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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협상 상황을 평가하는 구체적 기준들

정성봉 칼럼

 

모든 협상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며 정확하게 똑같은 협상이 존재하기 어려우나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요소들이 있다.

 

협상 당사자, 상대방, 대리인, 제3자, 중재자, 조정자, 숨겨진 당사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협상 당사자와 상대방은 협상을 구성하는 기초적인 요소이고, 그 외는 협상 상황에 따라 존재한다.

 

따라서 협상 상황에서 존재하는 요소들과 함께 협상 상황을 평가하는 기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하워드 라이파(Howard Raiffa)의 13가지 평가 기준 중에서 6가지를 살펴보자. 


1. 둘 이상의 당사자가 존재하는가?

 

협상에서 당사자의 수는 협상의 복잡성을 증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두 명의 당사자가 있는 양자적 갈등과 세 명 이상의 당사자가 존재하는 다자적 갈등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연합 형성이 가능하다.

 

연합은 당사자 간에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거나 공동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일시적인 동맹, 또는 파트너화(Partnering) 다.

 

연합을 구성하는 것을 연합형성이라고 하는데, 유사한 가치와 이해, 목적을 지닌 서로 다른 당사자 간의 연합형성은 각자가 지닌 자원을 결집시킬 수 있어 단독으로 행동하는 경우에 비해 훨씬 강력한 협상력을 가지게 된다.

 

두 명의 당사자가 협상을 하는 경우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당사자들 간 합의에 도달할 수 있 는가’이다.

 

그러나 일단 셋 또는 그 이상의 당 사자들이 관련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합의에 반드시 모든 당사자들이 포함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당사자들 중 일부 집단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보통이다.

 

다자협상에서 중요한 점은 ‘당사자들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가, 얼마나 많은 당사자들이 합의에 참여 하는가’이다. 보통 약자들끼리 일단 연합을 형성해, 자신들의 힘을 키운 후 강력한 상대를 물리치고 나서 자신들끼리 사후에 협상을 하는 형태의 전략적 제휴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연합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은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방어하고,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원천이 된다. 


2. 당사자가 일심동체인가?

 

협상을 하나의 게임으로 생각한다면, 게임이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에 따라 최선의 전략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즉 ‘하나의 단일한 주제와 협상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다양한 구성원·성향·목표 등을 지닌 이질적 집단과 협상하고 있는가’를 검토해야 한다.

 

일심동체인 주체는 한 사람일 수도 있고, 또는 유사한 목표와 전략을 지닌 소규모의 친밀한 사람들의 집단일 수도 있다.

 

다만, 개인이든 집단이든 어느 것도 완벽하게 일심동체가 되기 어려우며, 심지어 상대방이 한 명인 경우에도 상대방의 생각은 바뀔 수 있다. 협상 시 갈등의 당사자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나 조직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노사 협상의 경우 노동조합과 회사 측은 각각 단일한 개인이 아니라 집단으로서 협상 주체가 된다. 이 경우 집단 구성원 모두가 협상에 당사자로 참여해 협상을 주도하기 보다는, 대표 또는 대리인이 협상을 주도하게 된다.

 

집단이 협상 당사자가 되는 경우나 집단 간의 합의, 그리고 집단 내 이질적인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나 합의의 어려움은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3. 협상이 반복적인가?

 

협상의 전략은 협상이 일회적인가, 아니면 반복적인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상인과 손님은 재래시장에서 물건 가격을 놓고 옥신각신할 때 서로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려는 근시안적 시각을 갖기 쉽다.

 

여름철 피서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바가지 요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배경에는 협상 상대를 다시 만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미래에도 함께 협상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전의 협상 분위기나 결과가 다음 협상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협상이 반복적인 경우 당사자는 자신의 평판을 고려해야만 하며, 현재의 협상을 통해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현재 협상에서 많은 것을 양보하는 경우, 다음 협상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정직하지 못한 전략이나 방법은 단기적인 이익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자신의 평판을 손상시키는 심각한 요인이 된다.

 

이처럼 반복적인 협상에서는 당사자 간의 상호 신뢰는 중요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일회성 협상보다 더 협력적으로 협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4. 협상간 연계효과가 존재하는가?

 

흔히 어떤 협상이 또 다른 협상들과 연계되어 있는 경우, 협상의 어려움을 증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 경우 당사자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는 관련된 모든 협상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한미 FTA 협상 결과는 이후 캐나다 등과의 FTA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쇠고기 수입문제의 경우 캐나다는 미국과 동등한 대우를 요구했다.


5. 두 개 이상의 의제가 존재하는가?

 

단순 갈등의 경우 하나의 의제가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예컨대 가격·임금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러한 단일 의제 갈등의 경우 당사자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협상상황을 제로썸(zero-sum)의 분배적 게임으로 인식하기가 쉽다.

 

대부분의 갈등 상황 속에는 한 개의 의제가 아닌, 여러 개의 상호 연관된 의제들이 존재한다. 협상의 의제가 하나인 경우에 비해 여럿인 경우가 통합적 합의에 도달하기 쉽다. 여러 개의 의제들을 협상하는 경우, 합의를 위해 의제들 간의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할 여러 의제가 있을 때, 양측 당사자들은 각기 원하는 만큼 파이를 나누기 전에 더 큰 파이를 선택할 기회가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6.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가?

 

반드시 합의를 이루어야 하는 협상과 그렇지 않은 협상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합의는 의무적이기 보다는 선택적이다. 만약 합의가 의무가 아니라면 각 당사 자는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만 한다.

 

합의가 의무적인 요소가 아니라면, 더 나은 BATNA(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를 많이 가진 당사자일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상황을 차지할 것이 분명하다.

 

정성봉
 

영남대,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 학교, 고려대에서 교육학, 목회학, 경영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Caroline University 경영학 박사과정에  있으며  7년  이상  농협 직원들의 협상력 향상을 위한  통신교재를  저술하고  지도 하는데 참여하였다. Allianz 생명, 금융감독원을 거쳐 지금은 농식품부 공공기관인 농업정책 보험금융원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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