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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단독) [암 입원보험금 분쟁-⑧] “요양병원 치료만으로도 암세포가 현저히 줄었다”

- 요양병원 치료만으로 1.3cm 암세포, CT에서 안 보일 정도로 줄어
- 표준치료 위한 입원만 인정하는 보험사…민간 보험 가입 이유 사라져
- 표준치료 외 치료 효과, 정말 없나?…자닥신·온열치료, 치료 효과 입증돼
- 분쟁의 원인, 보험사가 상품 제대로 못 만든 탓…소비자에 책임 전가 멈춰야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암 환자와 보험사가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에 대한 암 입원보험금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수년째 분쟁을 겪는 가운데, 암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암 수술 및 항암·방사선 치료 없이 요양병원에서의 입원·치료만으로 암세포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든 환자가 있어 주목된다. 보험사는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이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보존적 치료’이기 때문에 암 입원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는데, 해당 환자는 요양병원 입원·치료만으로 암세포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

 

암 입원보험금 지급을 둘러싸고 수년째 이어지는 암 환자와 보험사 간 분쟁의 핵심은 암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해 받는 치료를 암 치료로 볼 수 있느냐다. 어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그 병원과 의사가 의료법과 보험약관에서 정한 병원과 의사고, 그 의사가 암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처방한 것이기 때문에 암과의 의학적 인과관계가 전혀 없지 않은 이상 암 환자에 대해 이뤄진 치료 행위는 암 치료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보험사는 그 내용이 ‘암의 치료를 위한 직접 목적’ 혹은 ‘암의 치료를 위한 직접적인 목적’이 있었는지를 따지며 암 입원보험금 지급 요건을 좁게 해석하고 있다.

 

암 환자는 의료법과 보험약관에서 정한 병원의 대상에 요양병원이 포함되고, 그곳에서 일하는 의사 역시 의료법과 보험약관에서 정한 의사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될 부분이 전혀 없으며, 기본적으로 암의 치료에 직·간접이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한다. 또한 암 환자는 국가가 중증질환자에 대해 5년간 제공하는 산정 특례의 대상이 되고, 암 환자의 경우 산정 특례 범위에 암 수술 및 항암 치료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에 따른 합병증 치료가 포함된다는 점 등을 들어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 및 치료는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험사는 암 환자에 대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 표준치료를 위한 입원 외의 입원에는 ‘암의 치료를 위한 직접 목적’ 혹은 ‘암의 치료를 위한 직접적인 목적’이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암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은 암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 및 합병증 등을 치료하거나 체력 회복 등 ‘보존적 치료’를 위한 것일 뿐 암의 치료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보험사의 이같은 주장은 암 입원보험금 분쟁과 관련한 법원 판례에 근거한다. 그렇지만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을 암 치료를 위한 것으로 인정한 판례도 수없이 많고, 특정 대상 사이의 다툼을 법적으로 해결한다는 재판의 성격을 감안할 때 그 대상들에게만 적용돼야 할 판례를 모든 암 입원보험금 분쟁 건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관련해서 암 진단 이후 수술이나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요양병원에서의 입원·치료만으로 암세포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든 환자가 있어 주목된다. 1996년 삼성생명의 ‘홈닥터플러스 보험’에 가입해 유지해오던 조 모 씨는 2013년 2월 아산병원에서 요관암(C66) 진단을 받았다. 병원 주치의는 조 씨에게 수술을 권유했지만, 암 가족력이 있었던 조 씨는 암 투병을 했던 가족들이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상당히 고통스러워하다가 사망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두려움이 커 수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후 조 씨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자닥신과 셀레나제, 고주파온열치료, 이뮨셀LC 등을 처방받아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왔고,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위해서만 상급종합병원(서울대학교 병원)을 방문했다. 추적관찰 결과 진단 당시 1.3cm였던 암세포는 CT 등 영상진단에서 관찰되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줄었다. 통상적인 요관의 직경은 0.5cm. 그곳에 1.3cm의 암 세포가 생겼다는 것은 당시 암 세포가 상당히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 씨는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없이 요양병원 치료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암세포의 크기가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것은 요양병원에서의 치료가 암 치료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삼성생명에 요양병원 입원분에 대한 암 입원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조 씨가 여러 요양병원에서 입·퇴원을 반복했고, ○○○요양병원은 암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를 하는 병원이 아니며, 이곳에서 받은 치료도 자닥신, 고주파온열치료 등 보존적 치료 외 별다른 치료 내용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해당 요양병원에서의 입원은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조 씨의 보험금 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조 씨는 삼성생명에 대해 소를 제기, 지난해 말 1심 재판이 시작됐다.

