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3 (금)

  • 맑음동두천 1.5℃
  • 흐림강릉 7.4℃
  • 맑음서울 3.5℃
  • 대전 5.2℃
  • 구름많음대구 1.4℃
  • 맑음울산 3.6℃
  • 흐림광주 5.6℃
  • 맑음부산 5.2℃
  • 흐림고창 6.8℃
  • 구름많음제주 10.4℃
  • 맑음강화 7.2℃
  • 흐림보은 1.2℃
  • 흐림금산 4.0℃
  • 맑음강진군 2.4℃
  • 맑음경주시 -1.6℃
  • 구름조금거제 6.6℃
기상청 제공

이슈리포트


"유기농 피자요?"

URL복사

 

"유기농 피자요?"

"지금은 안 팔리지만 앞으로 뜰 겁니다."

 

 수십 년 전이었다. 나는 일본의 나고야시 외곽, 어느 지방 도로를 지나가다 점심을 먹어야 해서 어찌어찌 메밀국수 집을 찾아 들어갔다. 한적한 시골 마을 입구에 있었던 그 식당은 1mm의 빈틈없이 깔끔하게 지은 1층짜리 전원주 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식당 마당이자 주차장은 이미 여러 대의 승용차로 차 있었고, 주차장 바닥은 작고 흰 자 갈이 눈처럼 깔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간 나는 깜짝 놀랐다. 넓은 실내 공간에는 20여 개의 식탁과 의자가 질서정 연하게 배치된 가운데 사람들이 각자의 식탁을 차지하고 앉아 식사 중이었으나, 너무 조용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어라? 내가 너무 비싼 집에 왔나?”

 

눈을 휘둥그레 뜬 나는 시선을 둘 곳이 없어서 흰벽과 창문 사이에 걸린 액자 만 무심코 바라봤다. 그런데 주문한 메밀국수를 먹고 나자 이상한 호기심이 생겼다. ‘손님도 많은데 어째서 이런 집이 도심지에 있지 않고 시골에 있을까?’

 

집주인은 메밀 국수 전문가라 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메밀국수 강의하러 다니는 유명인사였다. ‘마침 오늘도 그는 해외로 강의를 나가서 식당을 비웠는데 보름에 한 번꼴로 나온다’고 여사장이 설명했다. 그 여사장은 식당 옆에 붙은 밭을 가리키며 내가 먹는 메밀국수가 저 밭에서 나온 것임을 알려줬다. 밭에서 수확한 메밀은 식당 옆의 공장에서 가공하고 있노라고도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그런 거였군요. 그래서 먹고 나니, 음식이 신선하고 건강 한 느낌이 들었군요”라고 했다.

 

나는 당시 일본이 우리보다 20년을 앞서간다고 들었던 터였으므로,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이 메밀국수 집처럼 생산, 제조, 판매를 한 곳에서 일괄적으로 하는 식당이 생기겠구나, 하고 예상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는 흙에 대한 중 요성을 모르던 때라서, 메밀밭의 흙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아마 내가 몰라서 그렇지, 우리나라에서도 그 메밀국수 집처럼 누군가는 직접 지은 농산물로 자신만의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식당이 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경기도 안성의 유기농 피자집도 그중 한곳일 것이다. 솔직히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지금 그집이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간판을 유기농 피자로 내 건, 그 집 주인은 서울에 살다가, 유기농 피자를 하고 싶어 안성 시골로 내려왔다는 젊은 부부였다.

 

남편은 인근 밭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데 거기에서 나온 농산물을 피자 원료로 썼다. 내가 여주인에게 “일반 피자도 맛있는데 뭐 때문에 유기농 피자를 하시느냐?”면서 “오늘 몇 개 나 파셨냐?” 고 물었다. “

 

....어제보다 하나 더 팔았어요.”

 

부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그게 몇 개죠?” 내가 되묻자, 여주인이 마땅치 않은 듯했다가 다시 입을 뗐다. “...음 그러니까 6개요.” “그래요? 그거 팔아서 생활이 됩니까?” “지금은 안 되지만, 앞으로 잘 될 거예요” 라고 여주인은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나는 그들 부부가 유기농 피자 집으로 성공하길 진심으로 빈다. 고객들의 건강부터 챙기겠다는 부부의 마음씨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기 전에 그들의 건강한 피자를 먹으러 이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어진다. 어쩌면 그들 부부가 당뇨를 치료하는 피자를 만들어 세상을 감동하게 하지 않을까?

 

식물은 사람의 마음과 몸의 질병을 다 함께 고쳐 준다고 한다. 숲에서 사는 식물을 먹고 사는 사람은 마음과 몸이 다 건강하다. 식물보다 더 나은 의사는 없다. 건강한 흙에서 자란 농산물과 약초는 하늘이 내려 준 최고의 의사이다. 우리는 식물의 힘을 빌려 영혼과 몸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 모든 농산물과 풀, 그리고 나무는 각자의 고귀한 약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흙을 만들어 주고, 그들이 주는 에너지를 고맙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약은 병원이나 약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 그리고 풀과 나무 속에도 있다. 약은 먹지 않고 살 수 있지만, 음식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건강한 흙을 되돌려 줄 때 지상의 모든 식물과 생물은 건 강한 음식이 되어 온 세상을 질병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