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말이고 말이 곧 정치지만, 말하기보다 잘 들어줄 때 정치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는 더불어민주당 허영 국회의원. 그는 진정한 정치란 말하는 힘보다 듣는 힘이 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정치는 희망을 주는 직업이라고 믿으며 제22대 국회 개원에 대비하고 있는 그를 만나, 총체적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려내는 데 국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들어 봤다.(인터뷰 진행일 2024.06.28)
Q. 지난 21대 총선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꺾고 두 번 재수 끝에 오뚝이처럼 여의도에 입성해서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하셨는데요. 보수의 텃밭 춘천에서 재선에 성공한 건 70년 만에 허영 의원님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재선할 수 있었던 승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허영 의원 보수 지역이라 진보적 가치로 정치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으나 세 번의 도전 끝에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73년 만에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배지(badge)를 달았고, 77년 만에 재선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힘든 선거를 치르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못 해낼 일은 없다”는 생각을 했고요. 저의 정치적 아버지인 故 김근태 의장님께서 “허영 같은 정치인은 서울 수도권에서 정치하면 빨리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서 차근차근 갈 수도 있겠지만 고향에 내려가서 10년 정도하다 보면 기회가 올 거야”라는 유지를 남기셨지요. 그 유지를 따라 노력한 결과 꼭 12년 만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겁니다.
Q. 지역민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하셨나요?
허영 의원 참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무기를 가지고 정치를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웃음 치료사 자격증과 레크리에이션 지도사 자격을 따서 경로당과 다문화 가족들이 많은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춘천지부에 소속되어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도 했고요. 이렇게 10여 년 동안 연탄도 나르고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도 하면서 지역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Q. ‘채상병 특검법’이 21대 국회에서 결국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재추진하고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지요?
허영 의원 22대 국회가 시작돼 다시 법안을 내면 그때는 192석의 야당 의석과 8석 정도만 더 확보하게 되면 되는 거니까 그때는 통과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도 본인의 정치적 생명력을 유지하려고만 한다면 국민 으로부터 거부 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거부의 최종 모습은 종말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Q. ‘국회 연금 개혁특별위원회’가 1년 7개월 가량의 논의 끝에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까지 합의했으나 소득대체율을 놓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는데요. (민주당은 애초 제시했던 45%를 고수하는 반면에 국민의힘은 43%에 서 조건부터 44%까지 안을 내세우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 이 부분에 대한 의원님의 생각은 어떤 건가요?
허영 의원 사실 여야가 1% 차이를 가지고 대립했는데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44%를 수용하겠다며 양보했잖아요.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통과시킬 수 없다고 하는 건 민주당에 주도권을 빼앗기니까 그러는 거라고 봅니다. 국민의 삶과 국가 복지 시스템에 대한 중요한 진전을 생떼 쓰기로 가로막고 있다고 봅니다.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당장 모수 개혁을 진행하고 구조개혁을 차기 국회로 넘겨서 국민이 안정적인 미래의 삶에 대한 든든한 기반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게끔 책임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Q. 국내 기업 절반 이상은 22대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과제로 ‘경제활력 회복’과 ‘정치개혁’, ‘사회통합’을 꼽고 있습니다. 의원께서는 제21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셨는데 정치개혁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허영 의원 정치개혁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개 혁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가장 우선적인 게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겁니다. 또 51%만 얻으면 모든 것을 갖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개편해야 하고요. 특히 꼭 해결해야 될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늑장 선거구 획정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에서는 선거 42일 전에, 21대에선 38일 전에야 선거구 가 결정되지 않았습니까?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반복된 지각 선거구 획정은 서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여야 의수 싸움 때문이라고 봅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은 선거일 일 년 전까지 이뤄져야 하는데도 입법기관인 국 회가 지속적으로 불법을 저질러 온 겁니다. 지금의 시스템을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거구제 관련해서는 그간 많은 논의와 제언이 있었고, 김진표 전 국회의장께서도 제안한 바와 같이 객관적인 외부의 선거구 획정위원회 안을 국회가 받아들여서 1년 전에 선거구제를 확정하는 프로세스로 정당법과 선거 관련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음으로는 정치개혁의 영역인지 행정개혁의 영역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국민의 삶과 직결된 예산 부분과 관련해선 국회의 권한과 감시의 기능을 강화하는 국회법을 개혁해 야 한다고 봅니다.
