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윤복근 칼럼】토양 미생물과 농업 마이크로바이옴

 

최근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이 당뇨, 비만, 아토피, 우울증, 암 등과 같은 다양한 질병의 개선과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각종 만성질환과 난치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는 이유는 범용성과 안정성이다. 지금은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에 집중되어 있지만, 특정한 효능을 가진 미생물을 이용한 영양제, 식품, 음료, 농업, 과수, 축산, 양식, 원예. 환경. 건축. 반도체. 소독과 방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어 빠른 속도로 산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이 크게 발달한 오늘날에도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하기 위해 식량을 동식물에 의존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수 없다. 또한 식량만은 앞으로도 농업에 의존하지 아니하고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증가한 이유로 의학발달에 의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가 노화를 지연시킴으로써 건강이 증진된 것으로 말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인류의 건강 개선과 수명 연장에 더 큰 공을 세운 것은 의학보다도 삶의 질 향상, 특히 식량 생산증가로 영양상태가 나아진 것이 으뜸가는 요인이었음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따라서 농업분야에 적용될 마이크로바이옴을 학문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무병장수를 원하는 이 시대에 건강한 생명유지를 위한 가장 기초산업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토양을 기반으로 한 미생물 군집의 농업분야 활용방안을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토양 미생물의 근권(根圈, rhizosphere)

 

근권에서 많은 미생물 상호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표한 Lorentz Hiltner(1904)는 토양 박테리아가 자연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와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하여 작물을 재배하는 상업주의적 관행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발표했다. 식물과 관련된 미생물 집단은 오늘날 식물 성능과 건강에 중요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식물 미생물 군집에 대한 첫 번째 차세대 논문이 연속적으로 발표된 이후, 식물 미생물 군집 연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생물 군집이라는 용어는 Wipps 외 연구진(1988)이 식물 질병통제라는 맥락에서 처음 사용했으며, "뚜렷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가진 합리적으로 잘 정의된 서식지를 점유하고 있는 특징적 미생물 집단“을 말한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Lederberg와 McCray(2001)가 미생물 군집이란 용어를 사용했으며, 인간의 신체를 공유하고, 건강과 질병의 결정요인으로 거의 무시되어온 공생(symbiotic), 병원성 미생물(pathogenic microorganisms) 등 공생의 생태 공동체를 말한다.

 

여기서 식물 미생물 군집의 정의를 식물과 연관된 미생물의 집단 공동체로 정하고, 식물들의 두 번째 게놈(genome)이라고 지칭하였으며, 식물을 자율적인 독립체로 간주하는 대신 식물의 숙주와 관련 미생물군과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통합 생명체로 간주한다. 따라서 식물의 기능적 목록은 크게 증가하였고, 통합 생명체로서 식물이 생물학적 환경과 생화학적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관련 연구들은 뿌리 관련 미생물군이 식물 건강의 기능과 관련하여 지난 세기에 나타난 많은 확립된 개념들, 특히 현대 미생물학 기술(microbiomics technologies)이 뿌리 미생물 군집의 집합과 기능을 지배하는 복잡한 과정을 해독하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양에 있는 미생물 다양성은 몇 그램의 토양에서 수천에서 수백만 종의 미생물 종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발견되고 있다. 식물 뿌리는 식물이 광합성으로 얻은 탄소의 10%에서 44%를 뿌리 주위의 좁은 토양 영역에 침전시켜 토양 미생물 공동체로부터 선택되고 조립되는 활동적인 미생물 공동체의 발전을 자극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식물은 뿌리 퇴적물의 화학적 조성을 선택적으로 조정하여 식물이 직면하는 특정 스트레스 조건을 완화할 수 있는 특정 미생물 및 미생물 기능을 선택한다고 자주 가정되어 왔다.

 

Lorentz Hiltner에 의하면, 토양 미생물학의 접근 가능성은 현재 농업 관행에서 식물과 미생물군 유전체 상호작용의 장기적이고 새로운 개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근접해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적용을 염두에 두고 이 근권 미생물 군집에 대해 질문하고 분석해 왔다. 그러나 흥미로운 차세대 염기서열 기반 접근방식을 통해 식물-미생물군 유전체 상호작용의 기본이 되는 생물학적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자세히 밝혀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보다 지속 가능한 미생물군 유전체 지원 농업 시스템을 쉽게 개발할 수 있었다.

