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뉴스는 기자나 전문기고가들이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어야 만들어진다. 질문을 잘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질문을 잘하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철학적 사유를 해야 하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과 철학을 가진 기자나 기고가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켜지고, 가짜 뉴스는 발을 붙일 수가 없다.
좋은 질문이 어떻게 진짜 뉴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리가 무엇인지 최근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논란을 보면 알아볼 수 있다. 현 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 아파트 값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감사원이 정치 감사 조작을 했다고 맞서고 있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수사를 해 보면 나오겠지만 기자들이 질문을 잘했다면 굳이 수사까지 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을 한국부동산 원은 19%, KB국민은행은 61%로 발표했다. 무려 3배 차이가 난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를 한국부동산원은 실 거래가로 조사했고, KB국민은행은 호가(呼價)중심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니까 KB국민은행 통계가 과도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유가 뭐가 됐든 아파트 값 등락의 통계 차이가 크다면 두 기관 중 하나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조사방식이 잘못됐거나 아니면 조작했거나. 그런데 아파트 가격상승을 조사하는 데 호가 중심으로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정말 그렇다면 조사자체가 잘못된 것이리라. 호가라면 팔 사람이 부르는 가격인데 어떻게 그런 가격을 조사해서 통계에 반영하느냔 말이다.
KB국민은행은 정말 그런 식으로 조사한단 말인가?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원이 그런 논리를 폈을 때 당시 기자들은 세상에 호가 조사가 어디 있냐고 왜 질문하지 않았을까?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에서 2017년 5월까지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을 부동산원은 8.3%, KB국민은행은 6.04%라고 발표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비슷했다.
정부기관과 민간기관의 통계 차이가 나는 진짜 이유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던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을 부동산원은 마이너스 10.03%, KB국민 은행은 마이너스 9.88%로 발표해 거의 같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두 기관의 조사 방식이 달라서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한 해명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어째서 문재인 정부 때만 두 기관의 통계수치에 차이가 났을까? 이 또한 기자들이 질문을 해서 파고들면 금방 드러날 fact였는데 당시 기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기사를 썼다는 기억이 나지만 그후 유야무야 된 것 같다. 통계 조작을 고발했으니 검찰 수사 단계에서 부동산원 관계자가 문 정부 5년간 동떨어진 통계결과가 어떻게 해서 나왔는지 설명을 하다 보면, 진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사 이전에 기자들이 통계 수치 차이를 밝혀낼 질 문을 잘했다면 사전에 알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깡패와 형사는 한 끗 차이, 진짜 기자가 가짜뉴스를 잡는다
속된 말로 깡패와 형사는 한 끗 차이라는 농담이 있다. 남자를 알려면 아버지, 여자를 보려면 어머니를 보라는 말도 있다. 전문가들이 전문가를 알아본다는 말이다. 가짜뉴스는 진짜 뉴스를 만드는 전문가들이 잘 안다.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분열과 혐오를 자양분으로 우리 사회의 건강한 논쟁을 양극화 시키는 파렴치한 가 뉴스 꾼들-언론 사기꾼이 언론생태계에서 영원히 추방하고 매장시킬 수 있는 보이지는 않는 손이 있다면 훌륭한 질문으로 좋은 기사와 글을 쓰는 정도(正道)를 걷는 기 자와 저널리스트, 그리고 기고가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