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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상규 박사>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육을 말한다

날아라 지치지 말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실용주의 차가운 머리와 분석과 증거를 바탕으로 한 귀납적 사고로 우리는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사랑하고, 즐거워야 한다. 지금까지의 주입식 교육을 털어 내고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빅데이터 교육, 인공지능 교육, 그리고 저출산을 탈출하고, 미래 인재를 위한 엄마 뱃속으로부터 창의적인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해 세종도서 학술부문에 선정된 ‘교육의 폴리틱스·이코노믹스’의 저자인 김상규 교육학 박사가 말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육개혁을 들어본다.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그간 익숙하게 해 왔던 올드노멀의 구조적 관성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 칠 때, 정치가 등 사회의 선택 설계자들이 ‘날아라 지치지 말고’의 마음가짐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때, 아이들, 청소년들, 청년들, 그리고 우리나라를 연고로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김상규, 2022, 『교육의 폴리틱스·이코노믹스』에서)  

 

 

2020년의 시작과 함께 지구를 덮쳐 전 세계에서 6억6천만 명의 확진자와 660만 명의 사망자(2022.12.23.기준)를 발생시킨 코로나19 는 이 시간에도 인류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되어 있다. 2020년 2월 미국의 JP모건은 한국에 최대 만 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우리나라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확진을 받았다. 무슨 일이든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질병과 전염병이 있었다.

 

20세기 초반에는 스페인 독감으로 수천만명이 희생되었다. 당시 제1차 세계대전까지 발발한 혼란의 시대에서도 인류는 희망을 찾았으며 강한 의지로 개척하고 발전시켰다. 제1차, 2차 산업혁명에 이어 1950년대의 제3차 혁명과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과 하이테크 산업의 발달,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인공지능 자동차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신문명의 극치가 인류의 평안하고 편리한 삶을 억겁이 가도록 누리게 할 줄 알았는데 닥친 코로나19가 인류에게 고통을 주고 있지만 희망의 새싹이 우리와 같이 자라고 있다. 3년간이나 지속된 코로나 기간에 인류에게는 많은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권교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역사상 기록될 정치적 사건과 경제위기, 인플레이션과 경기후퇴, 물가 상승, 대출이자 급등, 부동산 가격 폭락 등 인류의 생활에 타격을 주는 경제적 사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우리가 사회를 보는 시야를 조금만 멀리 보면 장래 사회가 우리들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희미하게 보인다. 

 

세계 최하위 출산률도 모자라 출산이 멈추어 버린 것 같은 사회, 고정화되고 있는 계층사회를 거부하여 결혼도 하지 않고 출산도 하지 않는 청년들, 주식·코인·부동산에 인생을 배팅하고 직장을 떠나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현상은 부자가 더 부자가 되어가는 우리 사회의 안티테제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의 미래 건강 지표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상상 하게 한다. 그러나 좌절할 것까지는 없다. 지금까지 우리가 어려울 때 교육에서 희망을 찾았듯이 2023년 이후에도 교육은 희망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다만, ‘좋은 교육의 디자인’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다. 

 

학교 교육의 이면


1950~60년대에 국민의 평균 학교교육 기간은 고작 6년 정도였다. 그런데 반세기 만에 13년을 훌쩍 넘겼다. 이미 19세기 중후반에 공교육(공적 재정으로 학교를 설립·운영)을 완성한 선진국도 우리나라처럼 짧은 기간에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해당 학령인구의 5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고등교육의 보편화’는 오히려 우리나라가 앞서 달성하였다.

 

 

25세에서 34세까지 청년의 고등교육 수료율이 69%로 선진국이 많은 OECD 국가의 평균 47%보다 20%가 높다. 미국이나 유럽의 교육선진국이 50%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교육받은 나라임이 틀림없다. 인생의 초기 단계에 학교라는 제도적 공공권에서 20년 가까이를 보내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학교교육은 각자가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이끌어내어 사회에 나갈 준비를 잘 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인적자본론의 입장에서 볼 때 교육으로 사적·경제적 효과가 크지만 교양있는 시민으로서 성장하고 좋은 사회를 형성하는 사회적 효과 또한 크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 현명하고 절제된 소비 등 경제적 행동능력, 공공권의 구성원으로서 배려하고 공감하는 교양있는 시민은 학교교육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를 회피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의무교육인 중학교 학령아동의 5만 명 이상, 고등학교 학령아동의 7%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 이들은 아예 학교를 포기하거나 외국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일 것이다.

 

학교에 들어가도 ‘과정주의’라는 엄격하지 않은 제도하에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졸업은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더라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도 없는 청년이 11만 명이나 된다(2019년 교육통계까지는 고등학생의 졸업 후 상황이 통계 항목으로 조사되었지만 2020년 교육통계부터는 해당 항목을 삭제).

 

그간 우리나라 교육의 양적인 성장은 때때로 선진국의 갈채를 받았다. 그래서 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대한민국이 교육을 많이 받은 사회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교육받은 사회로서 그다지 자랑할 만한 것이 많지 않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이 3분의 1이다. 취업을 한 3분의 2에 해당하는 청년도 대기업이나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며, 중학교나 고등학교 졸업자 정도의 일자리에 취업하 는 경우도 있다.

