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커머스는 큐레이터처럼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하여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에서 개인의 취향을 분석하여 개별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말한다.
원래 큐레이션의 개념은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cu rator)’에서 파생한 신조어이다. 인간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만 보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 선택적 지각의 동물이라고 했다. 어찌 보면 인간이 가진 심리적 나약함을 잘 들어내는 말일 수도 있지만, 사실 선택적 지각은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촉발된 정보화 시대에서는 우리에게 지식과 편의를 가져다주었지만, 우리의 인식을 뛰어넘는 방대한 지식으로 인해 지식의 선별적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 이처럼 정보화 시대가 등장하고,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정보과잉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바쁜 현대인들에게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전문성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시간이 화폐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시대에서 관련 지식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없는 분야의 상품을 내 취향에 맞춰 선별해주고, 조합해주는 쇼핑 전문가가 있다면 어떨까?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것이 바로 ‘큐레이션 커머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큐레이션 커머스란, 전문가가 실용성과 경제성을 갖춘 제품을 선별해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전자상거래를 의미한다. 소비자는 전문가의 네트워크와 안목을 통해 품질을 보장받으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검증된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복잡한 쇼핑단계를 거치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국내의 큐레이션 커머스 선도기업 중 가장 유명한 전자상거래 화장품 업체는 매달 회비를 내는 회원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최신 화장품을 모아 상자에 담아 보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회비보다 더 비싼 화장품을 보낼 수 있는 이유는 화장품회사에서 제공하는 샘플 때문인데, 샘플을 써보고 마음에 드는 이용자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해당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다.
대기업에 비해 광고 및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중소업체가 큐레이션 커머스 전자상거래 화장품 회사를 통해 자신들의 화장품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제휴 화장품 브랜드는 점차 증가하였다.
이처럼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기반으로 큐레이션(선별과 조합)을 하여 개별 제품 이상의 차별적인 가치제공에 성공하였고, 간편함과 시간 절약이라는 소비자의 감성적 욕구를 자극함으로써 국내를 넘어 글로벌시장 진출에 성공하였다.
큐레이션 커머스 기업 중에는 유독 남성보다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이 많은데, 토들러맘(2~6세 아이의 엄마)과 키즈맘(7세~12세)을 타깃으로 ‘온라인 최초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더 믿고 살 수 있는 엄마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사업 비전을 기반으로, 바쁜 엄마들을 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고품질의 유아 옷 브랜드를 매일 선택적으로 큐레이션 하는 온라인 전문 몰도 등장하였다.
유아 옷 전문 큐레이션 커머스의 특징은 전문적인 큐레이션과 더불어 맘 서포터즈를 운영하면서, 상품 소싱과 사이트 기획, 운영 서비스에 대하여 엄마들의 목소리를 가장 우선시한 데 있다. 정보과잉, 모바일 시대에 맞물려 점차 사용자들은 스마트 귀차니스트가 되고 있다.
큐레이션 커머스의 핵심은 특정 타깃이 좋아할 상품만을 편리하면서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사이트와 차별화된 상품 선별력, 특수고객이 중요시하는 가려운 부분을 긁어 주는 신뢰 기반 서비스를 목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시장을 온라인 시장으로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큐레이션 커머스는 ‘가격비교 사이트’와 ‘소셜 커머스’를 잇는 차별화된 온라인 유통 서비스로써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같은 온라인 유통 서비스라고 해서 비슷한 접근방식으로 큐레이션 커머스를 도전해서는 절대 안 된다. 사실 가격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는 다른 온라인 유통 서비스와는 달리 큐레이션 커머스는 신뢰와 공감이라는 감정적인 요소를 더욱 중요시하는데, 큐레이션 커머스의 특성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전문가로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
사실 큐레이션 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조금만 노력을 기울인다면 다른 온라인 마켓에서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큐레이션 커머스를 찾는 이유는 자신을 대신해 그 분야에 전문성 있는 쇼핑 전문가가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제품을 선별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큐레이션 커머스의 핵심은 제품 그 자체보다는 제품을 선별하고 조합하는 쇼핑 큐레이터의 전문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타깃 소비층의 감정적 욕구 자극!
가격 요소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만을 모아 놓은 가격비교 사이트와 는 달리, 큐레이션 커머스에서는 하나의 큰 테마를 가지고 타깃 소비층의 감정적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별하고 조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소비자의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에 호소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큐레이션 커머스의 성공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스니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
스니저(Sneezer)는 재채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퍼뜨리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스니저들은 전문가 못지않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특징이 있는데, ‘맘서포터즈’처럼 그들의 의견을 상품기획 단계부터 기업 운영에 적극 반영한다면, 기업의 이익과 소비자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것은 물론, 스니저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얻는 기회가 될 것이다.
넷째, 큐레이션의 선별과 조합을 통한 차별적인 가치 제공!
개별 제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큐레이션 커머스 기업은 제품을 선별하고 조합함으로써, 개별 제품을 판매하는 것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같은 범주 안에 속해있는 제품들을 가지고 어떻게 큐레이션 하는가에 따라 타깃 소비자가 달라지고, 기업의 가치 역시 달라진다는 뜻이다.
다섯째,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 제공!
소수의 스니저 집단을 제외하고는 큐레이션 커머스를 이용하는 주 고객은 대부분 그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의 구매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제품을 판매할 때, 간단한 사용법이나 제품이 가진 효과, 그리고 이 제품이 어떤 사람에게 더 효과적인지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만 한다.
마케팅 관점으로 보았을 때, 큐레이션 커머스는 정보화 과잉 시대라는 시대적 배경과도 부합하고, 가격 요인에만 매달리는 기존의 온라인 유통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독창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내는데 그친다면 큐레이션 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다.
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그것을 타사와 차별화된 자사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로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큐레션 커머스의 성공 핵심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