Q. 의원님께서는 22대 1호 법안으로 ’혁신도시법 개정안’을 꼽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요?
허영 의원 지금의 ’혁신도시법‘은 서울 수도권에 몰려 있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기 위한 것이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부터 추진했던 국토 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의 취지 에 어긋나는 것이죠. 기존의 혁신도시법은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부족하나마 봤기 때문에 그러지 못한 지역에 추가로 공공기관을 이전해서 균형 발전 효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발의코자 하는 ’혁신도시법 개정안‘은 기존 혁신도시뿐 아니라 춘천과 같은 새로운 중소도시에도 공공기관이 이전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내용입니다. 춘천은 강원도청 소재지인데도 원주보다 10만 명 정도 적고 인구가 정체 상태에 있습니다. 도청 소재지로서 인구가 35만 명 정도는 돼야 자족적이고 자립적인 경제 기반을 갖춘 도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다양한 창업 공간과 일자리 등이 생기면서 교육 의료 문화 등 종합적인 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 춘천은 기업도시 2.0이라는 기업 혁신파크가 유치됐습니다.
혁신파크가 완공되는 시점에 인구 3만 정도가 늘어날 전망인데 22대 국회에서 제가 1호 법안으로 ‘혁신 도시법 개정안’을 발의해서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공공 기관을 춘천으로 유치하려고 합니다. 국토 균형 발전과 저출생·고령화 대책 등 정책 방향을 주거 교육 양육 의료와 조화롭게 추진해 나간다면 인구감소, 지방소멸 위기를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Q. 22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일하겠다고 하셨는데 국방위로 배정받으셨지요? 국토위를 희망하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허영 의원 어떤 분과위 원회든 맡겨지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제1지망에 국토위를 써낸 것은 산업, 주거, 복지는 물론이고 국토 대개조에 부합하는 역할하는 위원회가 국토 위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 지역구에 필요로 하는 정책과도 가장 연관이 있고요. 우리 강원도는 여느 광역단체보다 수도권과 가깝지만, 교통은 불모지나 마찬가집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깨끗한 물, 공기 청정지역인 강원도가 지금까지는 그걸 보존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면 자연 을 해치지 않으면서 다양한 환경 기술을 통해 사람과 공존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국토교통위 원회를 지망한 겁니다.
Q. 22대 국회의원 254명 중 64명이 기후 공약을 제시했고, 강원도 지역구 국회의원 8명 중에서는 허영 의원이 유일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후 위기와 관련해서 해외 나라들에서는 재생에너지, 해상풍력 등에 대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보시며 기후 공약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요?
허영 의원 대한민국은 ‘기후 악당’ 국가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폐허가 된 전쟁을 겪고, 가장 빠르게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나라기도 하고요. 문재인 대통령 시절, 탄소중립 2050 계획’을 수립해 세계적인 박수를 받았던 기후 위기 대응 모범국가였죠.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다시 후퇴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후 공약’을 넣은 건 책임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지역의 현안인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등을 챙겨야 하지만, 기후 위기 또한 한가롭게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류의 심각한 위기를 시대정신으로 극복하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다고 할까요? 공약의 핵심 내용은 국회에 상설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하자는 겁니다. 상임위원회처럼 특별위원회에 예산권과 입법권을 부여해서 국가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응 해야 한다는 것이죠.
Q. 기후 위기 극복과 지역소멸을 막아내려면 환경부터 살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흙부터 살려야 하지 않을까요?
허영 의원 물론입니다. 저도 농촌 출신이기 때문에 흙을 좋아하고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무주택자인데요. 이사를 준비하면서 아내와 충돌하는 부분이 바로 그겁니다. 아내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하고 저는 땅을 밟을 수 있는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저 또한 농민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기에 흙 살리기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흙 살리는 노력은 소중한 우리의 주제이고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흙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Q 의원님 지역구도 지방소멸 위기 지역일 텐데 해법은 뭐라고 보십니까?
