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 농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 수입 품목과 금액이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
할당관세란 국내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특정 수입품에 대해 기본 관세율의 최대 40% 범위에서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가감하는 제도인데 윤석열 정부 들어 관세율을 0% 까지 인하하여 물가안정을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고 있다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말 기준 농축산물 할당관세 적용 품목 및 수입액은 20개 품목, 수입액은 6조4000억 원이었다.
[농축산물 할당관세 수입 현황]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품목수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6월기준) |
품목수 | 20 개 | 35개 | 43개 | 67개 |
수입물량 | 1,588만톤 | 1,177만톤 | 1,260만톤 | 850만톤 |
금액 | 6조4000억원 | 10조8000억원 | 10조2000억원 | 5조6000억원 |
관세지원액 (추정치) |
1,854억원 | 5,520억원 | 3,934억원 | |
주요품목 | 사료, 비료, 원자재 | 축산물,재소,과일 | 축산물, 채소, 과일 | 채소, 과일, 냉동과일, 쥬스 |
*비료, 농약 제외/ *물량 축소의 대부분은 사료용 옥수수의 수입감소(’21년 938만톤→‘22년 553만톤)로 인한 것임. ***수입액(달러)을 해당 연도 평균 환율(원화)로 환산하여 계산 |
그런데 윤석열 정부 첫해인 2022년 35개 품목은 10조8000억 원으로 4조4000억원 폭증했다.
또 지난해에는 43개 품목 10조2000억 원, 올 상반기 기준 67개 품목 5조6000억 원으로 할당관세 품목 및 수입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 1년 반 동안 2021년 대비 늘어난 할당관세 수입액만 약 8조원에 달한다.
할당관세 품목 역시 문재인 정부 당시 사료나 가공품 원료에 국한되던 것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자마자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비롯해 대파, 양파 등 민감품목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고관세인 각종 과일 품목에도 빗장을 대거 풀었다. 이 때문에 농축산물 수입업자에게 돌아가는 관세지원액은 2021년 1,854억 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5,52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 지난해는 3,934억 원, 올해는 30~50%의 고관세 수입 과일에 대한 할당관세 대폭 확대로 사상 최대의 관세지원이 예상되며 현 정부 출범 2년 반만에 관세 추가지원액은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2년 연속 세수펑크 상황에서도 할당관세를 통한 감세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무분별한 할당관세 수입 증가로 수입업자들은 엄청난 관세 혜택을 누린 반면, 그로 인한 물가인하효과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2022년 할당관세 품목별 물가안정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최종재 1% 인하 시 →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는 소고기 0.12%, 돼지고기 0.51%, 닭고기는 0.28%가 최대치였다. 인하 시점도 7개월에서 1년이 걸렸다.
할당관세 가격 인하분의 50~90%는 소비가 가격에 전가되지 않고 유통비용으로 수입업자나 유통업자가 가져갔다는 의미다.
양파는 1개월뒤 0.8%까지 가격이 떨어졌으나, 3개월 뒤부터 오히려 가격이 계속 올라 할당관세 효과에 의문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농축산물 등 최종소비재에 대한 할당관세 지원은 소비자물가로의 전가율이 낮아 효과가 낮다고 적시했다.
반면, 예고 없는 할당관세로 국내 농업 생산농가는 기반이 무너지는 등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관세는 국내 산업 보호기능이 있기 때문에 관세를 낮추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묻지마 식으로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는데만 혈안이 되었을 뿐, 이로 인한 농가피해에 대해서는 확인이나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농업계가 품목별 자조금 단체 등을 통해 계약재배 등 농산물 수급조절정책을 펴나가고 있는 와중에 예상치못한 수입물량이 들어올 경우 가격안정을 위한 사전적 수급정책에 차질과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