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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푸틴, 우크라이나 전쟁 언제 끝낼까

러시아의 공세가 최근 부쩍 강해지고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인근에서 전술핵공격 훈련도 노
골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 변화를 전후하여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약화되기는 커녕 러시아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허용하는 듯한 발언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프랑스는 파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경제제재 고삐도 더욱 조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에 대해 군사적 지원을 하지 말 것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금융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노골적인 군사적 지원은 회피해야 할 처지에 있다. 중국의 대러시아 지원이 음성적으로는 이뤄지겠지만 푸틴의 러시아는 현재 전쟁 수행의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자신의 안방을 침공당한 이상, 죽기 살기로 버 텨낼 것이다. 서방의 무기 지원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군을 자국 국경 내에서 몰아낼 때까지는 싸우게 될 것이다. 러시아가 
언제쯤 전쟁을 종결할 것인가. 그 해답의 실마리는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아프간에 벌인 전쟁에서 찾을 수 있다.  


소련은 1979년 아프간에 침공해 10년간 아프간 정부군과 함께 무자헤딘 이슬람 반군과 전쟁을 벌였다. 이 전쟁으로 소련군 피해도 컸지만,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져 끝내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와 중동 이슬람 국가들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 반군에게 사실상 패배하고 1989년 철수한 뒤 그 여파로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됐다. 


◇소련의 아프간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전쟁 종결 실마리 


1978년 아프간의 친소 공산 세력은 쿠데타를 일으켜 친소 공산당 정부를 세운다. 이 친소 정권의 아민 총리가 타라키 대통령을 축출하고 자신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자, 소련 KGB는 아민이 미국 CIA의 끄나풀이라는 정보를 입수하면서 아프간 정책은 급변하게 된다.

 

소련은 아민 대통령을 무력으로 축출하기로 하고 특수 부대를 보내 아민 대통령 가족들을 
사살하고 8만 명의 소련 군대를 국경 넘어 아프간 주요 도시를 장악한다. 그런 다음에 친소 인물인 카르말을 대통령에 앉혀 새로운 공산정권을 설립한다. 


소련 군부는 당초 아프간 군사적 개입에 대해 반대했다. 그러나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안드로포프 KGB 의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극소수의 정치국 회의에서 군사적 개입을 결정한다. 당시 소련 수뇌부는 아민 대통령의 배신으로 아프간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너무 커서, 아프간에 군대를 보냈을 때 아프간 국민과 반군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련 지도자들은 이란 혁명 발발로 초조해진 미국이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만회하기 위해 아민 대통령에게 공작을 펴고 있었을 것이란 강한 심증을 가지고 있었다. 군사적 개입을 강력히 거부했던 소련 군부의 우려는 침공하고 난 뒤, 얼마 안 돼 사실로 드러났다. 아프간은 지금도 그렇지만 이슬람 신앙이 깊이 뿌리내려 있으며 다양한 종족과 종파들이 험준하고 척박 한 산악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들에게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 사상은 맞지 않았다. 


아프간인들에게 소련과 공산주의자들은 물리쳐야 할 외세이며 알라 를 부인하 는 이교도였던 것이다. 아프간인들의 저항은 신앙과 종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군대의 힘으로는 이들의 의식을 이길 수 없었다. 아프간인들은 아마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소련군에게 저항했을 것이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오판 투성이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굳센 저항과 미국과 유럽의 단결된 지원, 러시아군의 졸렬한 전투와 사기 저하 등등, 푸틴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사태가 침공 시작부터 나타난 것이다.


소련의 아프간 전쟁이 길게 끌어갈수록 소련 내에 이슬람지역인 중앙 아시아와 체첸 지역에서 아프간을 동정하고 모스크바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져갔다.

 

아프간 전쟁을 계기로 중앙아시아와 체첸 등 이슬람 지역에서 소비에트 연방에서 독립하고자 하는 원심력이 일어났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로 하여금 나토에 가입하게 만들었고,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부 유럽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을 초래했다. 


