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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대왕고래 프로젝트 "우린 이미 산유국, 자신감 가져라"

한국, 이미 천연가스 초경질유 시추 경험 가진 나라
눈 앞의 경제적 이익 보다 장기적인 관점 필요해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우리 동해 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성공 된다면 우리에게 2,000조에 육박하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 된다. 우리가 그토록 바래왔던 자주적 자원안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 전망도 분명 존재한다. 실제 석유 시추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직 확실치 않으며 석유를 발견한다 해도 상업적 활용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믿음도 아직은 부족하다. 

 

대한민국은 에너지의 9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원유와 천연가스 비중이 20% 안팎으로 매년 1,000억 달러 안팎의 원유와 수백억 달러의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이 절실한 이유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국회에서 열린 대왕고래 프로젝트 정책 토론회를 통해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우리나라는 이미 산유국이다?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본부장은 "전 세계에서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빈국이라는 말에 너무 세뇌된 것일 수도 있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97번째 산유국이었다. 울산 앞바다 58km 지점에서 가스전을 발견해 17년간 가스와 초경질유를 생산했다. 소규모 가스전 하나에서 2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1조4,0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한 바 있다. 석유가 안 나는 나라는 있어도 한 번만 발견된 나라는 없다. 남미의 농업국가 가이아나에도 100년간 버리지 않았던 산유국의 꿈을 세계 경제 대국 대한민국이 내 손에 가진 자원 탐사도 해 보지 않고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회의적인 여론에 휘말려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이야기다. 

 

대규모 심해 층서트랩 유전들이 발견되는 분지는 ①대륙사면이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고 ②근원암 성숙에 필요한 퇴적층이 3km 이상 두껍게 퇴적돼 있으며 ③해양성 유기물이 풍부한 근원암층이 존재하고 ④저 해수면 시기에 대규모 저류층 사암체가 퇴적됐다는 특징이 있다. 

 

층서트랩이란 구조적 변형과는 상관 없이 층서적 변화 혹은 암적 변화에 의해 만들어진 트랩을 의미한다. 

 

크게 핀치 아웃 트랩과 부정합 트랩으로 나뉘는데 핀치 아웃 트랩은 하부에 위치하고 있는 투수성이 높은 저류암층이 점점 얇아지면서 저류층 하부의 층과 저류층 상부의 불투수층이 만나 그 사이에 석유나 가스가 모이는 트랩이다. 

 

부정합 트랩은 부정합에 의해 층이 침식돼 석유의 이동경로가 차단돼 생성된 트랩이다. 

 

이들 분지에서 석유가 생성될 수 있는 층서트랩의 존재가 확인되면 대구모 층서트랩 유전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울릉 분지는 대륙사면이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고 두께 10km 이상의 두꺼운 퇴적층이 쌓였다. 시추공에서 해양성 유기물의 존재가 확인되며 저해 수면 시기 퇴적된 대규모 저탁류 사암체가 존재한다. 또한 이들이 층서트랩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2023년 기술평가를 통해 밝혀졌다. 탐사 시추를 통한 석유부존 여부 확인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심해 유전인가
2014년 이후 유가 폭락과 코로나 시국을 지나면서 석유업계는 매우 어려워졌지만 석유 탐사는 꾸준히 진행 됐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년간 총 1만2,809공의 탐사정과 평가정이 시추됐으며 2,940개의 유전에서 1,960억 배럴의 석유 자원이 발견 됐다. 이들 중 과반의 매장량을 75개의 초대형 유전이 차지하는데 이 중 2/3는 육상과 초심해 지역에서 발견 됐다. 

 

심해지역 발견된 석유나 가스의 45%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초심해 지역은 55%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당 발견 매장량은 초심해 지역이 천해보다는 4배, 육상 보다는 6배가 많아 심해탐사의 경제성이 육상이나 천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심해지역에서 석유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근원암이 형성되기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석유부존 가능성을 평가할 때 근원암, 저류암, 덮개암, 트랩 등 4가지 요소를 보는 데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이 근원암의 존재와 퀄리티다. 심해에는 해양성 플랑크톤이 많이 서식한다. 이들이 죽으면 심해로 떨어져 석유를 생성하는 근원암을 형성한다. 심해는 깊어서 파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산소가 없는 혐기성 환경을 형성해 석유의 근원 물질인 유기물이 부패하지 않고 보존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들 유기물이 세립질 암석과 섞여 근원암층이 되고 깊이 매몰돼 열적으로 성숙하면 다량의 석유와 가스를 생성하게 된다. 