 

요양병원 치료만으로 암세포 크기 현저히 줄어

 

서울대학교 병원 의료기록(2015년 8월20일)에 따르면 조 씨는 ‘2013년 2월 아산병원에서 요관암 진단을 받고, 온열치료 및 thymosin(싸이모신) 주사(자딕신) 등으로 치료를 받은 후 f/u CT(follow up CT)에서 종양 크기(tumor size)가 작아져 추적관찰 중인 환자’다. 같은 병원 또 다른 의료기록(2015년 8월27일)에서는 조 씨의 상태에 대해 ‘2015년 8월 본원에서 시행한 CT와 2014년 2월 아산병원에서 시행한 f/u CT와 비교했을 때 stationary or slightly improved disease state(정지상태 또는 약간 개선된 질병 상태)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고 있다. 같은 날짜의 진단서에서는 ‘온열치료 및 thymosin 주사 등 치료를 받은 후 추적관찰 중인 환자로, 추적관찰 중 시행한 전신화 단층 촬영에서 종양이 진행되지 않고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2016년 2월1일 진료확인서에서는 ‘CT 결과 이전보다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잔존하는 종양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요양병원의 간호기록지(2016년 7월28일)에는 ‘2014년 1월 정기검진상 1.3cm-0.9cm로 작아짐’이라는 기록이 있다. 이 요양병원의 조 씨에 대한 2018년 1월10일자 진단서에는 ‘2013년 당시 1cm 이상이던 상기암은 (타 기관에서 시행한) 주기적인 영상의학적 경과관찰상 지속적으로 크기 감소를 보였고, 2017년 말 시행한 영상의학적 검사상에서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도로 감소된 소견을 보였다고 함’이라고 돼 있다. 관련해서 조 씨가 소를 제기한 후 실시된 의료기록 감정촉탁에서 의뢰를 받은 서울대학교 병원 측은 조 씨의 상태에 대해 ‘2018년 8월13일(서울대학교 병원 회신일 2019년 2월18일 기준 가장 최근 진료일) CT 검사에서 요관암의 증거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다만, 올해 1월9일 소견서에서는 ‘재발의 위험성이 있어 지속적인 비뇨의학과 외래 추적관찰 필요함’이라고 밝혔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볼 때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2018년 8월13일 찍은 CT에서 요관암의 증거가 관찰되지 않은 이유는 요관암세포가 아예 없어졌다거나 암이 나았다고 보기보다 CT로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암세포가 크게 줄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수년간의 정기적 추적관찰을 통해 지속적인 암세포 크기 감소를 확인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요양병원에서도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암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것은 검사 자체의 해상도 문제로 관찰되지 않거나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도로 크기 감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암이 소멸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기 환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재발 또는 전이 위험이 있는 잔존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사료된다’고 판단했다.

 

조 씨는 “항암이나 방사선으로 암을 치료한다 했으나 (암세포가) 없어지지 않거나 (암이) 재발한 현상을 치료라 할 수 없다”며 “나는 수술하지 못한 요관암을 자닥신, 고주파 등으로 치료했다. 암을 없애는 치료법이야말로 직접적인 치료”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 “암 치료 직접 목적 입원 아니고, 필요성도 없어”

 

조 씨의 주장에 대해 삼성생명은 조 씨가 ▲요관암 진단 후 의료진이 권유한 근치 목적의 수술을 거부한 채 지난 수년간 여러 요양병원을 전전하며 장기입원을 해 오던 중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해당 요양병원은 암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를 하는 병원이 아니라 수술 전후의 입원 관리, 치료 후 재활 및 요양 등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 ▲진료기록상 조 씨는 자닥신, 고주파온열치료 등 ‘보존적 치료’ 외에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점 ▲○○○요양병원에서도 조 씨를 ‘신체기능저하군’으로 분류해왔다는 점 등을 들어 “○○○요양병원에서의 입원은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입원의 필요성도 없는 것”이라고 맞섰다. ‘신체기능저하군’이란 요양병원에서 입원진료를 받는 환자 중 입원치료보다는 요양시설이나 외래진료를 받는 것이 적합한 환자를 말한다.

