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산 단계에서의 물가 상승세가 계속 잡히지 않으면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119.52)보다 0.6% 오른 120.18(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0.1%)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올라 18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4.0% 상승했다. 농산물(7.9%)과 수산물(1.4%)이 출하 물량 감소 여파로 올랐다. 공산품은 0.6% 상승했다. 국제유가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석탄및석유제품(4.0%)과 1차금속제품(1.2%) 등이 상승한 영향이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하수처리(2.8%) 등이 올랐지만 산업용도시가스(-2.5%) 등은 내려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및방송서비스(0.7%)와 사업지원서비스(1.1%) 등을 중심으로 0.4%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는 딸기(57.7%), 감귤(26.5%), 물오징어(8.4%), 멸치(13.9%), 원두커피(8.4%), 경유(7.7%), 휘발유(5.6%), 부타디엔(9.3%), 휴양콘도(18.0%) 등이 많이 올랐다. 반면 돼지고기(-5.0%), 원화수입수수료(-22.4%) 등은 크게 떨어졌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등 공산품 가격이 상승하고 농림수산품과 서비스도 오르면서 생산자물가가 올랐다"며 "2월 들어 국제유가와 환율이 전월 평균보다 다소 내렸지만, 월말까지 얼마나 변동할지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6% 상승했다. 원재료(0.7%), 중간재(0.5%), 최종재(0.6%)가 모두 올랐다.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넉 달 연속 오름세로, 지난해 12월(0.7%) 상승률은 지난해 4월(1.0%)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1월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0.7% 높아졌다. 공산품(0.8%)과 서비스(0.4%) 등이 상승했다.
생산자 물가 상승은 앞으로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품목에 따라 그 시기와 정도는 다를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