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9월 한 달간 한국 주식시장에서 약 7조원 넘는 돈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2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55억7,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307.8원)을 기준으로 약 7조2,844억원 규모다.
순유출은 지난달 한국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으로, 9월 순유출 규모는 지난 2021년 5월(-82억3천만달러)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면 채권에서는 단기 차익거래 유인 확대, 중장기채권 투자 수요 지속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30억4,000만달러 순유입됐다. 6개월 연속 순유입이다.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25억3천만달러 순유출로 집계됐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27억8천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이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32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35bp)보다 3bp 낮아졌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의 정책기조가 전환, 위안화 강세, 수출업체의 분기말 달러화 매도 등 영향으로 하락하다가 중동 확전 우려 및 미국 고용지표의 예상밖 호조로 상승 전환했다. 9월 중 원/달러 환율의 평균 변동 폭과 변동률(전일 대비)은 각 4.8원, 0.36%로, 전월(5.8원·0.43%)보다 변동성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