됐다. 특히, 제조업 기업의 투자 활동인 설비투자의 GDP 대비 비중은 1978년 16.3%에서 2017년 8.8%로 반토막 났다. 이에 비해 총예금 대비 기업예금 비중은 IMF 외환위기 이후 확대됐는데, 이는 경영합리화 및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 경향이 확산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전체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2007년 76.7%에서 2016년 71.7%로 약 5%p 하락했는데, 중장년층은 소득 수준이 높아 이들의 소비 여력이 여타 연령층에 비해 높지만 10여년간 소비성향이 크게 하락, 2007~2016년 40대 이상 가구주 가계의 평균소비성향 하락폭(△4.7%p)은 30대 미만 가구주 가계의 평균소비성향 하락폭(△3.6%p)을 웃돌았다. 아울러,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2011년 30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정체돼 2017년 현재 OECD 평균 노동생산성의 약 61%에 불과하다.

 

소비 불균형, 내수 기반 악화로 이어지나?

 

2017년 하반기 이후 국내경제는 민간소비와 정부 재정지출 확대로 소비 부문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기여도를 기록하는 한편, 소비자심리가 감소세로 전환했고, 소비지출전망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국내 가계의 해외지출과 해외직접구매액이 외국인의 국내 지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내수 기반이 악화할 우려도 있다. 오준범 동향분석팀 선임연구원은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가운데 해외소비 급증, 정부 소비에 의존한 소비증가 등으로 내수 기반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가계의 국내소비, 외국인의 국내 지출, 해외직접판매액에 비해 해외지출과 해외직접구매액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내수 기반이 악화되고, 확장적인 정부 예산안은 민간소비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가계의 소비기반 확충에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의 소비기반은 투자 및 고용, 그리고 소득 확대를 기반으로 경제의 선순환 구조 확립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다음은?

 

반도체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21.2%(1~9월 누적 수출액 기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17년 21.6%의 성장폭을 보였지만, 올해는 15.7%로 성장세가 다소 누그러졌고, 내년에는 5.2%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중국은 2014년 1,400억 위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펀드를 조성했고, 올해 3월에는 3,000억 위안 규모의 펀드 추가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은 한국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산업 모색이 요구된다.

 

 

김수형 경제연구실 연구원은 “신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 등으로 유망 신산업 품목의 수출 비중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높은 반도체 수출 집중도를 고려하면 신산업이 반도체 편중에 따른 리스크를 완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며 “신산업 발굴 및 육성을 통한 반도체의 하방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한국 경제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수출 품목의 다변화를 추진해 경제의 안정성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반도체 관련 기업은 적극적인 R&D 및 투자를 통해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 반도체 시장 불안요인을 극복해야 하고, 신산업을 장려함에 있어 산업의 성장성과 함께 고용 및 내수로의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오려해 수출 호조가 경제 전체의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저성장 속 고용 뉴노멀 도래?

 

생산가능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고용률과 낮은 수준의 신규 취업자 수가 새로운 표준, ‘뉴노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유란 경제연구실 연구원은 “실업률은 3%대 후분 수준을 유지하고,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은 60%대 중반 수준에서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지만, 신규 취업자 수 둔화 추세는 2017년 이후 다시 둔화되는 추세”라며 “최근 신규 취업자 수 둔화 추세는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신규 노동공급 축소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 제조업 구조조정 및 고용창출력이 높은 건설업 둔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노동수요가 감소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활동인구를 점진적으로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저성장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경제 내 고용창출력은 크게 높아지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신규 취업자 수는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적절한 취업자 수 증가폭에 대한 새로운 표준이 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선순환 구조 등 구조 개선 위한 중장기적 노력 지속

 

현경연은 단기적으로 성장세 소실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경제 선순환 구조 등 한국 경제의 구조개선을 위한 중장기적인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경연은 “성장세가 더 이상 소멸되지 않는 점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단기적으로 투자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규제 개혁 노력이 현실적인 결실 및 SOC 투자 위축 방지 등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성장잠재력 확충과 경제 구조 업그레이드 등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한 민생 경제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및 소비 관련해서는 “고용시장에서 제조업 구조조정,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민간소비에 기반이 되는 일자리 창출력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비성향이 높고 소비 여력이 있는 1인 가구와 소비규모가 큰 고소득층의 소비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소비성향은 높으나 소비 여력이 적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생계와 소비를 위한 정책을 확대하되, 소비촉진책뿐만 아니라 소득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서 “혁신성장이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투자 및 시장 진출입 관련 규제 완화와 신성장 산업 발굴 및 육성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성장과 고용창출의 주역인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반 조성은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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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불변”... 의협 차기회장 “대정부 강경투쟁”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차기 협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의사들은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이 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전공의 등이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지만,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꾸려진 의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