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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로버트 머튼 MIT 석좌교수 “목표 수익률 정하고, 그만큼의 리스크 감내해야”

- 초저금리 시대, 높은 수익률 달성 어려워…리스크 감내해야
- 풋옵션 등 보험 성격 금융상품, 리스크 회피 전략에 좋은 대안
- 금리 자체보다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처방안 고민하는 것이 중요
- 금융혁신의 기회 될 수도…리스크, 인식하되 과도한 걱정 말아야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0.25%p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월 1.75%였던 1.5%로 0.25%p 내린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1.25%까지 내려간 것은 2016년 6월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당시 기준금리는 1년여 뒤인 2017년 11월 1.5%로 0.25%p 상향조정됐지만, 올해 3분기 성장률이 0.4%(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에 그치고 0%대 물가가 지속하는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내년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상 ‘금리 0%대 진입’을 앞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뒤 “필요하다면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이 아직 남았다”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0%대’. 이 같은 초저금리 시대, 만족할만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투자를 해야 할까?

 

요즘 금리 2%대 예·적금 상품을 찾는 일이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간혹 은행에서 시중 금리의 2~3배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이 나오기는 하지만, 가입금액 20만원 수준에 1년 단기상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그마저도 가입 인원을 제한하기도 해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예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준금리가 1.25%로 인하된 것이 아직 상품에 적용되기 전인 상황에서도 예금 상품의 금리는 평균 1% 초반대가 대부분이다. 예금금리 1%를 가정했을 때 1억원 예치 시 1년 뒤 손에 쥘 수 있는 이자는 84만6,000원(세후 기준). 기준금리 인하분이 반영되면 이는 더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는 때가 된 것이다.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높아진 글로벌 불확실성 장기화 속에서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2%대 성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내년에는 우리나라도 0%대 금리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 기조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과 일본은 소위 ‘제로금리’를 넘어 정책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 중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지난 9월에는 예금금리를 기존 –.4%에서 –.5%로 추가 인하했다. 일본은 2016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현재 –0.1%를 유지 중이지만, 10월 말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00~2.25%에서 1.75~2.00%로 0.25%p 내렸다. 바야흐로 초저금리 시대. 금융투자를 통한 자산운용이 더욱 어려워졌다.

 

“초저금리 시대, 리스크 관리가 중요”

 

이 같은 초저금리 시대, 만족할 만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높은 수익을 얻자고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히 적절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너무 안정성만 추구해서는 원하는 수익을 얻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거나 얻지 못할 수 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Robert C. Merton)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는 10월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초저금리 시대의 금융혁신과 자산운용 전략’ 조찬 강연회에서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전에 짊어지지 않았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며 초저금리 시대에는 위험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국채라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위험관리를 통해 원하는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튼 교수는 파생금융상품 가치 측정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점이 인정돼 199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금융공학의 권위자다. 현재는 운용자산만 6,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적인 투자자문사인 디멘션펀드어드바이저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머튼 교수는 ▲분산 투자 ▲헤징 ▲금융보험 등을 통해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산 투자는 ‘모든 달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듯이 투자 자산이나 지역 등을 다양화해서 위험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헤징은 주가, 환율,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인한 위험에 대비해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A기업이 수출대금을 3개월 후에 달러로 결제받기로 했을 때 3개월 후 환율이 하락한다면 A기업은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에 달러선물에 가입함으로써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회피하는 것이다.

 

금융보험은 일정한 수수료를 내고 원금 일부를 보장받는 것으로, ‘풋옵션(Put option)’이 대표적이다. 머튼 교수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사실 고수익 채권을 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옵션(Option)’이란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특정 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하고, 이에 대한 거래를 ‘옵션거래’라고 한다. ‘풋옵션’이란 옵션거래에서 특정한 자산을 미래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것이다. 옵션은 선택권이 있어 거래 당사자의 이해에 따라 옵션을 행사할 수도, 옵션 행사를 포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현재 1,000원인 주식을 특정 시점에 900원(행사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하고, 이 옵션을 매수하는 가격(프리미엄)을 100원이라고 했을 때 풋옵션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100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이를 구매한다. 어떤 시점에 해당 주식이 1,500원이 됐다면 풋옵션 매수인의 입장에서 이를 900원에 팔면 손해이기 때문에 옵션 행사를 포기하게 된다. 이때 풋옵션 매수자는 풋옵션 매도자에게 지급했던 프리미엄만큼의 손실을 보게 된다. 권리를 행사할 경우 발생하게 되는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해당 주식이 500원이 됐을 경우 풋옵션 매수자는 이를 900원에 팔 수 있고, 풋옵션 매도자는 이를 사줄 의무가 있기 때문에 풋옵션 매수자는 풋옵션 매도자에게 지급했던 프리미엄을 제외하고도 이익을 보게 된다.