허영 의원 인구소멸 지역의 대처 방법은 저출생 문제와 고령화 문제가 직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결국 저출생 대책과 고령화 대책이 연동되어야 해결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또, 주거, 교육, 양육, 의료 등도 얼마큼 탄탄한 연계 체제들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서 극복할 수 있는가, 아니면 소멸하게 되는가'일 겁니다.
제 지역구인 춘천은 강원도 도청 소재지라서 인구가 조금씩 늘고는 있습니다만, 원주 사례에 비하면 도청 소재지로서 정체 상태라고 할 수 있죠. 원주는 지난 10년간 인구가 무려 10만 명이 늘었습니다. 이렇게 인구가는 데는 전략이 있었죠. 원주의 강점인 교통은 경제 도시로서의 잠재력을 가질 수 있었고,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유치함으로 10년 사이에 10만 명이 늘게 된 겁니다.
Q. 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되는 농촌 도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허영 의원 농촌 같은 경우에도 탄탄한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서울 수도권에 이전한 청년들의 인구가 60만 명입니다. 강원도만 해도 약 4만4천 명 정도가 서울 수도권으로 이전했습니다. 강원도 인제, 양구를 합친 인구 규모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지난 10년 사이 양구 인제 2개 군이 소멸했다는 애깁니다. 소멸하지 않고 이전하지 않으면서 지역에 정착하는 사례들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성공을 거둔 사례를 들자면, 강원도 화천군입니다. 화천군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 로 교육도시라는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지역 어메니티(amenity) 자원을 활용해서 화천어 축제라든지, 지역의 경제 순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자립경제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또 화천에서 거주하면서 출산하면 출생에서부터 대학교까지 거의 무상교육이 이뤄지는 그런 시스템들을 구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화천 청년들이 화천에서 결혼하고, 거주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거주할 수 있는 그런 동력이 생기는 것이죠. 이러한 모델 사례들을 각 지자체가 가장 경쟁력 있는 자원에 콘텐츠를 입히면 미래는 비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 21대 국회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요?
허영 의원 SOC사업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많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먼저 서울 청량리에서 춘천까지는 ITX라고 하는 ‘동서 고속화철도’가 속초까지 연결돼 오는 2027년이면 개통됩니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동서를 잇는 KTX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죠. 30년간 말만 무성 했지. 추진조차 하지 못했던 지역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제가 해낸 겁니다.
또 하나는 인천 송도에서 대심도 터널을 통해서 춘천까지 가는 GTX-B노선이 연장이 됩니다. 세 번째로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주말이 되면 주차장입니다. 분산 효과를 내려면 제2 경춘 국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여비 타당성 면제를 통과시켜서 오는 2028년 말 개통 예정입니다. 제가 국회의원을 하면서 착공 15년 만에 완공하는 겁니다. 22대 국회에서도 지역민 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고자 합니다.
Q. 유럽, 중국 등의 나라에서는 해상풍력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관련 법이 까다로워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허영 의원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분야의 엄청난 후퇴가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도 국가적 목표에서 8%~9% 정도 하향 목표치로 해서 국격을 떨어뜨린 부분도 있고요. 재생에너지 비율 또한 OECD 국가들의 비율 절반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22대 국회에서는 국회 내에 그린피스와 같은 기후 행동 그룹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입법을 실천해서 통과시키고 거기에 따라서 행정부가 그 법체계에 따라 다시금 기후 선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저도 관련 법을 많이 냈는데요. 예산을 심사하고 입법을 할 수 있는 그러한 상설특별위원회 설치도 굉장히 필요하다 봅니다. 제가 대표 발의한 주차장법은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을 어느 정도 면적 이상 주차장에는 의무 설치하거나 정부에 산재하고 있는 산업단지하고 농공단지 지붕에 지붕 태양광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을 통해 재생에너지 충당률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양옆의 유휴 공간에도 태양광 패널이나 재생에너지를 설치하고 풍력발전이라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을 촘촘히 법을 통해서 강제할 수 있는 입법 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Q. 정치에 입문하기 IT 벤처기업을 창업하신 것으로 아는데, 그런 경험이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지요?