 

그러면서 삼성생명은 서울대학교 병원과 대한의사협회의 의료기록 감정촉탁 회신문의 내용을 근거로 조 씨가 ‘잔존암이 없는 상태에서 종양의 재발이나 종양 또는 종양치료로 인해 발생한 합병증 내지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요양병원에서 이뤄진 자닥신, 고주파온열치료 등은 요관암의 표준치료 방법에 해당하지 않고, 해당 치료들이 요관암의 증상을 호전시킨다거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병증 완화 내지는 면역력 강화, 또는 예방 목적의 치료인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조 씨의 요양병원 입원이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입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환자에 대한 의사 진단·처방, 사후적 판단 대상 될 수 없어

 

하지만 삼성생명의 주장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먼저 의료기록 감정은 조 씨를 대면한 사실이 없는 제3의 의사가 의료기록만으로 진단 및 치료 당시의 조 씨 상태를 추정한 것에 불과한데, 그것만으로 조 씨에 대한 치료가 적절했는지를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의 처방 및 치료 방법은 환자를 직접 대면한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전반적으로 꼼꼼하게 살핀 후 재량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단순히 의료기록과 통계적 임상자료 등에 의존해 환자의 상태 및 처방의 적절성 등을 ‘사후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기록감정 회신문에서 ‘상세한 의료기록 부재로 구체적인 증상은 알기 어렵다’, ‘첨부된 간호기록만으로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첨부된 자료만으로 완전히 판단하기 어렵다’ 등의 전제를 달았다.

 

조 씨에 대해 행해진 자닥신, 고주파온열치료, 이뮨셀LC 등의 치료들이 요관암 표준치료 방법이 아니고, 해당 치료의 효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한 보고나 문헌이 없다는 점을 들어 조 씨의 요양병원 입원이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입원이 아니라는 삼성생명 측의 주장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표준치료가 아니고, 치료 효과에 대한 보고나 문헌이 없다는 말이 곧 치료 효과가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될 수 있을까?

 

표준치료는 어떤 질병을 치료에 있어 임상 경험상 일정한 수준의 효과가 나타나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치료법이라는의미지, 어떤 질병을 치료하는 데 정답 혹은 반드시 해야하는 처방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대한의사협회나 서울대학교의 의료기록 감정에서도 요관암에 대해 표준치료를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라거나 해당 치료에 대한 효과를 부정하는 표현을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조 씨에게 처방된 치료는 당시 의학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한 후 의학적 판단에 의해 처방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받은 치료가 표준치료가 아니라 는 점을 들어 해당 입원은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해야 할 이유를 보험사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삼성생명 측의 주장은 결국 ‘표준치료의 범위 내에서 이뤄진 치료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우리가 개인적으로 비용을 들여가면서 민간 보험사에 보험을 가입하는 이유는 큰 병에 걸렸을 때 적절한 혹은 효과적인 치료를 받음에 따라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그런데 국가에서는 암 등 중증질환에 걸린 사람들에게 5년간 건강보험 요양급여 총액의 5%만 본인이 부담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산정특례 제도를 운영 중이고, 표준치료는 산정특례의 대상이 된다. 만약 보험사에서 표준치료 범위 내에서 이뤄진 치료만을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한다면 건강보험료 외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굳이 민간 보험을 가입할 이유가 없다.

 

요양병원에서의 암 치료, 정말 효과 없을까?

 

한편, 삼성생명 등 보험사들이 ‘보존적 치료’라며 암 치료가 없다고 주장하는 자닥신, 고주파온열치료, 이뮨셀LC 등은 정말 암 치료에 효과가 없는 걸까? 자닥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예규 제68호(2015년 5월15일 개정) ‘의약품 등 분류번호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기타의 종양치료제(429)’로 분류, 품목 허가된 의약품으로, 이는 암 치료의 효능이 입증됐음을 의미한다.

