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및 재산에 상관없이 무주택에 청약통장만 있으면 입주자격이 주어지는 ‘50년 공공임대’에 서민과 거리가 먼 가구가 상당수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관리공단의 자료 ‘50년 공공임대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년 공공임대 전체 2만5,742세대 중 차량을 2대 이상 보유한 가구가 3,038세대에 이르고, 고가 외산차 또한 188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공주택 중 ‘영구임대’는 ▲무주택 세대(구성원) ▲도시근로자가구 월소득 70% 이하(3인 가구, 월평균 소득 350만원 이하) ▲가구 총자산 2억8,000만원 이하 ▲자동차 가액 2,499만원 이하여야 지원이 가능한데, 입주 및 거주 간 소득과 자산에 대한 심사가 강화됐으며 고가차량에 대해서는 주차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50년 공공임대’에 대해서는 사회적 감시가 허술한 것이 현실이다.
1993년 저소득층, 탈북자, 사할린 동포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영구임대와 함께 국고지원을 받아 공급된 ‘50년 공공임대’는 애초에 영세서민이 입주 대상이었기 때문에 소득과 자산에 대한 기준 없이 ‘무주택 세대구성원’만을 자격으로 삼았다.
25년 정도가 지난 지금, 제도의 취지가 악용될 소지가 높아졌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여전히 ‘50년 공공임대’는 무주택 및 청약통장으로만 입주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정기적 자산 조사 또한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자기 명의의 주택은 없지만, 고소득 자산가 일부가 ‘50년 공공임대’를 주거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된다. 서울 신림단지의 경우 50년 공공임대 전세금은 인근 시세대비 30% 수준이다.
관련해서 간접적으로 재산 상황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차량대장을 전수조사해 본 결과 50년 공공임대 10가구 중 1가구(3,038세대)가 차량을 2대 이상 갖고 있었다.
특히 구미인의 단지의 경우 30.9%(234세대), 서울 신림2 28.6%(234세대), 대구 가람1 23.2%(122세대), 천안 쌍용 20.2% 등 입주민 5가구 중 1가구 이상이 차량을 2대 이상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외산차 등록 대수도 188대에 달했다.
BMW 58대, 벤츠 27대, 폭스바겐 23대, 아우디 16대 등 유명 제조사 차량은 물론이고, BMW 740, BMW 640, 벤츠 S350 등 억대를 호가하는 차종도 있었고, 아우디 A6, 볼보 S60, 재규어 등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수입차도 즐비했다.
2019년 8월 기준 ‘영구임대’ 입주자의 고가차량 대수가 69대인 것을 감안하면 ‘50년 공공임대’ 입주자격에 대한 재고가 요구된다.
김 의원은 “소득과 재산을 묻지도 않고 공공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현 국민 정서와 거리가 먼, 시효가 지난 정책”이라며 “관계부처는 이른 시일 내 입주가구의 소득과 자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50년 공공임대’의 법령 및 운영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