허영 의원 지난 1996년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처음 들어왔을 때 인터넷 벤처기업을 창업했습니다. 당시 우리 국민 대다수는 인터넷이라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죠. 인터넷을 통해서 혁명적인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김대중 정부 때 정보통신부라는 정부 부처가 만들어졌는 데 그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시켰습니다.
천리안, 하이텔 등 PC 통신 기반의 통신망에 정보검색사라는 직업이 유행했습니다. 기업의 오피니언 유저들에게 정보 검색을 하도록 해서 클리핑 서비스를 하는 일을 했는데, 개인 홈페이지나 기업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고 랜선을 깔아서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일이었죠. 정말 잘 나갔습니다. 약 10년 정도 사업을 하다가 국회로 오게 됐는데, 기업 경영과 정치는 잘 매칭이 되지 않지만, 지난 4년 몸담았던 국토위도 다양한 프로젝트가 많아서 도움이 됐던 거 같습니다.
이를테면 스마트 도시라든지 가상 모형이라든지 데이터 산업 이런 것들은 국토 분야와 연계된 부분이라 시너지가 났다고 봅니다. 다만, 기업을 운영했던 부분과 관련해서는 정치는 경영자로서의 경영 리더십이 굉장히 필요한 역량임에도 불구하고 문화 자체가 이질적입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총재 문화였거든요. 총수 총재 대표 중 심적인 문화가 정치 문화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경영자로서의 그런 리더십하고는 좀 동떨어져 있고 벽이 많았죠.
Q. 정치는 찬반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들어주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러나 요즘 정치인들을 경청하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말을 앞세우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허영 의원 정치는 말로 하는 직업이면서 말의 힘이 굉장히 큰 직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사실상 말로 이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말로 흥하는 자가 있고 말로 망하는 자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보좌관 생활부터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말로 흥하고 말로 망하는 분들을 많이 지켜봤습니다. 그래서 정치적 철학에 대해 스스로 정치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는 말하는 힘보다 듣는 힘이 강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정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원인의 말을 한 시간 들으면 그 민원이 저절로 해소가 됩니다. 그게 위로의 힘이고 듣는 힘이 힘이죠. 그렇게 해야 된다고 봅니다. 오히려 잘 들어줄 때 정치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죠. 여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서로 자기 할 말만 하 결국 그것이 여야의 대립과 싸움으로 이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을 때 상대방의 말을 잘 들 어주게 되면 협치의 구조가 생길 수 있는 거죠. 그래야 국민을 향한 합의의 지점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여하튼 저의 원칙은 “말하는 힘보다 듣는 힘이 강해야 한다”입니다. 이광재 전 의원님께서 내신 책 이름이 “같이 식사합시다”인데 정말 가슴이 와닿는 말입니다. 평소 제가 담고 싶은 분이기도 한데, 정말 대단한 것은 이광재 의원님의 책이 대화록이라는 겁니다. 전문가를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면서 그 전문가의 얘기를 소중하게 기록하고 옮긴 그런 책인데 이런 자세가 우리 정치인들에게 굉장히 소중하다고 봅니다. 듣는 힘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Q. 프랑스 정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좋은 정치 좋은 시민이 만들고 사나운 정치는 사나운 시민이 만든다‘고 했습니다. 의원님의 정치활동을 계속 샘솟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허영 의원 정치는 희망을 주는 직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정치적 아버지인 고 김근태 의장님은 그 모진 고문 속에서 희망의 철학을 만들어 내신 분입니다. ”희망은 힘이 세다“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정치하는 사람은 자체가 희망이어야 하고 또 정치의 목적인 국민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게끔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인간의 가치는 그가 품고 있는 꿈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봅니다. 그런 소중한 문장들을 늘 가슴에 새기고 ‘좋은 정치 희망의 정치’를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Q. 국회의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역이 바뀌고 대한민국이 바뀔 것입니다. 의원님이 꿈꾸는 대한민국, 그리고 지역구는 어떤 모습인지요?