 

심해에 초대형 유전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 중 하나는 층서트랩이 형성되기 유리한 조건 때문이다. 육지에서 강을 따라 운반된 침식 퇴적물 중 상대적으로 무거운 모래 입자는 대부분 대룩붕 지역에 퇴적되지만 해수면 변화에 따라 이들 모래 입자가 대륙사면의 해저협곡을 따라 심해로 유입 돼 대규모 사암체를 형성한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이들은 대륙붕으로부터 고립되고 그 위를 입자가 가는 셰일층이 덮어 층서트랩을 형성한다. 심해 근원암층에서 생성된 석유나 가스가 이들 사암체로 유입되면 상부에 있는 세립질 셰일층이 석유나 가스가 도망가지 못하게 막아 대규모 유가스전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그만큼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동해 심해유전 탐사 자료 해석의 타당성
동해 심해지역에 발달하고 있는 심해 저류층 및 덮개층에 대한 자료는 다양한 물리 탐사자료 속성 분석과 순차층서학적 기법을 기반으로 분석 됐다. 

 

저류층 및 덮개층애 대한 시추코어가 부재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론에 따라 자료 해석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시추코어가 없는 상황에서의 자료 해석은 저류층의 암상 및 규모, 연결성, 덮개층의 견실성, 근원암의 성숙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고 결과를 도출해야 하며 다양한 기술적 방법으로 시추 이전에 불확실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권이균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동해 심해 유전의 유망구조는 잠재구조를 기반으로 도출했으며 현재 7개의 유망 구조를 도출한 상황이다. 대왕고래 구조는 이 가운데 하나로서 가장 큰 저류층의 규모와 매장량이 기대되고 있다. 심해의 특성상 사면에서 기원한 대규모 중력류 퇴적작용이 저류층을 형성했을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흐름 방향으로 연결성이 좋고 분급이 양호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그러나 저류층의 규모를 물리탐사 자료해석 만으로 예단하기 힘든 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탐사 자원량 추산도 저류층의 분포 면적, 두께, 연결성 등을 상세하게 파악할수록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시추 결과가 발표되면 면밀한 재평가를 통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자원량 및 매장량 추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 된다"고 설명 했다. 

 

동해 심해 유전의 물리탐사자료 및 인근의 시추자료만을 기반으로 탐사 성공 가능성을 논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동해 심해 유전의 유망 구조는 저류층의 특성과 규모 측면에서 탐사 성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심해 유전의 특성상 덮개암도 잘 발달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언제쯤 동해 심해 유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지 몇 차례 시도 안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권 교수는 "석유 탐사와 시추는 한 번에 성공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상식이다. 해외 석유 메이저 기업도 역시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로 성공률을 높여가고 있다. 우리의 경우 국내 석유가스개발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 번의 실패로 성공과 실패를 판정하지 않아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탐사와 시추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물리탐사와 다수의 시추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는 것이 현 단계에서 요구되는 탐사 성공으로 이끄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해 심해 유가스전의 경제학적 분석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공표한 대표적인 글로벌 자원위기 대응 수단은 비축(공공/산업), 증산, 수요 제한, 연료 전환 등 4가지다. 

 

동해 심해 유전 개발이 성공한다면 4가지 대응 수단 중 한국이 가지지 못했던 증산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일종의 비축기지 역할도 가능하다. 천연가스는 상대적으로 비축에 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더 큰 효과가 기대 된다. 

 

국내 자원개발은 안보 측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다. 국내 대륙붕 개발이 1석3조, 즉 에너지원 확보를 통한 자원안보 강화, 탄소 중립을 위한 CCS 저장소 확보, 자료 축적을 통한 해양주권 확보 효과가 있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자원개발 사업은, 탐사, 개발, 생산, 운송, 사용 단계에 걸쳐 매우 많은 연관산업이 존재하며 자본 집약적이고 장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부존자원 고유의 국부(national wealth)로서의 가치 외에도 부수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사업이다. 동해 유전 개발이 해외의 자원개발사업이라 국내 1차산업과 2차산업의 수주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더라도 3차 산업의 10%만 수주해도 최종수요액 401.4억 원에 대해 생산 유발 600.7억 원(1.5배) 부가가치 유발 282.1억 원(0.7배) 피용자소득유발 175.3억 원(0.44배)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국내 자원개발사업으로 위의 가정보다 높은 3차산업 수주 비율을 기록하고 1차 및 2차 산업의 국내 수주도 이뤄진다면 일반의 예상 보다 훨씬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탐사사업은 자원개발 회사의 상황, 사업 추진 배경, 광구를 보유한 국가의 사정 등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중동의 국영 석유회사나 일반적인 석유 메이저 기업들같이 전 세계 여러 사업들을 비교해가며 다양한 단계, 조건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가능성(지질학적 성공률)을 보이는 광구에 대해 시추를 통해 그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은 한국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전략적으로 필요성이 높은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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