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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


‘1인 가구’ 시대의 도래 … 금융권 ‘1코노미’에 집중

… 국민 10명 중 3명이 ‘나 혼자 산다’
… 2030세대 증가 추세…금융권 ‘맞춤형’ 전략
… 1인 가구 생활패턴 맞춘 적금·카드 상품 경쟁
… 2015년 1인 가구 중 50대 이상 70% 전망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바야흐로 ‘1인 가구’의 시대다. 지난 2015년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27.2%로 주된 가구형태가 된 이후 우리나라 가구형태 중 1인 가구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대와 30대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결혼 연령도 점차 늦어지는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경영연구소가 지난 10월1일 발표한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지금의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역시 이런 추세를 반영해 1인 가구를 겨냥한 금융 상품과 자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1인 가구가 대세

 

우선 1인 가구 현황을 보자. 통계청은 9월28일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1인 가구의 현황 및 특성’을 발표했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인구주택총조사 중 1인 가구에 대한 현황과 특성을 분석해 정리한 보고서다. 보고서를 보면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7년 562만 가구로 152.6% 증가했다. 전체 일반가구 중 2015년 1인 가구가 27.2%로 주된 가구형태가 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7년에는 28.6%를 차지했다.

 

기숙사나 노인요양시설·보육원 등 사회시설에 집단으로 사는 집단 가구와 외국인 가구를 제외한 일반 가구 기준으로 보면 1인 가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살림살이의 형태가 된 것이다.

 

1인 가구의 변화를 성별로 보면 남자는 2000년 95만 가구에서 2017년 279만 가구로 195.4% 증가했다. 여자는 2000년 128만 가구에서 2017년 283만 가구로 120.9% 늘었다. 일반 가구와 비교한 성별과 연령별 1인 가구 비율에서 남자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이 2017년 30세(22.5%)로 나타나 2000년과 비교해 3세 높아졌다. 여자의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연령은 2017년 27세(16.0%)와 83세(34.4%)로 2000년 대비 각각 3세와 8세가 높아졌다. 취업난에 따른 혼인 시기가 늦어지면서 20대와 30대에서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고령화 영향으로 전체 1인 가구에서 성별과 연령대별 구성비에서 남자는 25~34세 비율이 2000년 37.9%에서 2017년 23.8%로 감소했고, 4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여자 역시 45세 이상의 비율은 계속 증가 했지만, 65~74세 비중은 2000년 23.7%에서 2017년 16.0%로 감소했다.

 

1인 가구는 ‘미혼’이 1인 가구의 주된 혼인상태였다. 미혼은 2000년 43.0%에서 2015년 43.8% 증가했다. 15년 사이 미혼은 95만6,000명에서 228만4,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혼은 2000년 9.8%에서 2015년 15.5%로 5.7%p 늘었고, 사별은 2000년 35.1%에서 2015년 29.5%로 5.6%p 감소했다.

 

 

1인 가구 금융 생활…‘독립성향 강해’

 

KB금융그룹이 지난 10월1일 펴낸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는 1인 가구의 소비생활과 인식, 금융 이용 현황이 잘 보여주고 있다(KB경영연구소, 서울 및 수도권·광역시 거주 만 25세~59세 1인 가구 고객 2,100명 대상 설문 조사). 해당 보고서를 보면 연령대별 1인 가구의 소득은 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에서 50대로 갈수록 소득이 증가하는 다인 가구와는 다른 양상이다.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높은 수준의 소비성향을 보여 소비지출 분야에서 1인 가구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인 생활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보면 1인 가구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설문 응답자 중 41%는 스스로에 의지에 의한 자발적 사유 때문에 혼자 산다고 밝혔다. 사회 경제적 환경에 의한 비자발적 사유는 59%였다. 1인 가구의 19%는 결혼 생각이 없으며, 35%는 결혼은 ‘언젠가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여성의 결혼 의향은 남성보다 이른 30대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특히 40·50대 여성 1인 가구는 ‘향후 10년 이상 혼자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남성에 비해 매우 높았다.

 

이는 여성은 1인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남성보다 높고, 연령대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남성은 50대에 1인 생활 만족도가 크게 하락하는 것과 대조된다. 응답자들은 1인 생활의 장점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을 꼽았다.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 집중돼 있었다. 월 지출액의 절반가량을 식음료비와 월세·관리비로 쓰고 있었다. 특히 이미 트렌드가 된 혼밥과 나홀로 쇼핑 등에 익숙한 편이었다. 소비 과정에서도 합리적인 판단과 함께 이른바 ‘가성비’를 중시했다. 1인 가구는 구매 전에 여러 곳을 비교하거나 쇼핑 목록을 작성하고, PB상품을 자주 구매했다. 1인 가구 중 34.3%는 생활용품 렌탈 경험이 있고, 50대를 제외한 1인 가구의 약 60%가 렌탈 이용의향이 있거나 보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사용과 최근 늘어난 혼밥 전문식당, 1인용 포장 반찬 배달, 소량 패키징 식료품, 싱글족 여행상품 등이 점점 증가 추세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소비패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혼자 사는 만큼 미래에 대한 준비는 안정성을 중시했다. 큰 위험이 없는 금융 상품에 자산을 관리했다. 1인 가구는 금융상품 중 예·적금 등 안전자산의 보유 비중이 높았고, 절반 이상이 월 평균 50~150만원을 투자·저축하고 있었다. 투자자산(펀드, 주식, 신탁 보험 등) 중에는 보험의 보유비중이 가장 높았다.

