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메뉴

오피니언


약을 알아야 건강하게 산다

 

우리는 평생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버스를 탈까, 택시를 탈까? 빵을 먹을까 밥을 먹을까?’ 처럼 간단한 선택도 있지만 ‘내가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까?’, ‘어떤 전공을 선택할까?’ 같은 복잡한 선택도 있다. 간단하든 복잡하든 그 전제는 내가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 인식을 통해 사람은 기회비용이나 기대값을 설정하고 나름의 판단 기준에 따라 선택을 한다. 그 판단의 기준은 사람마다 무척 달라서 선택의 결과를 쉽게 비난할 수 없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대부분의 만성 질환자들이 본인이 그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약을 먹고는 이상해진 몸 상태를 다시 치료하기 위해 또 다른 약을 찾아 헤맨다는 것 같다. 만성질환으로 약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모두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고지혈증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본다.

 

고지혈증으로 진단받기 위한 여러 가지 판단기준이 존재하는데, 대체로 진단의 핵심 지표는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은 그 구조가 큰 데다 복합체를 형성하기 쉽고 지용성이 높아 혈관에 붙음으로써 우리 혈액의 흐름을 막는다.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지혈증 치료제의 대표주자가 스타틴 계열의 약물이다.

 

공기만큼이나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 아세틸-CoA이다. 아세틸-CoA가 없으면 인간은 바로 사망한다. 그 중요한 아세틸-CoA는 콜레스테롤을 만드는데도 사용되는데, 스타틴이란 약물은 아세틸-CoA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효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아세틸-CoA가 콜레스테롤만 만드는 게 아니라, Dolichol, Coenzyme Q와 같은 것들도 만든다는 데 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줄이기 위해서 스타틴을 복용하면 Dolichol, Coenzyme Q도 만들지 못하게 한다.

 

Coenzyme Q가 부족하면 근육, 에너지, 신경 관련 문제들이 발생한다. 가볍게는 근육통 같은 문제에서 크게는 기억력 상실까지 나타날 수 있다. Dolichol이 부족하면 발달지연, 간이나 소화기 문제를 일으키고, 근육약화, 면역결핍 등과 관련한 다양한 희귀질환이 나타난다. 

 

많은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 환자들이 ‘나이 먹어서 그런지 요즘 몸이 너무 아파’라고 하거나 ‘40이 넘으니 기억력이 너무 안 좋아졌다’고 한다. 자 이제 고지혈증 환자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지혈증을 막느냐, 여러 부작용을 받아들이느냐 둘 중 하나이다.

 

나와 친한 사람이 ‘고지혈증 치료제를 먹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 주는 편이다. “심각하거나 급성이 아니라면 식이요법을 먼저 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고지혈증 치료제가 완전히 악의 근원이라거나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약을 먹을 때에 적어도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는 알고 선택을 하는 것이 환자들의 권리이니 설명은 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건 우리나라 약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일본, 유럽 어디를 가도 고지혈증 환자에게 그 부작용 설명을 통해 선택지를 주는 나라는 없다는 것은 현실이다. 그러니 결국, 환자가 약을 알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고수익 알바 간다”던 10대, 항공사 직원 설득에 '캄보디아 행' 포기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비상여권만 챙겨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오르려던 10대 청년이 항공사 직원의 세심한 판단으로 출국을 멈춘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5시경 인천국제공항에서 프놈펜행 항공편 탑승을 준비하던 대학생 A(18)씨는 대한항공 수속팀 박진희 서비스매니저 등의 설득 끝에 귀가를 결정했다. 이는 경찰이 공항 출국장에 경찰관을 상주시키기 하루 전의 일이었다. 박 매니저는 A씨의 예약정보에서 중국번호(+86)가 포함된 연락처와 편도 항공권, 비상여권 소지 등 여러 점을 이상히 여겨 여행 목적을 확인했다. 당시 외교부는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로, 긴급한 용무가 아니면 방문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었다. 부산 출신의 A씨는 “친구가 캄보디아로 놀러 오라고 했다”며 단기 방문을 주장했지만, 박 매니저가 “최근 사회적 이슈를 알고 있느냐”고 묻자 “엄마가 조심하라며 출국을 허락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이 왕복 항공권이 필요하다고 안내하자 A씨는 다시 표를 끊어 수속을 진행했으나, 결국 스스로 안내데스크를 찾아 112에 신고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신변 보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