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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韓축제가 글로벌 해지는 8가지 방법

“세계 4대 겨울 축제라고 자칭하던 화천 산천어축제, 어느 순간 실제 그렇게 됐다”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브라질의 삼바 축제 ‘리우카니발’, 일본 삿포로의 ‘눈 축제’까지. 모두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유명 축제들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6년 내놓은 정책건의서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르면 매년 옥토버페스트는 6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해 약 1조3,500억원의, 리우카니발은 100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아 약 8,500억원의, 삿포로 눈 축제는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약 4,3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냈다. 반면 우리나라는 1년에 700건이 넘는 지역 축제가 열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축제는 드물다. 한국을 방문하는 1,400만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문화관광축제에 방문한 외국인 비중은 고작 4%인 55만명(2014년 기준)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평가받는 보령 머드축제도 옥토버페스트에 비하면 외국인 방문객 수는 3분의 1, 경제적 효과는 20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축제가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어 내수 진작 효과를 낼 수 있을까. 한국 축제를 글로벌하게 만들 수 있는 8가지 전략을 살펴봤다.

 

차이 나는 매력을 만들어야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지난 11월1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관광축제 제도개선 정책토론회’에서 한국 축제의 글로벌화 방안으로 8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지역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려면 그 축제만의 개별성이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다른 축제와 구별되는 차별성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최근 체험의 경제를 말했던 조셉 파인은 올해 세계관광기구(UNWTO) 세계도시관광총회에 참석해 ‘앞으로의 경제는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경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인생 체험, 나를 변화시키는 체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산업 경쟁력과 산업의 수준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축제에 가는 것이 단순히 체험 장소에 가는 것이 아닌, 그 체험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을만한 어떤 것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그래야 사람들이 재방문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도 생긴다”고 조언했다.

 

 

축제문화를 형성해 전파하자

 

두 번째 전략은 따라하고 싶은 축제 문화 등을 만들어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뮌헨 옥토버페스트의 경우 전 세계 호텔 등 주요 장소에서 2,000여개의 비슷한 페스티벌이 열리며 따라 하기 문화가 형성됐다. 축제를 따라하고 싶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빼빼로데이(11월11일)도 주고받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실제 매출까지 상당히 증가했다. 이처럼 데이마케팅(day marketing)이 사회화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글로벌 마케팅을 민간 등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에는 분명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축제와 관광 및 도시이미지가 결합된 전문화된 글로벌 마케팅 체제와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옥토버페스트 홍보에는 외교관 등 정부가 민간이 함께 나선다. 이 축제를 알리는 것이 독일을 알리는 것이고, 자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축제를 홍보하는 것이 그 지역 및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외교 방식이 되면서, 항공사 등 주요 기업들의 비즈니스 방식까지 될 수 있는 전략적 홍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축제와 친구 맺기

 

세 번째 전략은 세계적 축제와 친구 맺기다. 이 교수는 “미국의 렌터카 업체 ‘아비스’는 독특한 전략을 사용했다. 같은 업계 1위 회사와의 격차가 상당한데도 ‘아비스는 2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열심히 노력합니다’라는 광고를 만든 것”이라며 “이런 마케팅 전략을 썼더니 적자를 벗어남과 동시에 3위 업체와 격차까지 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화천 산천어축제가 놀라운 친구 맺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하얼빈 빙등제, 삿포로 눈축제와 같은 세계적인 축제 관계자들은 계속 초청하다가 어느 순간 ‘우리는 세계 4대 겨울 축제야’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사실 3대, 4대 기준이 없는데도 친구 맺기를 계속 하다 보니 어느 순간 4대 축제가 된 것이다. 세계적인 축제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친구 맺기를 하게 되면 결국 같은 카테고리로 묶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제적 자생력 키워 지속가능성 확보해야

 

네 번째는 축제가 경제적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에만 의존하는 지금의 재정 방식은 축제의 지속성 확보에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대체로 우리나라 축제 비용은 80%를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축제들은 80%를 자생적으로 운영한다”며 “예를 들면 김제 지평선 축제의 경우 축제 신용카드를 만들어 기부금을 1%씩을 쌓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제적 자생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갑자기 되진 않는다. 매년 자생력을 1%씩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래야 시장에 변동이 오거나, 정치적 이슈가 생기더라도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축제를 끌고 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지역에 튼튼한 뿌리내려야

 

다섯 번째로 이 교수는 축제 문화가 지역에 튼튼히 뿌리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축제는 정치, 문화, 환경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영향을 받기 쉽다. 이런 요인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축제가 지역의 정체성이 되고 주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 교수는 “캐나다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의 경우 지역민들은 그 지역 문화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전수시키려는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하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재단까지 세워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지역축제에서도 이런 노력들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축제 전문가 양성 및 경영기구 설치

 

여섯 번째 전략은 축제 전문가를 양성함과 동시에 전문적인 축제 경영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제 더 많은 전문가를 지역 축제에 투입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설 축제 경영기구가 있어야 한다”며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실질적인 운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축제 전문 인력들이 해외 축제를 볼 수 있는 파견연수의 기회를 늘려주고, 유명 축제가 열리는 지역에 6개월씩 머물게 하면서 노하우나 운영 시스템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축제를 운영하는 관리주체가 독자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예컨대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의 경우 예술 감독에게 5년의 임기를 보장하고 축제 프로그램 선택에 대한 절대적 자유권을 주고 있다.

 

 

축제 생태계를 조성하자

 

이 교수는 일곱 번째 전략으로 축제를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해 축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 축제에 세계인이 오는 것을 글로벌화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 축제 노하우와 기술을 수출하는 것도 글로벌화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교수는 “실제 퍼레이드로 유명한 뉴올리언스에는 수레를 만드는 큰 공장이 있는데, 한국 에버랜드는 그곳에서 퍼레이드에 사용될 수레를 수입한다”며 “축제를 둘러싸고 있는 조명, 음향, 공연산업 등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축제를 글로벌하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축제 간 네트워크 통해 축제도시 만들어야

 

마지막 전략으로 이 교수는 축제를 네트워크화해 축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로 다른 축제를 한곳에 모아 군집형 축제를 만들고 이를 글로벌 브랜드로 형성해 축제도시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교수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는 8월에 ▲에빈버러 인터네셔널(세계적 공연예술축제)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대중적‧창의적 공연) ▲에딘버러 북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가 모여 축제 도시를 형성한다. 사람들은 여기에 참가해 예술적인 경험도 하고, 대중적인 공연도 본다”며 “앞으로는 우리도 여러 축제 간 네트워크를 통해 축제 도시화 하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지역 축제를 세계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관광진흥법 개정 추진”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이외에도 우리나라 지역 축제를 세계 축제로 발전시키고, 지역 정체성을 지닌 관광 콘텐츠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정책대안 및 제도개선 방향들이 논의됐다. 김덕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문화관광축제 제도개선방안’ 1부 발제에서 매년 문화관광축제를 지정하는 정책 관행을 과감히 탈피할 것을 제안했다.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평가 객관화, 등급제 폐지, 일몰(정부 지원 기간 10회 한도제)된 축제 간접 지원 등 문화관광축제 제도의 전면 개편안도 제시했다.

 


2부에서는 정강환 배재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상현 한양사이버대 교수, 김현곤 세종대 교수, 김영미 동신대 교수, 윤성진 축제 감독, 강기수 김제시청 축제팀장이 학계, 축제 현장 전문가, 지자체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해 문화관광축제 제도 개선과 발전 방향을 토론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이번 토론회 주최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정책토론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할 수 있는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만간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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