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어제(14일) 한국방송공사(KBS)·한국교육방송공사(EBS)·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여야는 각각 MBC와 KBS 보도의 공정성에 대해 비판했다. 여당은 MBC가 편향된 보도를 지적했고, 야당은 KBS가 친정부 성향의 방송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또 KBS 수신료에 대해서도 설전이 오갔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군 시가행진에 대해 찬성 여론이 더 많은데, MBC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는 시가행진에 부정적인 보도만 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도 같은 보도를 거론하며 “이걸 시청한 우리 학생들은 북한의 열병식은 좋은 거고, 대한민국 국군의 시가행진은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북한의 핵 무력시위를 밤 축제로 표현했다는 게 과연 우리 공영방송이 할 보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대해선 군사 정권을 방불케 한다고 보도해 국군과 장병들에 감사함을 느끼는 우리 국민의 뜨거운 가슴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보도의 맥락 전체를 살펴야 한다”며 “북한 열병식을 밤 축제로 보도한 기사 내용을 보면 북한이 열병식을 축제 형식으로 꾸며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고 했다. 이어 “전체 뉴스를 보고 말씀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보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최근 논란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관련해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이 제기된 게 지난 9월 5일이고, MBC는 물론 종편4사 조차도 보도했다”면서 “KBS는 의혹 제기 21일이 지난 후에 첫 보도를 했다”고 했다. 또 “이마저도 부실 보도였고, 의혹 제기 후 26일간 1.5건에 불과하다”고 했다.
KBS 수신료를 놓고도 여야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KBS 수신료는 이전 수준으로 복구해도 감당이 어렵다. 영국 BBC는 수신료 수입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데 KBS는 40%밖에 안 된다”며 “KBS가 재정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구체적인 제안을 종합감사 때까지 제안해달라"”고 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민 KBS 사장을 상대로 수신료 수입 감소·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광복절 기미가요 방영 등을 거론하며 “KBS 3대 노조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박 사장에게 “사장님은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을 초토화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KBS부터 하고 있다는 그런 평가를 받고 계신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서기석 KBS 이사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이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서기석 이사장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촉구했다. 오후 국정감사를 개의하면서 오후 5시까지, 이후 다시 6시까지 출석하라고 했지만 서 이사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증인으로는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박민 KBS 사장·김유열 EBS 사장과 김태규 방송문화진흥회 상임위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