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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좋은 말이 성공을 만든다 「제2편」

 

이 연설을 하는 링컨의 목소리는 진심 어린 호소로 떨리고 있었으며 얼굴에서는 그의 선한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그를 향해 몰려오던 폭풍우가 멈췄고, 살기등등(殺氣騰騰)하던 적들의 기세가 누그러지는 듯 했다. 실제로 이 연설을 듣고 많은 이들이 링컨의 친구가 되었다. 거칠고 무도했던 이집트에 사는 주민들이 훗날 링컨이 대통령이 되는 데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로 변모했다.

 

만약 링컨이 극도로 민감한 쟁점을 놓고 양자의 합의점을 찾지 않은 채 자기 주장만 뜨겁게 내세웠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흥분한 청중들이 링컨에게 위해를 가했을 지도 모른다. 이런 링컨의 연설을 보도한 중도(中道)성향의 신문인 미러(The Mirror)는 그의 연설을 이렇게 평가했다.

 

“처음 30분 동안 그의 적들은 그가 한 모든 말에 구구절절 동의했다. 바로 그때부터 가축 몰이하듯 그는 조금씩 그들을 특정 방향으로 유인해갔고, 급기야 그들을 모두 자신의 우리 속

으로 끌어들였다.”

 

우리나라 정치인이라고 자신에게 적대적인 사람들과의 합의점을 찾는 링컨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선동보다는 먼저 청중과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부터 해보면 좋겠다.

 

 

 

 

정치 명문가 출신이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다. 로지(Henry Cabot Lodge, 1902~1985) 상원의원과 하버드대학교 로엘 총장은 보스턴의 청중 앞에서 국제연맹 문제를 토론하기로 되어 있었다. 로지 상원의원은 전형적인 보스턴 상류층 출신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매사추세츠 주의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이자 상원 원내대표를 역임한 거물 정치인이었다. 그리고 그의 6대조 외할아버지도 연방당 소속의 매사추세츠 주연방 상원의원이었다.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로지는 잠시 신문사에서 근무했다. 그러다가 공화당 소속으로 1933년부터 1936년까지 매사추세츠 주의 주 하원의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1937년에 연방 상원의원이 되었다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1944년에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런 사례는 2차 대전에서 그가 유일했다. 중령으로 예편한 그는 1946년에 다시 상원의원에 당선되었다.

 

로지 상원의원은 대다수 청중이 자신의 생각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그는 어떻게 했을까? 청중의 신념을 직접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는 방법을 썼을까? 당치도 않은 소리다. 로지 의원은 사람을 꿰뚫어보는 눈이 날카로운 사람이다. 그런 어수룩한 전략으로 일을 틀어지게 할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시작부터 탁월한 기지와 재치를 발휘했다.

 

 

공정한 정신의 소유자임을 보여주는 겸손한 기지

 

“존경하는 각하, 신사 숙녀 여러분, 저의 동포인 미국 국민 여러분!

 

특별히 로웰 총장님의 배려에 힘입어 저는 오늘 이런 훌륭한 청중 앞에 서게 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분과 저는 오랜 친구이며 같은 공화당원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곳 가운데 하나인 이 위대한 대학교의 총장입니다. 또한, 그는 정치학과 정치조직 분야의 뛰어난 학자이자 역사가입니다.

 

그분과 저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 큰 문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세계 평화의 유지와 미국의 복지라는 대의에 있어서는 서로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허락하신다면 제 입장에 대해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저는 누차 그것을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단순하고 평이(平易)한 언어로 전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 말을 곡해하여 그것을 논쟁을 위한 편리한 무기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또 매우 명민한 판단력을 지닌 분들 중에서도 아마 제 말을 듣지 못했거나 아니면 잘못 이해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치 제가 국제연맹에 반대하는 것처럼 전해지고 있으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세계의 자유국가들이 하나의 연맹, 프랑스인들이 협회라고 부르는 체제 속에서 연합하여 미래의 세계 평화를 보장하고 전체적으로 군축을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청중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연설 서두에서부터 그런 식으로 나오니 딴죽을 걸 수 없었다. 전에 로지 의원과 의견을 달리하기로 단호하게 마음먹었던 사람들도 굳었던 마음이 풀리고 누그러지고 있었다. 아마도 그에게 적대적이었던 사람들조차도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는 아량을 보여주었을 성 싶다. 그 정도의 연설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정한 정신의 소유자라고 생각할 것 같기 때문이다. 

 

만약 로지 상원의원이 국제연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직접 화법을 동원해 그들의 주장이 터무니가 없다거나 환상에 빠져 있다는 식으로 격한 말을 쏟아냈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보나마나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윤영무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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