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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연에서 터득한 억만 장자의 부자 노하우... 『밑바닥으로 떨어져라, 그래야 싹이 돋는다』

사는 동안 시도 해볼 만한 일상의 경제학

“어라? 이분의 말투가 내 고향사람 같네” 하면서 들었던 유튜브 방송은 「짐킴홀딩스」의 김승호 회장의 자신이 미국 농장에서 깨달은 10가지 교훈이었다. 김 회장은 1987년 중앙대 3학년을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불가게, 지역 신문사, 증권·선물회사, 한국식품점, 컴퓨터조립사업, 건강식품점 등 7가지 사업을 차례로 벌였지만 사업을 시작한 족족 망했다.

 

그럴 때 보통 가정의 아내라면 ‘다른 일이나 찾아보라’며 말릴텐데, 자기 치마폭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우는 그에게 아내가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웨이트리스라도 할 테니 다시 도전해 봐요.” 그런 아내의 말에 용기를 얻은 그는 8번째 도전으로 슈퍼마켓의 한 구석에 김밥 집을 냈다. 2005년 텍사스 주 휴스턴에 「스노우 폭스」라는 김밥과 스시도시락을 파는 세계 최초의 「그랩&고 (Grap N Go)」 개념의 매장을 열었다.

 

고객이 보는 앞에서 음식을 만들어 진열대에 얹어 놓으면 손님 스스로 골라 계산해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편의점과 식당의 중간 모델’로 전 세계에 1,200여 개의 매장이 있다. 은행 빚이 단 1원도 없는 4,000억 원 대의 알짜 부자, 그가 농장의 세계를 이솝우 화로 풀어내는 솜씨가 유쾌했다.   

 

【교훈1】 호두열매가 가지에 매달려 있으면 절대 호두나무로 태어나지 못하리라


김 회장이 소유한 농장 주변에선 미국 중서부 지역의 야생 호두나무가 자라고, 나무마다 호두열매가 엄청나게 매달린다고 한다. 미국 호두인 피칸(pecan)은 우리나라의 호두에 비해 생김새가 약간 길고, 늦가을이 되면 열매가 대부분 땅바 닥에 떨어진다.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그대로 매달려 있는 열매는 이듬해 봄에 보면 속이 대부분 썩어 있다.

 

이걸 보고 김 회장은 가지에 끝까지 매달리기를 고집하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겁내는 호두는 결코 호두나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우리가 뭔가를 이루려면 땅에 떨어져야 한다. 땅에 떨어지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뭔가가 이루어질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땅에 떨어진 호두열매가 모두 호두나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도 호두열매가 싹을 틔우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땅에 떨어졌다고 다 성공할 수는 없으나, 일단 가장 밑바닥인 흙으로 떨어져, 나를 죽이지 않으면 다시 태어날 수 없다. 예수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교훈2】 강은 휘어져 가는 길이 바른 길이라는 것을 안다


김 회장은 자신이 젊었을 때 자기와 다른 사람,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보다 자기가 우월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그런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고, 자신이 옳다고 주장했던 것 중 옳은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것을 깨달은 계기가 자신의 농장을 휘돌아 흘러가는 강이었다는 것이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최고(最高)의 선(善)은 물과 같다’는 의미로, 자연과 인생의 순리란 무엇인지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물은 모든 것들에게 이로움을 주지만, 앞서 가려고 서로 다투지 않으며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리하여 강을 이룬 물은 굽이 굽이 장애물을 돌아 바다로 흘러가는데, 사실은 가장 빠른 길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김 회장의 설명을 듣다 보니 필자 역시 젊었을 때 내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었던 적이 많았구나 싶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바보다. 필자가 늘 “제 의견이 100% 맞는 건 아니지만” 하고 전제를 다는 것도, 될수록 남의 주장을 들어주는 부처님처럼 큰 귀를 갖고 싶은 이유도, 듣는 것이 가장 큰 설득력이라는 점을 늘 명심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잘 안될 때가 더 많아서 탈이다.  오래 전까지 나는 유장히 흐르는 강물 구경을 하려면 강가로 가야 한다고 우겼지만, 100% 맞는 게 아니다. 강가로 가야 강물이 흐르는 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겠지만, 강의 전체 모습을 보기 위해선 아무래도 높은 산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반대로 산의 전체 모습을 보고 싶다면 강가로 내려와 산을 올려봐야 하는 것이었다. 

 

 

여러분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분의 생각이 언제나 100% 맞을 것이라고 고집 피우는 건 보통 착각이 아니다. 