허영 의원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겠다고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는 힘들겠습니다만 ‘살고 싶은 나라 찾아오고 싶은 나라. 그 속에서 희망을 나눌 수 있는 나라’라는 정도의 추상적인 개념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양극화가 심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경제민주화의 역량일 수도 있고 양극화를 극복하는 다양한 정치적 역할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국가로서의 폐쇄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세계 시민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개방적 사회로 가고 있긴 한데, 테러 문제와 같은 위험 요소가 있다 보니까 폐쇄적인 사회로 가고 있긴 하지만 개방적이고 또 찾아와서 세계 시민공동체로서의 대한민국의 모습이 다양하게 지향되어야 할 국가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부분에 있어서는 사회복지 시스템들을 조금은 전일적이고 전 세계적이고 태어나서 죽음까지 으뜸 복지 체계를 갖춘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애를 가진 분들이 행복하고 살기 편한 나라가 되면 일반 국민도 혜택을 받고 편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 는 나라일 거기 때문에 그러한 영역으로 저의 의정활동 방향성을 가지고 입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춘천이 그러한 하나의 도시로서의 모든 것을 갖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의정활동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Q. 21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허영 의원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20대 국회는 더 엉망이었다고 봐야죠. 21대 국회는 조금은 더 진일보한 성과를 냈다고 말씀드립니다. 다만, 국민께서 성과를 못 냈다 고 평가하시는 것은 180석을 몰아줬는데, 그 의석수로 왜 이 정도밖에 못했는가에 대한 채찍이라고 봅니다. 172석 그 다음에 범야권 192석의 표를 몰아주지 않았습니까? 국민께서는 22대 국회 때 제대로 못하면 민주당은 더 큰 국 민적 평가를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권의 국정 기조를 전환해 야당을 협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30% 대통령이 아니라, 전 국민의 대통령 되어야 하는 것이죠. 외교 분야에 있어서 국격을 떨어뜨리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격을 높이는 대통령이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견제도 국회가 제대로 해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더 해서 저출생, 기후위기, 국토 균형 발전이라고 하는 큰 시대정신까지도 극복해 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기 때 문에 정말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며 22대 국회에 임하려고 합니다.
Q. 22대 국회 어떻게 활동하실 건지 각오 한마디 해 주세요.
허영 의원 지난 4년 차량 운행 기록을 보니까 21만 km를 탔더라고요. 지구 둘레가 4만 kg 정도 되니까 지구 다섯 바퀴를 서울과 춘천을 매일 출퇴근하면서 의정활동을 했고, 지역구를 보살폈습니다. 그 초심의 정신을 잃지 않고자 합니다. 서로 오고 가면서 의정활동도 충실히 해서 4년간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연속으로 했고요. 가기 어렵다는 국토위도 4년 연속했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도 두 번이나 했습니다.
그 와중에 똑같이 계수조정소위 위원회에 들어가서 활동도 두 번 이나 했습니다. 원내부대표 대변인까지 했고, 역대 춘천 국회의원 중에서 가장 많은 국비 확보를 춘천에 내려보냈습니다. 해결되지 않았던 수십 년 묵은 SOC 과제들을 다 해결했습니다. 앞으로 30만 km를 뛴다는 각오로 의정활동과 또 지역 발전 을 위해서 열심히 뛰려고 합니다. 국회의원 재선은 '꽃 중의 꽃'이라고 합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 출생 기후 위기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서 뛰는 정 치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국민과 지역민께 한마디 해 주세요.
허영 의원 171석이라고 하는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민주당의 이름으로 재선이라고 하는 꽃 중의 꽃 국회의원의 큰 역할을 맡겨 주신 춘천 시민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의 열정으로 얼마만큼 지역사회가 변하고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게끔 열정을 다해서 제 모든 에너지를 다해서 다시 한번 증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시고 또 격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