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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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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숙 칼럼] 데이트폭력과 처벌법률

 

지난 10월15일 대법원에서는 연인이었던 여성 연예인을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구속된 남자친구에게 징역 1년의 형을 선고했다. 남자친구는 연인 간 감정싸움이 쌍방의 폭행으로 이어졌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인사이에 발생하는 데이트폭력은 연인사이 가벼운 다툼으로 치부하기에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 이번호에서는 데이트폭력의 실태와 처벌 법률의 내용과 한계, 그리고 보완대책을 살펴보자.

 

데이트폭력의 정의와 유형

 

데이트폭력의 정의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법률은 아직 존재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데이트폭력’은 ‘남녀 간의 관계 내에서 상대방에게 해를 끼칠 의도를 가지고 행한 정서적, 신체적 폭력행위 또는 그러한 의도를 가졌다고 인정되는 정서적, 신체적 폭력 행위’라고 정의한다. 구체적으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행동(키스, 포옹, 접촉 등)을 강제로 하거나, 완력이나 강압을 사용하여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실제 성관계를 하는 것 외에 미수에 그친 성적 행동을 모두 포함한다. 또한, 상대방의 신체를 발로 차거나, 물어뜯거나,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폭행은 물론, ​욕설을 하거나 모욕을 주는 언행, 무시하고 경시하는 행동, 위협을 하거나 협박하는 행동 등 상대방을 괴롭히는 언어적 폭력 및 심리적 폭력을 포괄한다.

 

데이트폭력의 실태

경찰청이 공개한 데이트폭력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4만3천46명이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9,566명, 하루 평균 26명이 검거됐음을 의미한다. 데이트폭력 유형별로는 폭행 8,231명, 상해로 검거된 인원이 31,304명으로 전체 43,046명의 72.7%에 달했다. 또 감금·협박·체포 등이 4,797건(11.1%), 성폭력 571건, 살인미수 144건, 살인이 69건으로 나타나 중대범죄로 이어진 경우도 작지 않았다.

 

문제는 데이트폭력을 당하고도 상대방과 관계를 지속하거나 결혼까지 한 경우도 작지 않다는 것. 최근 경기도가 조사한 데이트폭력 실태조사 결과 데이트폭력을 한 사람과 결혼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38%였다. 그 이유로는 ‘상대방과 결혼하지 못할 정도의 피해는 아니어서’, 또는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생각해서’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순간의 실수라고 생각해서 용서하거나, 피해를 당해도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에 감싸줘야 한다는 인식 때문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대방의 용서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가 반복되거나 정도가 심화된다면 사랑이라는 말로 용인할 수 없다.

 

데이트폭력에 관한 처벌 법률과 한계, 보완대책의 필요성

 

데이트폭력을 정의하고 이를 처벌하는 법률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데이트폭력으로 신고하면 일반 형법에 의해 폭행 또는 협박죄로 처벌하거나, 그 유형과 정도에 따라 성범죄처벌법 등으로 처벌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피해자가 피해를 신고해도 연인간의 가벼운 다툼으로 치부해버리거나, 합의를 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피해자로서는 수사기관에 도움을 청해도 별 수 없다는 절망감에 더욱 움츠러들게 된다.

 

데이트폭력이 처음에는 경미한 정도의 폭행에서 시작해, 점차 정서적, 육체적 지배관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특수성을 인지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폭행사건 정도로 사건을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비난이 있다. 정부와 국회의 관련 입법대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데이트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국회임기만료로 폐기되고 말았다.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는 데이트폭력범죄를 포함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하고, ‘데이트폭력 등 사회적약자 대상 폭력범죄 사건처리기준’을 마련해 데이트폭력범죄에 대한 엄정처리 방침을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연인사이라고 해서 폭력이 사랑으로 미화되어서도 안 된다. 데이트폭력은 여성만이 피해자가 아니라 남성 또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양성평등의 인식을 갖춰야 한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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