 

“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하질 않는가. 이 세상에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도 많고 많지만, 나보다 훌륭한 사람은 널리고 널려 있다. 그러므로 물처럼 항상 낮아지고 더 낮아져야 하며, 자신을 더럽혀 남을 깨끗하게 하지만 자랑하는 법이 없는 물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물은 바위를 만나면 자신의 몸을 쪼개 비켜가고 산이 가로막으면 멀리 돌아서 간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사람은 사납지 않으며, 잘 싸우는 사람은 화 내지 않으며, 강한 사람은 상대와 싸우지 않으며, 사람을 잘 부리는 사람은 남의 밑에 머문다 하지 않는가. 강을 보면서 김 회장이 배웠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게 아니었을까? 

 

【교훈3】 자연 농법이 아니라면 농업은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다

 

“흔히 농업은 친환경적인 개념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자연을 해치는 일”이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자신이 농장에서 농사를 취미로 삼기 전에는 농사란 자연과 친해지는 일 쯤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수박, 참외를 심기 위해 땅을 갈아 엎는 순간 자신이 땅 속 생명체인 미생물을 죽이고 있었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도 우리가 재배하려고 하는 한가지 작물을 위해 나머지는 잡초라는 이름으로 전부 뽑아야 했다. 풀의 입장에서 보면 엄연히 자기들도 자연의 일원인데 인간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작물을 얻기 위해 자기들을 죽여 자연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농사를 통해 자신이 알고 있던 농사가 자연과 어울리는 일로 알았던 자신의 지식체계가 한꺼번에 와르르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농업이든 뭐든, 사업의 가치와 속성은 사업을 해가면서 자신이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고 했다.

 

그는 “농업은 자연에 반하는 일이 분명하지만 우리가 농업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가치 판단이 헷갈리기도 한다”면서 “누구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맨발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루소의 말을 상기시켰다. 

 

더욱이 흙에서 나보다 먼저 살고 있었던 뱀, 개구리, 각종 벌레를 쫓아내고, 잡초라고 인간이 편의적으로 붙인 생태계의 일원인 식물을 제거하면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최상의 포식자로 자연과 공방(攻防)을 벌이고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관념과는 정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어떤 일의 가치나 속성은 그 일을 하고 있을 때 평상시 알았던 가치나 속성과는 현격히 달라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교훈4】 뿌리가 약하면 물이나 해가 아무리 도와줘도 결실은 없다 


김 회장은 자신의 농장에 한국에서 밀수(?)한 과수 묘목을 옮겨 심었다. 그런데 옮겨 심는 과수는 현지에서 자라는 토종 과수보다 4배 이상의 힘과 영양이 있어야 이국땅에 안착할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이 이사할 때와 같이 나무도 사는 장소를 옮겼을 때 뿌리를 내리고, 잎을 달고, 결실을 맺으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뿌리가 약하면 다른 결과도 형편 없었다. 줄기가 멀쩡하게 자라더라도 열매가 안 열리거나, 설령 2~3년 뒤에 결실을 맺었다고 해도 약해서 쉽게 떨어지고 말았다.  


김 회장은 그런 모습을 보고 사업도, 인생살이도 똑같다고 생각했다. 뿌리가 튼튼히 내리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무언가를 해도 결과가 보이지 않고, 도중에서 실패하고 마는 것이다.

그 뿌리는 가족이 될 수 있고, 지역사회, 친구, 나의 자존심 등이 될 수 있다. 그런 뿌리, 다시 말해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업이나 삶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열매를 맺었다 하더라도, 결실을 볼 만큼 소중한 가치로 전환되지 않는다.

 

그래서 김 회장은 “어떤 일을 이루고 싶다고 한다면 먼저 나의 철학체계를 갖춰야 하고,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이 일을 하면서 어떤 가치를 느끼는지, 왜 가족으로부터 자신이 지지를 받아야 하는지 등등”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4배 이상의 힘과 영양을 줘야 옮긴 뿌리가 겨우 활착(活着) 되듯이, 기업의 시작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뿌리는 그에게 있어서 가족관계이기도 하고 사업의 철학체계였다. 그 관계와 체계로부터 다른 모든 일이 파생된다. 


김 회장은 7번 도전한 장사가 7번 다 망하자, 마지막에 부인의 치마폭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 그때 아내는 “내가 식당 종업원으로라도 나갈테니 당신은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시라” 는 말을 하면서 김 회장을 격려했다. 아내로부터 격려의 말을 들은 그는 8번째 도전한 것이 오늘날 성공으로 이어졌다.

 

용비어천가의 첫 문장 첫 단어는 무엇일까?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이 열린다)” 정답은 뿌리다.  