 

대출은 1인 가구의 절반 정도가 보유했는데 전체 가구와 대비할 때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소액 신용대출을 많이 활용했다. 대출금의 주된 용도는 주택·전세자금, 내구재 구입 등이었고,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사용처에 차이가 있었다. 1인 가구의 56.1%는 미래를 대비할 자산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상에서 합리적인 소비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등 효율적인 지출을 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인 가구는 또 은퇴자금으로 2억8,000여만원을 생각하고 있었다. 80% 이상의 1인 가구가 은퇴자금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현재 준비 수준은 평균 23.2%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1인 가구 맞춤형 상품으로 공략

 

현재 1인 가구에 대한 전략에 있어 가장 앞서 있는 곳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지난해 1월 1인 가구 맞춤형 상품개발을 위한 ‘1인 가구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그해 2월 금융권 최초로 ‘KB 일코노미 청춘 패키지’를 출시했다. 청춘 패키지는 ‘1코노미 스마트 적금’, ‘오피스텔 전세자금대출 상품’, 1인 가구 소비패턴에 맞춰 포인트가 쌓이는 ‘1코노미 카드’, ‘1코노미 암보장 건강보험’, ‘1코노미 이엘에스(ELS)’, ‘1코노미 주식형 펀드’ 등 KB금융의 5개 계열사 합작해 철저히 1인 가구에 맞춰 설계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1인 가구 보고서를 내면서 “연구조사를 통해 1인 가구의 니즈와 특징을 더욱 세밀하게 파악하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1인 가구 고객의 금융·생활 니즈와 직결되는 맞춤형 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향후 1인 가구의 전반적인 금융생활 및 라이프스타일을 커버할 수 있는 ‘1인 가구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를 위한 상품을 가장 먼저 출시한 우리은행은 ‘올포미(AllforMe) 적금·카드 패키지’로 1인 가구가 자주 찾는 편의점, 홈쇼핑, 이동통신 등 7대 업종을 빅데이터로 개인별 소비성향을 분석한 뒤 주로 사용하는 업종에 높은 할인혜택을 부여한다. 신한은행은 1인 가구가 자신에 대한 관리에 철저하다는 점에 착안해 건강 연동 상품인 ‘헬스플러스’을 운용중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건강관리 목표 달성 시 우대이자율을 적용해준다.

 

농협은행은 1인 가구의 금융 니즈를 반영한 카드·적금·대출 등으로 이뤄진 복합금융상품인 ‘NH-쏠쏠 패키지’로 내놓은 상태다. NH-쏠쏠대출은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 임차를 위한 전월세자금 대출과 모바일 전용 자동차구입 자금대출로 구성됐다. 또 NH-쏠쏠카드는 편의점과 커피, 외식, 베이커리 등을 이용하면 최대 12%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사들도 1인 가구 잡기에 나서

 

카드사들도 다양한 상품으로 1인 가구 잡기에 나섰다. KB금융의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결제수단은 신용카드다. 다만 20대는 절반 이상이 체크카드를 주요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혜택 인지도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50대는 카드 혜택에 대한 관심도가 적고 보유 카드 매수도 적은 편이었지만 신용카드 사용률은 가장 높았다. 카드사들은 여기에 맞춰 ‘혼자 사는 남성’에 맞춘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의 ‘미스터 라이프(Mr.Life)’ 카드 남성들이 빠뜨리기 쉬운 전기, 도시가스, 통신요금 등 공과금을 카드로 납부하면 10% 할인을 해준다. 또 자가용 이용률이 높은 남성들은 기름을 넣고 결제하면 리터당 60원을 할인도 해준다.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도 중장년층 싱글족에 특화된 카드를 출시했다. 신협중앙회는 중장년층 특화 브랜드 ‘큐빅(CUbig)’의 세 번째 상품인 ‘큐빅 클래식 체크카드’를 내놨다. 이 카드는 전월실적과 무관하게 주유소 리터당 40원, 병원ㆍ약국 1,000원, 이·미용실 1,000원 캐시백을 적용받는다. 또 헬스장·골프·보험·쇼핑·영화·카페·도서 등 8개 업종에선 5% 캐시백 혜택을 받는다.

 

1인 가구가 외식하는 빈도가 높다는 데이터에 착안해 설계한 카드 혜택도 있다. 롯데카드의 ‘세븐일레븐 멤버쉽 롯데카드’는 편의점 이용 비중이 높은 1인 가구를 공략하고 있으며, ‘올마이쇼핑카드’를 이용하면 전국의 백화점부터 마트, 면세점, 슈퍼는 물론 온라인 소셜커머스까지 모든 쇼핑 업종에서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 역시 ‘CU·배달의민족 탭탭(taptap)카드’를 통해 결제금액 1,500원당 200원,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에서 1만5,000원 이상 결제하면 2,000원을 할인을 혜택을 제공한다.

 

우체국예금도 편의점과 간편결제 쇼핑 배달앱 등 1인 가구 혜택을 강화한 ‘우체국포미체크카드’를 지난 4월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우체국 포미체크카드는 편의점 10% 캐시백, 간편결제와 배달앱 10% 캐시백, 3대 대형마트 10% 캐시백 등의 혜택이 있다.

 

고령사회 거치며 1인 가구 더 늘어날 전망

 

KB금융의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이미 가구원수 기준으로 한국의 가장 주된 가구 유형이 된 상태다. 그만큼 한국의 사회·경제 변화를 설명하는 기본 대전제로 자리 잡았다. 전체 가구 구성비에서 1인 가구는 2인 가구를 추월했으며, 혼인율이 하락하면서 향후 3인 이상 가구 비중이 줄어들고 1인 가구 비중 확대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이다. 아울러 앞으로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 진행 영향으로 현재는 40대 이하가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2045년에는 50대 이상이 약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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