아프간 전쟁에 파견된 소련군 병사들은 무자헤딘 반군들이 전개하는 게릴라전에 대해 전혀 대비하지 못했고, 철수할 때까지도 적절한 대응을 찾아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은 게릴라전 대신에 드론 공격에 러시아 군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푸틴은 전세 호전이 어렵게 되고 미국과 유럽의 지원이 강화됨에 따라 5월부터 전술핵 사용 위협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은 서방의 전면적인 개입을 불러와 자신의 파멸이 볼보듯 뻔하기 때문에 결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공개된 아카이브에 따르면 소련 정치국회의에서 아프간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때는 1986년 11월 무렵이다. 그로부터 3년이 더 지나서야 소련은 아프간 패배를 인정하고 철수했다. 이 점은 푸틴이 건재하는 한 아프간 전쟁처럼 10년쯤 진행될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아프간 전쟁의 간섭과 오랜 주 둔과 전쟁으로 소비에트 연방체제가 붕괴됐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도 아프간 전쟁의 전철을 밟아 푸틴 독재체제와 러시아 경제 파탄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러시아 경제는 여전히 건재한 듯 보인다. 그것은 전쟁 특수와 원유와 가스 등 자원수출에 기인한 덕분인데, 곧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유럽경제분석센터(CEPA)의 알렉산더 콜리엔드 연구원이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GDP의 6%를 전쟁 비용으로 쓰고 있는 바람에 국내 경제 지표가 좋게 나타난 것은 전쟁 특수로 인한 일시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알렉산더 콜리엔드 연구원은 전쟁이 계속되는 한, 노동인력 부족, 고인플레와 고금리를 피할 수 없으며 이것은 러시아 경제를 병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향방, 미국 대선 결과에 좌우될 것


미국의 신고립주의에 따라 전쟁 종결의 모습과 시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에 나선다면, 러시아가 기사회생할 수도 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의 신정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러시아가 미국의 신고립주의로 회생할 기미가 보인다면, 러시아도 유럽도 더욱 물러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유럽 전체로 전쟁이 확대될 개연성도 있다.

 

아무튼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이 트럼프의 재선 여부에 달려 있다. 물론 트럼프가 당선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마지못해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은 트럼프의 스타일로 보면 희박해 보인다.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거리를 두는 정책을 쓴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미국은 절대적 강자로서의 지위에서 내려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미국과 러시아, 중국, EU 등 다극체제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의 재무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는 일본의 재무장이 필연적인 귀결로 나타나고 한국과 호주의 군사력 강화도 뒤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독재 국가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 우리의 대응 준비 

 

현대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주 국방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동맹 외교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제 미국의 핵우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환경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만큼 유럽처럼 자주 국방력과 동맹 외교는 국가의 사활을 걸린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을 일으키는 국가는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나라들이다. 이들 나라들이 언제 전쟁을 일으키는가. 독재자가 들어서고 경제가 발전했을 때라는 두가지 요건이 충족됐을 때다. 민주주의 국가가 전쟁을 먼저 건 경우도 있지만 그런 사례는 드물고, 독재국가들은 경제로 힘을 키우면 거의 반드시 힘을 바깥으로 투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독재자 푸틴이 강해진 러시아 경제를 배경으로 도발한 것이다. 21세기는 강대국이 전쟁을 일으켜서 결코 이득을 얻기는커녕 패망의 쓴맛을 보도록 해야 한다. 강대국이 부당하게 이웃 나라를 침공했을 경우에 전 세계가 침공당한 나라를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침공 국가의 제재에 동참하는 룰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 경제는 지구촌 한 곳에만 전쟁이 일어나도 엄청난 악영향을 받을 만큼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

 

국제사법재판소가 푸틴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책임자들에게도 동일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당장은 실효성을 볼 수 없을지 모르나 차츰 선례가 쌓여나가면 전쟁 억지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민주주의 되살리기 이니셔티브(The Renew Democracy 
Initiative)’ 의장이자 ‘세계자유회의(the World Liberty 


Congress)’ 공 동창업자인 게리 커스파로프 씨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5.8.)에서 인류는 지금 러시아와 이란과 같은 독재국가들과 전쟁을 하고 있다며 이들 나라들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오직 이들 국가의 체제 변화(Regime Change)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국력이 약해지고 있는 지금 세계 평화가 위협받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쟁의 고통을 어떤 나라보다 아프게 경험한 한국이 세계 평화를 위해 의미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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