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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칼럼] 생물 다양성 보존 생태경제만이 우리의 살길

 

◇ UN 생물다양성 회의가 뭐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

 

농업의 경우 흙과 물을 살리고 자연과 상생하는 퇴비 농사를 짓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보수주의자로, 비료와 농약, 최근 스마트팜의 현대 농업기술 경제를 폄하하는 몽상가로 비웃음을 사게 된 지 30년이 넘고 있지만 흙이 죽고, 물이 오염되고,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이 심각해지면서 기존 경제학자들의 생각도 점차 바뀌고 있다.

 

지금의 세계 경제가 자연 자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연 착취를 계속하고 있는 한 머지않아 식량, 물의 전쟁이 터져 세계 시장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애써 감추고 있지만 그들은 자연 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활용하는 경제, 이른바 생태 경제(bio-economy) 체제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32년 전인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유엔 지구정상회의에서 3대 환경 협약이 채택됐다. 그중 하나가 △생물다양성 보전, △생물다양성의 지속 가능한 이용, △유전자원 활용으로 얻는 이익의 공정한 공유를 목표로 한 ‘UN 생물다양성협약’이다.

 

우리나라는 1994년 국회 비준을 거쳐 1995년 이 협약의 정식 당사국이 되었고 2014년에 '제12차 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2)'를 강원도 평창에서 열기도 했다. 10년 전 일이라 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올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제16차 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남미 콜롬비아의 칼리(Cali)시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더더욱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회의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외면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 10위권 안팎에 들어온 우리나라의 경제는 앞으로도 세계의 자연 자원을 이용해야 할 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생물다양성을 훼손할 수밖에 없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을 세계에 보여주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수출을 계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를 들자면, 정부가 생산량 단위로 수매하는 우리의 주식인 쌀은 생산자들이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질소비료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쌀은 단백질 함량이 권장 기준치보다 높아 밥맛이 떨어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쌀 소비량은 지난해 연간 고기 소비량과 비슷한 56.4kg으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 있다. 더구나 관행적 벼농사가 계속되면서 생물다양성이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

 

◇ 왜 우리 쌀은 밥맛이 없는 거야?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면 논의 지력(地力)을 상실해 예전에 먹던 맛있는 쌀밥을 되찾을 수 없을 뿐 관행농업의 악순환으로 우리의 식량안보를 지킬 수 없게 되고 친환경 농업을 통한 지극히 중대한 지구의 기후 목표가 성취되도록 도울 수도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어느 나라나 지금의 약탈적 경제 체제에서 지속 가능하고 공정(公正)한 생태경제로 방향을 잡아보자고 나선 UN 생물다양성 회의에 우리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 생태경제 포럼(World Bio-economy Forum)은 현재의 글로벌 생태경제 가치를 4조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또 다른 예측에 의하면 2050년까지 30조 달러 이상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생태 경제를 한다고 해서 저절로 지속 가능하다거나 공평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생태경제 또한 남획이나 산림 전용(轉用) 행위로 인해 자연을 파괴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해외 투자자들에 의한 토지횡령 사례도 이미 보도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풍부한 자연을 가진 여러 나라와 남반구의 지역 공동체는 더 불행해지고 있다.

 

 

◇ 4조 달러의 글로벌 생태경제를 모두가 나눠 가지려면...

 

생태경제는 광범위한 영역과 사업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농업, 어업, 임산업과 수경재배는 가장 두드러진 재생 사업 분야이다. 이러한 재생 사업 분야를 이끌어갈 생태경제는 생태 플라스틱으로부터 생태 에너지와 생태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육상과 해상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제품을 이용한 첨단 기술이 많이 개발되었고 개발 중이다.