【교훈5】 상추는 오렌지 나무보다 추위에 강하다

 

김 회장의 미국 농장에서는 가끔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린다. 그런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종이처럼 엷은 잎을 가진, 잎을 물에 씻으려고 문지르면 녹아내릴 듯 연약하기만 한 상추가 겨울을 이겨 내고 살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 뒤로 김 회장은 자신이 냉엄한 현실 세계에서 얼어 죽지 않는 상추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추와 달리 20년이 된 오렌지 나무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뿌리까지 얼어 죽었다. 이를 본 김 회장은 상추야말로 흙수저가 아닐까 생각했다. 왜냐하면 흙수저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얼어 죽지 않고 살아남으니까. 하지만 금수저와 은수저는 오렌지 나무에 비유했다. 외부의 변화가 오면 이겨내지 못하고 죽는 오렌지 나무니까(오렌지족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생겼나?)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주물을 뜨려고 쇳물을 녹일 때나, 금과 은을 녹이려면 흙수저에 녹여야 한다. 흙은 금과 은을 모두 녹일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나 자신이 흙수저 출신 아닌가, 자신의 출신이 흙수저라고 투덜대지 마시라, 흙수저의 고통을 감내하지 못하면 누구든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필자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 보면,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일단 대개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이고, 그들은 반드시 자신의 실패담을 성공담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실패한 사람들은 왜 자신이 성공하지 못했는지 핑계를 찾지만 절대로 자신이 실패했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필자가 보기에 안타깝게도 실패한 사람들은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책상 앞에 붙여놓는 속담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패한 사람들은 왜 그런지 당당한 실패조차 부끄럽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필자는 그래서 폐업식(廢業式) -이런 행사는 없지만, 앞으로 만들어서- 중계방송을 해보려고 시도했었다. 자신이 실패한 이유를 분석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교훈으로 말해준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폐업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방송을 거부했다. 누구도 자신의 실패를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딱 한 사람만큼은 예외였다. 건자재 상회를 하던 사장님이었 는데 자신의 가게를 접겠다며 개업식과 반대로 폐업식(廢業 式)을 해서 많은 지인을 가게로 초청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 이유를 밝혔을 뿐인데 가게의 재고 상품을 100% 처리할 수 있었다. 폐업식을 끝으로 홀연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실패에 당당했으므로 미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했을 것만 같다.

 

【교훈6】 나무도 상한 가지는 과감히 잘라버린다


김 회장은 어느날 호두나무 아래에 자기 몸보다 큰 가지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떻게 저런 가지가 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거지?” 그가 가까이 가서 보니 큰 가지의 속이 썩어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그는 그걸 보는 순간 ‘나무도 자신의 썩은 가지를 안고 가지 않고 잘라 버리고 새 가지를 키우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김 회장은 썩은 가지를 보며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을 크게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내 몸에 있는 썩은 부위를 스스로 자를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만약 가장 나쁜 것, 절대 고치지 못하는 뭔가가 있다면 호두나무가 자신의 썩은 가지를 잘라내듯 제거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중간에 너도 죽고 나도 죽어 공멸(共滅)하고 말아버리니까.


성공하는 지름길은 ‘인간관계’가 어떻냐에 달렸다. 성공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와 조직을 성장시키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놓고 이를 목숨처럼 지키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을 무시하거나 머리로만 이해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조직의 썩은 가지다.

 


【교훈7】 수탉의 리더십을 배워라


김 회장은 미국 농장에서 반 방목(放牧)으로 150여 마리의 닭을 키운다. 수탉 한 마리당 암탉 15마리 정도의 비율로 섞여 있다. 그런데 수탉은 숲이나 풀 섶의 먹이를 찾으면 자기가 먹지 않고 두 다리를 구르며 춤을 추듯 먹이가 있다며, 암탉과 새끼들을 불러 모은다. 수탉은 자기는 절대로 그 먹이를 먹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시 먹이를 찾아 역시 똑같이 암탉과 새끼를 부른다.

 

김 회장은 수탉의 행동을 보고, 조직의 리더가 저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수탉은 그런데 먹이만 찾아주고, 뭘 먹는지 보지 못했는데 김 회장은 왜 그렇게 살이 많이 찌는지 모르겠다며 “아마 뒤로 챙기는 게 있는 모양”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닭은 해가 저물면 닭장으로 들어와 횃대에 앉아 잔다. 이따금 방향을 잃은 암탉이 있어 닭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수탉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불안한 모습을 한다.

 

김 회장이 그런 암탉을 몰아 닭장 안에 들어가도록 하면 수탉은 안심하다가도 갑자기 닭 몰이 막대기를 손에 든 자기에게 깃털을 잔뜩 세우고 덤벼든다고 했다. 그가 키우는 닭이 낳는 알은 매일 20여개다. 벌레와 풀을 뜯어 먹고 자유롭게 큰 닭이어서 그런지 달걀의 맛과 품질이 월등하다. 그걸 모아 팔자니 한판에 11달러 밖에 받을 수 없어 인건비도 안 나오고, 아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는 한다. 그러면 받는 사람은 언제 또 안 주나 하고 계속 기다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매일 보낼 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은근히 갈등이라며 웃었다.

