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오는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로 구성된 방미단은 오는 18~20일 미국을 방문해 취임식에 참석한다.
방미단은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기현·윤상현·인요한 의원, 더불어민주당 조정식·김영배·홍기원 의원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방미단은 2박 3일 간 미국 정부 인사들과 만나 북한 문제, 한미 동맹 등 외교·안보 현안과 한미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재계에서 취임식 참석이 확인된 명단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용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당일 저녁 열리는 무도회에 참석해 이목이 집중됐다. 국내 재계 인사 중 무도회에 참석하는 것은 정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 트럼프 주니어의 초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 6일간 체류했으며, 당시 당선인과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이 이번 취임식 전후에 다시 트럼프 주니어는 물론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면담이 이뤄진다면 경제 이슈와 관련해 한미의 가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은 20일 정오쯤 미 의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취임식 본 행사에 참석한다. 허영인 회장과 우오현 회장은 한미동맹친선협회 추천으로 초청을 받아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친선협회는 2003년 설립 이후 주한 미군 등 한미 교류 활동에 활발히 참여해왔다. 한미동맹친선협회는 우 회장의 동생인 우현의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우 회장은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1기 취임식에도 초청을 받아 참석한 바 있다.
우 회장은 한미동맹재단 고문으로 한미 교류 활동을 지원해왔다. 우 회장의 동생 우현의 회장이 한미친선협회 회장과 한미동맹재단 이사를 맡아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도 트럼프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류 회장은 대표적 ‘미국통’ 경제인으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공화당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기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반면, 삼성·현대차·SK·LG를 비롯해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에는 아직 참석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나 장재훈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SK·LG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참석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초청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장은 당선인 취임위원회나 추천 권한이 있는 사람이 참석 의사를 묻고 응하면 보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은 총수나 경영진의 초청이나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을 받은 적이 있으나 올해는 초청이나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지인인 에드윈 퓰너 미 헤리티지 재단 창립자와의 인연으로 취임식에 초대받았지만 당시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국내 10대 그룹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정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10대 그룹이 트럼프 당선자 마음에 뭔가 들지 않기 때문이지 않나”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는 “트럼프 입장에서 바이든의 칩스법과 관련 있는 기업들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강력한 통상정책을 실시할 거고 한국에는 10% 고관세를 물을 예정이다. 우리 기업은 미국 현지인들 고용을 늘리고 미국 현지 생산과 미국 중간재를 사용하는 등의 정책을 펼쳐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