 

근권 효과(The Rhizosphere Effect)

 

식물 뿌리와 토양 미생물 사이에 활발한 상호작용이 있다는 개념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언급한 Lorentz Hiltner(1904)는 그의 출판물에서 식물 뿌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 토양의 영역을 설명하면서, 근권(rhizosphere)이라는 용어를 소개했다. 그는 뿌리 배출물이 유익한 박테리아를 끌어 들이고 식물의 품질과 건강이 뿌리 미생물총의 구성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근권 미생물 군집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식물 뿌리 바로 주변에 있는 미생물 개체군은 뿌리가 없는 벌크 토양의 개체군보다 훨씬 크며, 이 현상을 "근권 효과(the rhizosphere effect)"라고 한다. Starkey(1929)는 다른 배양 배지에서 발생하는 미생물 군집의 양을 확인함으로써, 다른 식물 종의 뿌리에서 멀리 떨어진 것보다 뿌리 근처에서 채취된 토양에서 더 많은 곰팡이, 방선균 및 박테리아의 더 많은 개체 수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근권은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배양 배지에서 분리하거나 배양에 독립적인 16S rDNA 앰플리콘 분석(amplicon analysis)을 기반으로 하는 박테리아에 대한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대량 토양(bulk soil)에서 특정 미생물을 선택한다. 더욱이 식물의 유형 및 토양 구성은 박테리아와 곰팡이, 근권 미생물 군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량 토양과 비교했을 때, 근권 미생물 군집은 더 높은 미생물 밀도와 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근권의 미생물 다양성은 일반적으로 대량 토양보다 낮다. 미생물 군집 내에서 미생물 상호작용은 다른 미생물들의 밀도와 다양한 미생물군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식물 성능과 관련된 연구는 식물에게 유익한 미생물이나 식물 병원성 미생물 중 하나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근권에서 유익한 미생물 기능을 비옥화하여 강화하면 뿌리 구조가 개선되고, 영양소 흡수가 향상되며, 비 생물적 스트레스 내성이 증가하고, 식물의 면역체계를 자극하여 식물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할 수 있다. 선별된 근권 미생물은 예를 들어 항생제 또는 철분에 대한 철 결합체-매개 경쟁을 통하여 토양에 의한 병원균을 직접 억제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근권 미생물 군집은 토양 매개 식물 병원균에 대한 식물의 첫 번째 방어선을 제공한다고 가정되어 왔다.

 

토양 정균작용(Soil Fungistasis)

 

토양에서 미생물 상호작용은 자주 일어나며, 그러한 상호작용의 가장 잘 알려진 사례 중 하나는 "토양 정균작용"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이는 곰팡이 포자가 시험관내 발아에 유리한 조건에서 발아할 수 없는 상태이다. 토양에 의한 식물 병원성 곰팡이의 경우, 곰팡이 포자가 숙주가 없이는 발아하지 않고, 숙주 식물 뿌리가 도착할 때까지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정균작용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토양 정균작용은 그 역사와 관계없이 미생물이 활동하는 토양에서 관찰되어 오고 있는 일반적인 특징이다. 예를 들어, 빈번한 페니실리움(Penicillium)과 14종의 다른 곰팡이 종들의 포자 발아는 광범위한 신선한 토양에서 완전히 억제되었으며, 토양에 대한 열처리는 그 억제를 무효화시켰다. 따라서 미생물 활성은 곰팡이 포자 발아 및 균사체 증식 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 가정되어 왔고, 제안된 메커니즘은 영양부족과 억제 물질의 미생물 생산과 연결된다.

 

Duran 외 연구진(2018)들은 정밀한 연구에서, 식물 생존에 중요하다고 보고한 박테리아와 사상(絲狀, filamentous) 진핵 미생물 영역간의 상호작용을 따르고 있는데, 이는 고전적인 토양 곰팡이균에 접근했던 Henry(1931년)와 유사한 접근방식이다. Henry는 무균 식물 시스템에서 토양 미생물군의 식물 질병 억제형 합성 공동체를 적용했다. 이 선구적인 연구 에서는 병원균 억제 토양을 살균하여 병원균 억제를 완전히 상실했다. 미량의 살균되지 않은 토양을 추가하면 토양에서 분리된 박테리아, 방선균 및 곰팡이류처럼 병원체 억제를 완전히 회복시켰다.

 

일부 토양에서는 식물 병원균에 대한 영향이 더 구체적이며, 심지어 맹독성 병원균과 취약한 숙주가 공동 배양될 때조차도 식물은 거의 병에 걸리지 않았다. 이 경우에 토양은 "질병 억제"로 분류되고, 질병 억제 토양에 대한 많은 사례들이 보고되었으며, James Cook & Kenneth Baker(1983)가 그들의 기념비적인 책인 "식물 병원균의 생물학적 통제의 본질과 실행"에서도 설명하고 있다.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불변”... 의협 차기회장 “대정부 강경투쟁”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차기 협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의사들은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이 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전공의 등이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지만,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꾸려진 의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