 

미국 FDA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돼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닥신은 인체 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싸이모신 알파 1’ 성분을 이용해 우리 몸에서 면역력을 담당하는 흉선을 자극,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NK세포(Natural kill cell, 자연살해세포) 활성화를 돕고, 항암 치료에 따른 부작용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뮨셀LC은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 분리한 T세포를 증식, 배양한 후 암 환자에게 주사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면역세포치료제로, 2018년 미국 FDA로부터 간암, 뇌종양, 췌장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2007년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획득, 현재 생산과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뮨셀LC가 미국 FDA로부터 간암, 뇌종양, 췌장암 희귀의 약품으로 승인을 받았지만,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라는 점에서 인체의 다양한 조직에 효과를 볼 수 있는 항암치료제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고주파온열치료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한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상대가치점수’상 ‘방사선 온열치료 및 온열치료 계획(HZ272)’로 분류된 법정 비급여 항목이다.

 

고주파온열치료는 암세포가 열에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암이 발생한 신체 부위에 전기장을 발생시켜 암세포 주변의 온도를 높이고, 결국 암세포가 죽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정상 세포는 체온이 상승할 경우 혈관을 확장시켜 열을 배출하지만, 암세포의 혈관은 확장되지 않아 열 배출이 어렵다. 열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한 암세포 혈관에는 혈전이 생기게 되는데, 혈전은 암세포에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을 막아 결국 암세포가 괴사하게 만든다. 고주파온열치료의 효과는 수많은 논문을 통해 입증됐는데, 특히, 항암치료의 보조 치료로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쟁의 근본 원인…보험사의 무능

 

1990년대 암은 ‘걸리면 죽는 불치의 병’으로 인식돼왔지만, 지금은 ‘제대로 치료받으면 살 수 있는 병’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한 가지 바뀌지 않은 점이 있다면 치료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점인데, ‘돈이 없어서’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죽는 일은 없기 위해 우리는 암보험에 가입한다.

 

보험사는 약관을 통해 보험금 지급 조건 등 보험상품의 규칙을 정하고, 보험 이용자는 보험 설계사라는 보험사의 대리인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데, 아직 발생하지 않는 미래의 위험을 보장한다는 보험의 특성상 약관의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거나 애매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보험상품을 만들 때 전혀 관여하지 않아 약관에 대해 잘 모르는 보험 이용자가 불이익을 볼 수 있는데, 이같은 일을 막기 위해 우리 법은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돼야 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암 입원보험금 분쟁은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을 ‘암의 치료를 위한 직접적인 목적’ 혹은 ‘암의 치료를 위한 직접 목적’으로 볼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이는 보험약관에 이 ‘직접 목적’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판례들을 통해 보면 보험사들이 말하는 ‘직접 목적’은 ‘표준치료 범위 내의 치료’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것은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은 ‘직접 목적’에 대해 사회적인 통념상 소비자들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주장하지만, 질병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고, 간접 목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점에서 암 입원보험금 분쟁은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또한 보험 상품을 만들었을 때와 그 보험에 가입한 보험 이용자들이 보험의 혜택을 받을 때 사이에 수년에서 수십년이라는 시간적 차이가 있는 만큼 그 사이에 수없이 많은 암 치료법이 개발됐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암보험에 가입한 취지를 고려했을 때 암보험을 갖고 있는 암 환자라면 굳이 표준치료를 선택하기보다 덜 고통스럽고 더 효과가 좋은 치료를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 보험계약을 유지한 보험 이용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결국 암 입원보험금 분쟁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예측하지 않은 채 상품을 만들어 팔기에 급급했던 보험사의 무능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분쟁의 책임은 보험사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고, 의학적 근거가 있는 암 치료를 위한 입원에 대해서는 암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이 문제를 이렇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 분쟁의 책임을 보험 이용자들에게 전가하고, 보험 이용자들의 보험료로 만들어진 거대한 자금력과 조직을 무기 삼아 약자인 암 환자와 법적 싸움까지 불사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사들은 요즘 보험 산업이 상당히 많이 어려워졌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저금리 기조에 2022년 도입 예정인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국제회계기준)17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과거 고금리를 약속한 저축성 보험 상품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보험사들은 자연스럽게 보장성 보험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될 텐데, 과연 어떤 사람이 보험금 받을 때에는 법적 싸움까지 불사해야 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보험에 가입하려고 할까? 길게 봤을 때 무엇이 보험 산업을 살리는 길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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