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8 (수)

  • 흐림동두천 29.4℃
  • 구름많음강릉 24.3℃
  • 구름많음서울 31.7℃
  • 구름많음대전 33.4℃
  • 구름많음대구 33.2℃
  • 맑음울산 31.6℃
  • 구름많음광주 32.0℃
  • 맑음부산 32.1℃
  • 구름조금고창 34.1℃
  • 맑음제주 31.6℃
  • 구름많음강화 29.2℃
  • 구름많음보은 31.7℃
  • 구름많음금산 33.4℃
  • 구름많음강진군 31.8℃
  • 구름조금경주시 34.3℃
  • 구름조금거제 32.5℃
기상청 제공

균형 잃은 생태계, 박쥐 개체수가 줄면 유아 사망률 증가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 인간에게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충격적인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자 뉴욕판에 시카고 대학의 환경 경제학자 에얄 프랭크(Eyal Frank)가 「Science」 저널에 게재한 연구 논문을 인용해 「박쥐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할 때 유아사망률이 증가한다」는 헤드라인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이 인용한 논문에 따르면 해충이나 곤충을 먹이로 삼는 박쥐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대량으로 개체수가 감소하면, 해충이나 곤충의 개체수가 늘어나 농부들은 작물 보호를 위해 더 많은 농약을 사용했으며, 이로 인해 유아 사망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 논문의 저자인 프랭크 박사는 미국의 여러 카운티(우리나라 군 단위에 해당)의 농민들은 박쥐 개체수가 감소했을 때 농약 사용을 31% 이상으로 늘렸다. 이렇게 농약 사용이 늘어난 지역에서의 유아 사망률이 얼추 8%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1년 동안 흰 코 증후군에 의해 크게 줄어든 박쥐의 개체수로 인해 245개 카운티에서 1,334명의 유아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결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프랭크 박사는 박쥐의 흰 코 증후군 검출에 대한 카운티 수준(county-level)의 데이터와 농부들이 사용한 농약 그리고 유아 사망자수를 포함한 다양한 건강 지표를 분석했다.

 

이밖에 박쥐 개체 수 감소 이외에 유아 사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를테면 실직 상태 혹은 약물 과용 등과 같은 여러 요인을 시험했지만 유아 사망 증가와 관련된 연계성을 찾지 못했다.

 

북미에서는 동면하는 동물을 공격하는 균류에 의해 발생하는 흰 코 증후군으로 3종류의 박쥐들이 대량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2천 년 대 중반에 처음으로 북미 북동쪽에서 사는 박쥐들의 코, 귀와 날개에 흰 솜털이 돋아나 앓다가 죽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 균류는 옷, 구두 그리고 장비에 붙어 살 수 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과학자들은 아마 유럽으로부터 북미에 도착했다고 믿고 있다. 그때부터 흰 코 증후군을 가진 박쥐들이 미국의 40개 주와 캐나다 9개 지방에서 확인돼 연구원들은 박쥐가 그 질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경제학자인 프랭크 박사는 미국 지질청(地質廳)에 있는 데이터를 일부 다운로드를 받긴 했지만 웹 사이트에 다른 정보를 찾다가 우연히 박쥐와 흰 코 증후군에 관해 글을 읽었다.

 

 

생태학에 대해 훈련을 받은 덕에 그는 박쥐가 곤충 개체수를 조절하고 수분(受粉)을 매개하는 중요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박쥐의 농업적 가치는 해마다 수십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흰 코 증후군의 공격을 받아 박쥐개체수가 감소한 카운티에서는 유아사망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토지 임대비율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프랭크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 인간에게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면서 “예를 들어 인도에서 독수리가 한 마리씩 죽어나가면서 독수리가 처리하지 못한 가축 사체가 개울이나 강에서 그대로 썩어 물을 오염시키고, 야생 들개의 개체수가 확연히 늘어나, 수인성 질병과 광견병이 퍼져 5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한편 비영리 ‘국제 박쥐 보존 그룹’의 수석 과학자인 위니프레드 프리크(Winifred Frick)은 크게 볼 때, 북미에 사는 박쥐 종의 52%가 향후 15년간 서식지 상실, 기후변화와 풍력 터빈과의 충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각한 소멸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생물학자들은 이 동물이 해충 개체수를 통제함으로써 인간에게 중요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박쥐의 서비스는 일반대중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왔다”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 생식 전염병학자인 카르멘 메서리안(Carmen Messerlian)은 이 연구결과가 “획기적인 것”이라면서 “과학자들이 생태계 파괴에 따른 인과관계를 꼬집어 말하고 있지 않지만, 점점 더 많은 연구 기관들이 우리 환경에서 차지하는 독성 화학물질이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 대멸종은 운석의 충돌에 의한 급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다양성과 얽히고설켜 상생하는 생태계가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파괴되면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이 논문은 보여주고 있다.

 



배너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왜 해리스 죽이려는 사람은 없냐" 논란 일자 "농담"이라는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으로 “아무도 바이든과 카멀라를 암살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는 글을 게시했다가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한 이용자가 엑스에 “왜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죽이고 싶어 하느냐”고 묻자 “아무도 바이든과 카멀라를 암살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며 생각하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머스크는 이후 논란이 된 글을 삭제한 뒤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머스크는 “내가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어떤 말을 하고 사람들이 웃었다고 해서 그것이 꼭 엑스에서도 재미있는 게시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맥락을 모르는 상황에서 텍스트만 전달되면 농담도 그렇게 재미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폭력은 비난받아야 하지 결코 부추겨지거나 농담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러한 정치적 표현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11일 테일러 스위프트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자 엑스에 “테일러 네가 이겼다. 너에게 아이를 주고, 목숨 걸고 네 고양이를 지켜줄게”라고 했다. 미국 현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