 

또한 ‘고도의 무결성(無缺性, high-integrity, 무결성은 남이 보고 있지 않아도 말과 행동 그리고 신념을 통해 옳은 일을 하는 것. 신뢰할 만하고 믿을 만한 생태경제를 한다는 의미)’과 ‘자연에 기반 한 공정한 탄소배출 그리고 생물다양성 보존’을 신용(信用) 담보로 잡아줄 수 있다면 자연의 가치를 금융 수단(주식·채권·예금 증서·기업 어음(CP) 따위의 총칭)으로 바꿀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아울러 UN 생물다양성 회의에서도 다뤄질 유전자원(遺傳子源)의 디지털 염기서열 분석으로 얻은 수익을 어떤 식으로 나눠야 가장 공정하며 그렇게 나뉜 몫을 어떻게 보장하는가? 가 결정되면 생태경제 시스템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DNA 염기서열 데이터-정책 입안자들은 디지털 염기서열 정보(Dg ital Sequence Information, DSI)라고 한다-는 생명과학에 혁명을 불러일으켰고 식품 안전, 의약, 그린 에너지, 그리고 생물다양성 보존과 같은 분야에서 혁신의 불을 댕긴 것만 봐도 그렇다. 진단키트와 백신이 빠르게 발전한 것은 SARS-CoV-2 바이러스 염기서열에 대한 접근을 공개적으로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DSI 또한 상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서 생태 경제 발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DSI 협상에 들어간 대표들이 DSI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공평하고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은 물론, COP16에서 논의하게 될 글로벌 기금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권고안 초안에 동의한 것은 생태경제를 위한 불씨를 지폈다고 할 수 있다.

 

◇ 생태경제에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한 전제 조건은?

 

생태경제에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 취해야 되는 몇 가지 단계가 있다. 우선 공통으로 적용되는 자연에 대한 측정 기준과 자연자본 회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UN 무역 개발(UN Trade and Developm WTO(World Trade Organization)와 같은 국제기구가 생태-교역 협정을 개정할 때 도움이 되고 보조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에 가격을 매겨야 지속 가능한 생태경제의 가치를 증가시킴으로써 투자를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이와 더불어 무역과 투자 규칙을 창안하며 데이터 부족을 해결하고, 시스템을 갖춘 분석을 보장해 줘야만 한다. 이런 것들은 탄탄한 생태경제가 제대로 굴러가도록 하는 핵심 요소들이다.

 

개발금융 기관(DFI, Development finance institution. 공익 목적으로 민간 부분이 개발 사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기관)은 남반구의 저개발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4년에,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는 560억 달러를 발전도상국의 민간 기업과 금융 기관들에 할당했다.

 

그러나 이들 금융 기관들 가운데 많은 기관이 비록 천연자원에 대한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 보존, 그리고 재생하는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을 보호할 수 있고 기후 행동을 강화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고, 그리고 청정 기술의 활용을 가속화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생태경제 전략이 부재하고 생태경제의 주제(초점)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반면, G20 대통령 역할을 맡고 있는 브라질은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경제로 다가서는 일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이런 활동에는 최근 「G20 Initiative on Bioeconomy(GIB)」의 설립도 포함되는데, GIB에는 정책 입안자들이 사회적인 통합을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며, 기후와 자연 회복 목표를 향한 진보를 가속화하는 생태경제를 육성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될 10개의 자발적인 고급 원칙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이 2025년도 ‘UN 기후변화 회의’의 의장국으로 있는 동안 이러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으며, 올해 말 남아공이 G20의 의장을 맡을 때도 비슷한 의제에 다가갈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크다.

 

하지만 어쩌다가 그런 투자를 한 번 한다고 해서, 그리고 어떤 선언을 한다고 해서 생태경제의 좋은 기회가 금방 손에 잡힐 리가 없다. 국가와 지역의 전략이 국제적 협조와 연결되어 서로 단단하게 연대할 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속 가능하고 공평한 생태경제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 성장해야 하는 것은 경제가 아닌 자연과 인간의 정신적 건강

 

최근 전남 구례에서 열렸던 「2024년 탄소중립 흙 살리기 박람회」는 그러한 생태경제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보여줬다. 그들이 외친 ‘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구호는 더 행복해지는 사회로 가는 길은 생물다양성의 희생이 아니라 자연과의 상생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생존과 번영을 책임지는 '안전망'인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면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높은 부가가치를 가져다주는 생생한 생태경제의 모델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을 경험하면서 인류는 자연 없이 경제가 있을 수 없고 오로지 자연과 상생하는 경제, 생태경제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는 체험을 시작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성장하는 것은 경제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정신적 건강이라는 것을 말이다. 전통적 유기농업 국가였던 우리나라가 K-생태경제 모델 수출국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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