 

머튼 교수는 “기관투자자들은 주로 분산 투자와 헤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회사채를 샀다고 생각했을 때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면 돈을 받을 수 없지만, 보험에 듦으로써 보증된 돈은 지킬 수 있다. 하지만 금융보험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는 금융투자에서 보험 성격의 옵션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산 투자나 헤징은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반면, ‘풋옵션’과 같은 금융보험에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대해 머튼 교수는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그 이상에 대한 권리를 보험료와 같은 가격으로 팔면 비용을 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 안전자산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

 

머튼 교수는 몇몇 선진국에서 시작된 ‘제로금리’나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냉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리가 –0.1%라고 해서 금융시장이 붕괴한다거나 갑자기 망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낙관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여러 변수가 생기는 만큼 ‘제로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면 금융투자·관리기법을 혁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튼 교수는 “금리가 0이니까 수수료를 내고 은행에 돈을 맡기겠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것은 마이너스 수익률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는 이유는 안전자산의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서울의 주차난’에 비유했다. 서울에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대비 차량이 많아서 발렛파킹이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고돈을 낸다. 결국 돈이 많아도 이 돈을 예치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은행이 고객을 위한 안전자산을 사는 대가, 수수료를 요구하는 논리라는 것이다.

 

‘정확한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그만큼의 리스크만 감내해야

 

머튼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리스크를 무리하게 감내해서는 안 되고, 정확한 목표 수익률을 설정한 후 그에 맞는 전략을 통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연기금의 경우 수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 무작정 높은 수익 추구가 아니라 수급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더 많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대가, 즉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목적을 잃고 단순히 수익률에만 연연하며 불필요한 리스크를 감내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머튼 교수는 “단순히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 그만큼의 리스크만 감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 많은 수익을 좇을 수 있지만, 그것은 리스크를 지지 않을 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보험, 하나의 새로운 시장 될 수 있을 것

 

머튼 교수는 “금융보험은 투자를 하면서 생겨나는 위험을 관리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수적인 전략이 아니라 앞으로 많은 투자기법에 의해서 수요가 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고수익을 얻고자 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보험을 발행함으로써 얻는 프리미엄을 통해 수입을 만들 수 있다”면서 “풋옵션이나 콜옵션 권리 행사에 대한 일종의 보험료 가격은 하나의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부펀드 같은 비교·경쟁 우위에 있는 기관들은 이같은 금융보험 서비스 제공을 통해 회사 운영을 통한 수익 못잖은 수익을 걷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리 자체보다는 시장의 변동성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

 

한편, 머튼 교수는 “실질 금리가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낮은만큼 높은 수익률을 거두기 쉽지 않지만, 그것이 금융의 본질”이라며 “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측하는 것보다 시장의 변동성에 어떻게 대처하고 전략적으로 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한때 미국의 금리가 하늘로 솟구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1%까지 떨어졌다. 그것은 우리 시대 경제의 불확실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면서 “저금리가 오래 유지된 이유를 100% 알지는 못하지만, 전례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계속될지에 대해서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대수익률을 전제할 필요는 없지만, 어떤 것이 일어날 수 있는지, 즉 금리의 범위, 변동성은 예측해야 한다. 변동성이 큰지 작은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해서 머튼 교수는 현 상황을 ‘금융혁신의 기회’로 보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다변화되는 세상에 있다. 시장은 다양화되고, 분산 투자를 점점 더 넓은 영역으로,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로 넓혀서 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효율적인 시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술 덕분”이라며 “기술이 발전하기 때문에 (시장의) 진입장벽도 낮아져 누구나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수익률을 좇아 많은신규 참가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에는 리스크가 내포될 수밖에 없다. 그 특성상 기반이 되는 인프라를 한 발짝 앞서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져나 도구를 이용해서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해졌지만, 우리가 반드시 안전한 선택만 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정보에 입각해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을 하고 리스크를 짊어질 수도 있다. 리스크를 짊어지는 이유는 수익률을 위해서다. 리스크는 인식해야 하지만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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