 

설령 창업이나 프리랜서(취업자에는 1인 사업자나 프리랜서도 포함되어 있다)인 경우에도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수입도 있을 것이다. 취업 때문에 졸업하지 못하고 대학 재학기간이 4년에서 5년, 6년으로 계속 늘어나면서 기회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자녀의 고등교육을 위해 가계 부담은 더 늘어나고 학비를 빌려 학업을 하는 학생들의 청년기 채무는 증가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 어렵고 취업을 해도 몇 년이나 빌린 학비를 값아야 하는 청년들이 쉽게 결혼을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받은 사회의 딜레마


그간 학교는 전문 교육기관으로서 그리고 공공성이 높은 기관으로서 국민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즉, 유일한 최선의 제도(The one best system)라는 국민적 합의는 학교가 존경의 대상이 되고 권위를 부여받는 원천이 되었다. 그러나 국민적 합의는 붕괴해 가고 있으며, 따라서 학교와 교사는 존경의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 과거 학교는 가장 높고 넓고 현대식 건물이었다. 교원은 지역의 주민보다 평균학력이 높았다. 학교와 교사의 지식·정보량이 학부모와 학생의 그것보다 상대적으로 월등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과거 학교는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유교적 전통,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을 받아야 하며, 학교 성적 그 자체가 상급학교 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으로 보장된 학교의 권위에 순종하는 학생이 성공하였다. 그런데 세계가 글로벌화하면서 수준 높은 지식의 한계비용이 제로화되고 유학, 방송, 유튜브 등 선택지가 늘면서 학교 교육은 예전만큼 권위를 주장하기 어렵게 되고 있다. 교육을 받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독서보다는 텔레비전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이유는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있어 현명한 판단을 하는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 이익과 쾌락적인 것과 맞딱뜨리면 십수 년의 학교교육 경험은 왜소화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교육은 정신적 활동이다. 따라서 학교교육 기간이 길어지면 길수록 정신적 사고작용의 질도 높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주체적인 판단보다는 정치적인 이념에 더 쉽게 염색되어버리고 나의 이익과 공공권의 이익이 경합하는 때에는 내 이익을 우선시하는 개인주의적 풍조가 늘어가고 있다. 

 

젊은 사람들 대화 속에서 방송 드라마나 프로그램 얘기는 단골 메뉴가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방송에서는 이런 심리를 잘 이용하여 쾌락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을 늘려가고 있다. 시청률만 올릴 수 있으면 방송의 공공성은 뒷전이다. 

 

그뿐인가? 한 사람의 입맛이 대한민국 맛의 기준이 되어버리는 맛의 권력이 만들어지고 있다. 방송이 만든 표준화에 개성과 차이는 상실되기 일쑤다. 무겁게 접근해야 할 역사조차 방송인들의 입을 통하면서 희화화되고 있다. 역사적 사실로서 핵은 시시때때로 크기를 달리하고 해석이라는 과육은 신맛에서 단맛으로 변하기 일쑤이다. 공공권이 실종되는 이같은 풍조는 학교교육의 어딘가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부터의 교육개혁은 이상이나 섣부른 대증요법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원인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  

 

2023년의 전제 조건은?


19세기 미국에서 공교육을 설계한 자들은 정치적으로 성숙한 시민을 만드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였다. 그들은 교육을 통하여 현명하게 판단하고 교양있게 행동하는 정치적 시민을 기대하였다.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국어, 영어, 수학을 열심히 배워야 하고 생활기록부에 상급학교 진학에 불리한 기록이 없게 학교가 만들어 놓은 규율에 충실해야 성공하는 학생이 되는 교육으로 변질된 학교교육의 권력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저출산으로 많아야 두 자녀를 가진 가정이 늘면서 학교 이외의 교육경험이 용이하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지식플랫폼의 발전으로 지식이 민주화되었다. 세상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많이 변해가는데 교육정책은 구식의 권위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획일화되고 선택권도 없는 학교 교실에 앉아 교육을 강요하는 제도의 시효는 만료하였다. 그렇다면 좋은 교육의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사회제도의 선택설계자인 위정자들이 국민의 편에 섰을 때, 우리 사회 상위계층의 닫힌 문이 사회에 활짝 열렸을 때, 힘들과 지친 사람들이 ‘날아라 지치지 말고’의 정신으로 살아가도록 ‘사회 모두’가 배려하고 관용적인 마음을 가졌을 때 행복한 사회는 시작될 수 있다. 

 

교육정책도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학교제도를 다양화하고 교육에서 부모의 자녀에 대한 권리를 재고하여야 한다. 통학구역을 정해놓고 기계적으로 학생을 특정 지역의 학교에 가도록 하는 것은 학교와 교원의 권위 유지에 도움이 되고, 교육행정의 업무를 간소화 하는 기술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강남 8학군 처럼 학생들의 거주지는 교육격차를 확대하는 ‘위치재’가 될 것이다. 교원정책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미국, 영국, 핀란드 등 세계의 교육개혁을 선도하는 국가들은 교원의 자격을 석사학위로 상향하고 현장실습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하였다.

일본은 종전 종신의 교원면허장을 10년 유효기간으로 하여 교사들의 능력이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교원의 개인차는 매우 크며 학생의 학업성취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교원의 능력이 학생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2023년 2월호에 계속)

 

 

김상규 교육학 박사


와세다대학에서 기초교육학을 전공하였으며 연구 분야는 학교제도개혁, 비교교육정책, 재일한국인 교육이다. 저서로는 『민족교육―일본의 외국인 교육정책과 재일한국인의 교육적 지위』(2017), 『교육의 대화』(2017), 『교육의 폴리틱스·이코노믹스』(2022,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가 있다. 주요 논문은 「세계의 학교제도 연구」(2019), 「대학법인 경영구조 개선과 재정건전성 확보방안 연구」(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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