 

수탉은 암탉과 새끼들을 보호하고 먹을 걸 챙겨 주고, 그들의 안전히 확인될 때까지 기다려준다. 리더는 바로 그런 수탉이 아니겠는가? 라는 것이 김 회장의 말이었다.


【교훈8】 해바라기는 해만 바라보지 않는다


김 회장은 “해바라기가 해를 보면서 자라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았지만, 알고 보니 해바라기는 아침에 해를 한 번만 볼 뿐 오히려 거의 종일 해와 등져서 피더라”고 했다.  

 

그는 “이처럼 해바라기가 해를 바라보고 핀다는 보편적이고 평범한 지식은 생각보다 그렇지 않은 게 많다”는 걸 알았다. 그는 “해바라기가 해를 무작정 바라보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멘토가 될 사람을 100% 추앙하고 몰입하는 건 위험하다”고 했다. 진정으로 좋은 멘토란 자신의 말을 100% 들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어깨를 딛고 울타리를 넘어가게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 책을 읽고 제 삶이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두려웠다”며 “인생에서 책 한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두려운 것”이라고 했다. 필자에겐 멘토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자신만의 길을 찾아서 개척해야 한다는 소리로 들렸다.

 

 

【교훈9】 거시적 목표를 세우고, 중간에 흔들리지 마라


김 회장은 트랙터를 몰아 이랑을 내고 나면 이랑이 비뚤비뚤했다. 농사를 못 짓는 핑계를 씨앗이나 날씨 탓으로 댈 수 있지만, 이랑을 반듯하게 내지 못하면, 옆 집 농부에게 놀림거리다. “이랑하나도 제대로 못 내면서 무슨 농사를 짓는다고...”


이랑의 줄이 반듯한지 비뚤어졌는지를 보면, 작물이 밭에서 균일하게 크고 있는지 아닌지, 밭주인이 프로냐, 아니냐를 구별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처음에 이웃 농부가 낡은 트랙터를 가지고 이랑을 반듯하게 내는 비결이 레이저 측정기나 지피에스가 트랙터에 달려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랑 줄을 반듯하게 내려면 밭의 끝을 보는 게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멀리 지평선을 보고 트랙터를 몰아야 했다.

 

이웃 집 농부가 그렇게 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러니까 트랙터를 몰다가 이랑이 제대로 갈리는지 궁금해서 조금만 앞을 내다보거나 중간에 확인하려 들면 여지없이 이랑 줄은 비뚤어지며, 그렇게 되면 이랑은 처음부터 다시 갈아야하는 것이었다.


김 회장은 “트랙터를 몰아보니 알겠더라”면서, 목표를 거시적으로 세울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목표가 세워졌다면, 목표를 향해 가는 중간에 걱정을 한다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영향을 받거나, 친구가 뭐라고 했다고 해도 흔들리거나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의 사명과 목표, 저 하늘 끝만 바라보고 가야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흔히 “후배는 벌써 매장이 몇 십 개인데 나는 뭐지?” 라고 걱정하고 좌절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자기가 염두에 두고 있는 꿈과 목표가 있다면 멀리 지평선을 보면서 둔감(鈍感, 무딘 감각)하게 트랙터를 몰아야 한다.

 

【교훈10】 개와 고양이는 집주인이 키우는 가축과 들짐승을 구분할 줄 안다


김 회장이 키우는 개는 한 마리, 고양이는 두마리다. 개는 주로 염소가 울타리에 뿔이 걸렸다고 알려주거나, 길을 잃은 닭을 닭장으로 몰아간다. 고양이는 먹이를 거의 주지 않는데 닭장이나 헛간의 쥐를 잡아먹어 스스로 알아서 한다.

 

김 회장은 “그렇게 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는데 개와 고양이는 스스로 자기 일을 알아서 하는 게 신통하다. 병아리를 잡기가 가장 쉬울 터인데, 이놈들은 절대로 병아리를 건드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들은 자신들이 해고되면 가축에 손을 대지 않는 다른 개와 고양이를 들여놓을 터이니 스스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는 자신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통해서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을 스스로 구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면서, 그렇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를 뺐기고 말 것이라고 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다는 것은 듣기에 쉽지만, 막상 그런 구분을 못하는 일이 조직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의 유튜브 강연을 듣다보면 ‘평범한 일을 가장 비범하게 해석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김 회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자연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자연을 닮아 온유한 사람들이 많고 일상의 지혜로움도 자연 속에서 체득하는 경우가 많다. 취미로 시작한 자신의 농장에서 부자가 되는 교훈을 뽑아내는 김 회장의 안목에 나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은 어떨지 궁금하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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