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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경제학(5-3)】무산된 한강 준설 계획

5년 전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017년 한강관광자원화사업 소요예산 및 추진계획안을 세워, 서울시와 국토부가 각각 시비와 국비 25억 원씩을 들여 강동구 하일동~강서구 개화동 사이의 준설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국토부, 인천시 등과 700톤급 유람선 운항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면서 “준설 후 안전한 수심 확보 등 안전 기준을 갖추면 대형 유람선 운항을 허가할 예정”이라는 공문을 국무조정실에 보냈다. 국무조정실 민관 합동규제개선추진단에 보낸 이 공문에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 하류(가양대교~김포 갑문)의 토사 퇴적으로 인해 700톤급 선박 운항이 곤란한 상태이므로, 운항 허가 선행조건으로 준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망원동 함상 공원에 정박해 놓을 대형선박(위에서 언급한 1,900톤급 서울함을 말함)을 아라 뱃길을 통해 들여올 예정인데, 현재의 한강 하류의 토사 퇴적으로 인해 대형선박의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한강의 퇴적물이 쌓여 있음을 시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어떤 분야 전문가인지 밝혀있지 않았다) 기존 유람선의 3~5배에 달하는 700톤급 대형 유람선을 한강에서 운항할 경우 람사르 습지인 밤섬에 대한 피해, 강서 습지 훼손 등이 우려되며 교각 충돌 등 안전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준설을 반대했다. 특히, 민관거버넌스 조직인 한강시민위원회의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 다수는 대형 유람선 운항은 환경 훼손만 일으킬 뿐 사업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필자는 지금 다니지 않는 한강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당시 유람선이 다니는 항로를 따라 준설을 해서 수심을 3m 이상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진위를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한강 유람선은 배의 바닥이 평편한 평저선이어서 웬만한 수 심에도 항해가 가능할 것 같은데도 3m의 수심을 확보했던 이유는 혹시나 배의 바닥이 한강 바닥에 닿아 좌초할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4,000톤급 선박이 다닐 수 있는 경인 아라 뱃길, 한강의 수심 확보가 관건


수심 14.5-24m인 수에즈 운하와 수심이 16m인 파나마 운하는 웬만한 대형 유조선도 지날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을 흐르는 세인트로렌스강(江)과 운하를 만들어 대서양과 오대호(온타리오호, 이리호, 휴런호, 미시간호, 슈피리어호)를 연결한 3,800km의 세인트로렌스강 운하는 평균 수심이 8m(오대호의 평균수심은 405m~18m)다.

 

 

경인 운하의 수심은 6.3m, 최대 4,000톤급 화물선이 통행할 수 있다. 한때 아라 뱃길을 오갔던 유람선이 1,300톤급이니까, 이 유람 선보다 3배가 큰 배도 다닐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 시는 지금까지 바지선을 제외한 화물선이나 유람선이 한강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놓고, 큰 배가 다닐 수 없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면서 아라 뱃길만 탓했다. 심지어 아라 뱃길을 헐어버려야 한다는 말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시가 그동안 한강으로 배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은 이유는 하나다. 지금까지 필자가 설명한 대로 한강 수심이 아라 뱃길의 수심보다 낮기 때문이다. 준설을 하면 되지만 정치적인 이유와 환경론자들의 주장에 밀려 손을 놓다시피 했다. 그 사이에 한강을 오가던 유람선마저 언제 사라졌는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그래서 한강에서 배를 보기가 어려 워졌고, 아라 뱃길은 2조 7,000억 원짜리 자전거 도로라는 놀림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 치고 배가 다니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이탈리아의 베니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벨기에의 브뤼게, 영국의 버밍햄, 러시아의 상페테르부르그, 뉴욕, 파리, 런던,,, 모두 운하의 도시라고 불러도 좋다. 

 

필자가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에 올라 라인강을 오가는 많은 배를 바라보면서 “정말 평화롭다”고 느낀 감정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내가 본 여러 배 가운데는 모래를 싣고 다니는 바지선도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라인강 수심을 확보하기 위해 준설 할 때 나오는 모래였다. 라인강 뿐만 아니라 배가 다니는 거의 모든 강과 하천은 준설을 통해 수량과 수심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2만 5,000개의 일자리, 바다의 문명이 서울로, 서울의 문명이 바다로


한강 변에 있는 양화진, 노량진, 광진(광나루) 이라고 할 때의 진(津)은 군사시설이 있다는 의미이고, 마포, 영등포, 반포처럼 포(浦)는 나루터, 즉 강을 건너는 장소를 뜻한다. 철도, 자동차 등의 육상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한강을 이용한 조운(漕運, 배로 물건을 실어나름)이 중요했다. 전국에서 모인 세곡은 세곡선이라는 평저선(平底船)에 실려 강과 남해, 서해를 지나 한강으로 진입했다.

 

세곡선이 부려놓은 세곡은 지금의 마포구 창전동에 위치했던 광흥창(廣興倉)으로 옮겨져, 문무백관에게 주는 녹봉, 즉 월급을 주는데 사용했다. 그러니 한양으로 오는 뱃길이 막혔거나, 수송 도중 전복사고 라도 나면 큰일이었다. “배가 들어온다”는 말은 곧 돈이 들어 온다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로부터 물이 모이는 곳이 곧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바로 그 지점에 가게를 내면 번성한 다는 말이 있었다. 

 

2012년 5월에서 2019년 5월까지 한국수자원공사가 낸 경인아라뱃길 운영실적을 보면 물류단지 분양률이 96%로 1조 1,396억 원에 달했다. 반면 화물처리량은 목표의 8.4%인 478만 톤, 승선객 유치는 목표의 20%인 85만 명에 그쳤다. 따라서 경인아라뱃길이 한강과 연결되면 아라 뱃길의 처음 목표인 경제 생산 유발효과 3조 원, 일자리 창출 2만 5,000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100명이면 99명은 화물수송의 경제성이 없다며 아라 뱃길은 건설부터 잘못됐다고 탓하고 있다. 필자 또한, 그 지적에 어느 정도 동의 한다. 그렇다고 10년째 잠자고 있는 국가시설을 그저 폄하만 해서야 되겠는가? 한강의 수심을 아라 뱃길의 수심과 같은 6m로 확보해서 배들이 한강을 자유자재로 드나들게 하면 되는 일이다.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고 있는 경제 강소국인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강바닥 하나 준설 하지 못하고 2만 5,000개의 일자리를 팽개치려 하는 것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서울항으로 바다의 문명이 들어오고, 서울의 문명이 바다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 ‘서울은 항구다’를 여의도 선착장이나 마포 강변에서 부를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해 본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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